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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1945년 해방과 더불어 서구민주주의가 보급되었으나 우리의 풍토와 전통 등이 서구 사회의 그것과는 달랐기 때문에 서구민주주의가 우리 사회에 쉽게 정착되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그 후 반세기라는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이룩하게 되었다. 이는 전통 속에 내재되어 있는 민주적 요소 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민주적 요소는 한국정치사상사 전반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그 정도도 또한 발전되어 왔다. 첫째로, 원시 공동체의 추장 및 촌장은 공동체 구성원의 선거나 추대에 의해 선출되었다. 둘째로, 이러한 씨족 공동체 제도는 신라에 의해 계승되어 화백회의에서 그 모습을 나타내게 된다. 셋째로 고려시대에 와서는 유교이념을 표방하고 중앙집권적 정치체제를 갖추었다. 넷째로, 조선시대에 와서는 정치윤리의 기본을 민본위민의 덕치, 인정을 실현하는 왕도정치에 두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전통적인 민주적 사상은 조선시대의 실학사상과 개화 운동 등을 통하여 현실화되기 시작하였다. 이렇듯 우리 민족은 외적 충격에서 뿐만 아니라 자생적 측면에서도 민주적 의식을 길러내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우리 민족 내부에서 자생적으로 길러진 민주주의를 인식함으로써 보다 균형잡힌 시각으로 한국 근대 민주주의를 이해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서두에 이 점을 서두에 언급하는 바이다)
근대 한국 사회는 한민족 역사상 가장 어렵고 힘든 시기였다. 외부적으로는 제국주의 세력의 침탈 위험이라는 표면적 어려움 뿐만 아니라, 한민족은 그들이 가지고 있던 세계체제 자체가 바뀌게 되는 극심한 혼란을 겪게 되었다. 내부적으로는 사회 기강이 문란해지고, 경제가 파탄에 이르렀다. 이렇듯 전무후무한 민족적 위기 속에서 사회 각 세력들은 민족주의라는 기본기치를 내걸고, 힘을 합하여 국가적 난관을 타개해 나가고자 하였다. 그러한 노력은 동학세력과 개화파, 위정척사파 등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이들의 역할은 단순히 정치체제를 개혁하는 것이 아니었다. 민중의 계몽과 의식 전환, 빼앗긴 국권의 상실이라는 거대한 임무까지 완수해야 했던 것이다. 이처럼 근대 한국 사회는 한민족 역사상 그 유래를 찾으볼 수 없는 치열한 시기였다. 이제 그 치열했던 시기를 ‘민주주의의 태동’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봄으로써 오늘날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시금석으로 삼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