그라스에게 글쓰기는 곧 인식의 과정이다. 그는 글쓰기를 통해 자신에게 낯설게 혹은 불확실하게 느껴지던 것을 보다 명료하게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얻는다. 그라스에게 단치히 3부작이 신비에 싸인 나치의 악마성의 정체를 추적하는 과정이었다면, 국부마취는 60년대 말 서독사회의
그라스는, 역사를 논리일관한 법칙에 따라 직선적으로 진보하는 과정이 아니라 오히려 혼돈과 모순, 그리고 우연으로 가득찬 부조리한 반복 과정으로 파악한다. 또한 그는 전승된 기록문서에 바탕을 둔 기존의 공적인 역사기술이 엄청난 생략과 은폐와 날조의 토대 위에 이루어진 허구라고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