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시의 지층에는 날카로운 단층이나 깊은 굴곡의 흔적이 없다. 언제나 부드러운 언어의 무늬와 심미적인 상상력 속에서 생성되고 펼쳐지고 완성되는 그의 시는, 이제 30년 가까운 적지 않은 시력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일관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비록 최근 시집의 발문을 쓴 김정환이 정호승의
Ⅰ. 정호승 詩論
정호승(鄭浩承) 시의 지층에는 날카로운 단층이나 깊은 굴곡의 흔적이 없다. 언제나 부드러운 언어의 무늬와 심미적인 상상력 속에서 생성되고 펼쳐지고 완성되는 그의 시는, 이제 30년 가까운 적지 않은 시력(詩歷)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일관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비록 최근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