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1월 동아일보 신촌문예로 등단하고, 1989년 자주 가곤 했다는 종로의 한 심야극장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까지 5년 남짓한 시간을 ‘시인’으로 불렸던 기형도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어찌보면 이상해보이기까지 한다. 필자는 기형도가 당시에 이제 20대를 끝마치고 30대로 접어
1.들어가며
기형도, 그는 1960년에 태어나서 1989년까지 살다간 시인이었다. 그가 살다간 60년에서 89년은 우리에게 있어서 근대화와 민주화의 물결 속에 피고름 나는 진통을 겪어온 시간이다.
그는 그런 시대의 우울을 몸소 견뎌야 했던 시인이다. 백혈병 초기 증세를 앓았고, 한 쪽 귀는 거의 청력을 잃
기형도의 시 '위험한 가계'를 처음부분만 보더라도 아버지가 쓰러지는 것을 유리병속 알약이 쏟아지는 것으로, 밭에서 나오시는 아버지를 뿌리 뽑혀지는 것으로 상상하는 것이 그것이다. 풍병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시인은 유리병속 알약이 쏟아지는 것으로 그려, 버틸대로 버텨 보았지만 견디지 못하
1. <질투는 나의 힘> / 詩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기형도의 일생
- 기형도는 1960년 2월 16일 경기도 옹진구 연평도에서 3남 4녀 중 막내로 출생하였고, 부친이 서해안 간척사업에 실패하면서 경기도 시흥군 소하리에 정착하여 살게 됩니다. 소하리는 급속한 산업화에 밀린 철거민, 수해 이재민이 정착촌을 이루었던 곳으로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을 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