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질, 현대판 북곽선생에 관하여
호질(虎叱), 해석하면 ‘호랑이의 꾸짖음’정도 되겠다. 호질은 ‘허생전’, ‘양반전’과 더불어 박지원의 걸작으로 평받는다. 당시 호질의 인기는 오늘날 우리에게 더욱 익숙한 ‘허생전’보다 더 높았다고 전해진다. 호질의 내용은 복잡하지도, 길지도 않다. 짧은
시는 어떻게 말하나?
-비흥-
1. 북곽선생의 ‘흥(興)’
내가 표현기법으로서의 ‘흥(興)’을 처음 본 것은 박지원(朴趾源, 1737~1805)의 <호질(虎叱)>에서였다. 잠시, ‘흥’을 만나기까지의 과정을 복기해 보자.
때마침 정(鄭)나라의 어느 고을에 벼슬을 좋아하지 않는 척하는 선비 하나가 있으니, 그의 호는
호질(虎叱) 현대적으로 이해하기
ⅰ. 들어가면서
박지원의 ‘호질’이라는 작품은 고등학생 때 가볍게 읽어본 기억이 난다. 그 때 작품 속에서 북곽선생이 동리자의 아들들에게서 이상한 모습으로 도망치다가 거름구덩이에 빠지는 장면이 너무나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해서 지금까지 박지원의 ‘호질’
북곽 선생, 동리자, 범 등이 등장하는 하룻밤 사이에 벌어진 사건을 담고 있는데, 간결하면서도 주제를 잘 표현해 놓은 작품인 것 같다.
‘호질’은 내용상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장면은 범이 사람을 잡아먹으려고 하는데 누구를 잡아먹을지 창귀 창귀 : 호랑이의 앞장을 서서 먹을 것을
북곽 선생은 벼슬하는 것을 떳떳치 않게 여기고, 저술한 책이 만 권이 넘어 그를 따르는 제자들도 많다. 그 고을에는 동리자라는 아름다운 여인이 있는데, 수절을 대표하는, 그러나 그녀의 다섯 아들의 성이 모두 다른 과부와 밀회를 한다. 동리자의 다섯 아들은 그 광경을 보고 인격이 높은 북곽 선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