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감상문 - 왕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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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연극 감상문 - 왕모래 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연극 를 보고
많은 경험을 통해 살아가는 우리에겐 언제나 무언가에 대한 새롭거나 색다른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러한 경험이 그것을 경험한 사람의 가치관을 바꿀 수도 있고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작용하여 그로 인해 전에 살던 인생과는 판이하게 변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연기를 만나고 공부하게 되면서 관심을 갖고 있던 영화, 드라마뿐만 아니라 덩달아 연극이라는 살아 숨 쉬는 예술에 대해서도 재미를 느끼게 되었다. 연극의 묘미는 배우와 관객이 한 공간 안에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같은 시간의 흐름 선상에 놓이게 되는데 배우에게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 관객에게도 시간이 흐른다. 그리고 배우가 얼마나 몰입을 하느냐에 따라, 즉 배우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그 배역이 하고 싶은 바를 얼마나 제대로 연구하고 체화시켜 무대 위에서 신명나게 이야기하느냐에 따라서 관객에게 주는 정서가 다르다. 또한 그를 받은 관객도 반응하여 그 반응을 다시 배우가 받는 등의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어져 있는 아주 가느다랗고 아름다운 눈부신 끈을 잡고 소통한다.
이 소통의 연쇄 고리 속에서 우린 소통을 그 공간에서 뿐만 아니라, 무대 밖 우리의 실생활까지 확장시킨다. 관객에게 이러한 능동적인 변화를 주는 것이 연극의 묘미이자 새롭고 색다른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경험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참으로 값진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 같은 경험을 한 후 무언가를 느끼고 마음속에 무언가가 남는다면, 그래서 내가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내 생각과 행동이 바뀐다면 그것이야말로 성장일 것이다.
얼마 전, 필자는 배우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터닝 포인트가 될 만한 연극을 보게 되어 그 어디서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했다. 바로 임형택 연출의 라는 연극을 보고 나서였다.
처음에는 그저 ‘아들이 엄마를 죽이는 이야기’라고 해서 근친상간이나 아니면 사이코패스나 엄청난 망나니인 배은망덕한 아들은 어렵게 사는 엄마에게 매번 돈을 뜯고 이용할 대로 이용하지만 엄마는 들끓는 모성애로 감싸다가 결국엔 그 아들에게 무참히 살해당하는 처절한 모습 등 뭐 이런 걸 그린 뻔한 내용이겠거니 하고 별로 기대를 안했다. (사실 엄마를 죽이는 아들의 이야기라는 말이 이런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하지만 공연장 가서 팜플렛을 보고 깜짝 놀랐다. 소설이 원작이었다. 그것도 필자가 여성적인 감성을 가진 황순원 소설가의 숨겨진 역작이라고 한다. 그래도 믿음이 가지 않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럼 소설을 연극화한다는 이야기인데 (물론 매우 다르지만 그래도 정말 단순하게 생각하면) 필자가 학교에서 1학기 때 했던 소설 에쮸드와 비슷한 걸 텐데 과연 재밌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갑자기 1시간 10분 동안 온갖 불만을 토로하면서 나중에 공연이 끝나고 구겨진 얼굴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필자의 이런 쓸데없는 예상과 달리 공연장에 들어서니 재밌는 무대가 관객들을 반기고 있었다. 사다리꼴 무대를 테이핑 해놓고 사다리꼴 무대 밖에는 각종 우리나라의 악기가 놓여있었다. 가야금, 거문고, 징, 장구, 피리 등등. 그리고 뒤쪽 벽 위에는 큰 스크린이 있었고
그 스크린으로는 반딧불이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또한 들어가자마자 향 비슷한 냄새가 마음을 진정시키려는 듯이 공간을 어렴풋이 매우고 있었다.
연극의 내용은 이렇다. 작은 소년인 돌이, 엄마, 아빠가 함께 살고 있는 가난한 가정. 사금 판 인부였던 돌이 아빠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금판에서 캐낸 사금이 섞여있는 왕모래를 몰래 삼킨 후 집에 돌아와 요강에다 그것을 배설하여 찾고 또다시 이 일을 반복하는 생활을 한다. 하지만 더러운 흙을 계속해서 먹던 돌이 아빠는 결국 요강에다 혈변을 쏟으며 죽게 된다. 돌이 엄마와 돌이만 세상에 남게 되자 경제력이 없어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 막막했던 돌이 엄마는 처음에는 사금판 감독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새벽에서야 돼서 늦게 돌아오다가 결국에는 어린 돌이를 남겨두고 집을 나가 버린다. 돌이엄마는 욕심 많은 곰보 아주머니에게 돌이를 맡기는데 아주머니는 돌이를 솟을대문 집 양자로 보낸다.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엄마, 아빠라고 불러야 하고 더럽던 돌이를 말끔하게 씻기고 치장시킨 후 이름도 섭이라고 바꿔 불렀다. 학교도 가게 됐으나 아마 친구 사귀는 법을 잘 모르고 가슴 속에 상처가 많았던 돌이는 친구들도 사귀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이게 웬걸. 새어머니가 아들을 낳아서 돌이는 그곳에서 쫓겨나게 된다. 그 후 돌이는 곰보 아주머니 손에 이끌려 또 다시 포목점, 농기구점을 전전하며 살게 된다.
농기구점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 밤에 나와 있던 돌이는 문풍지 너머로 주인집 아주머니가 한 손으로는 아이 머리를 대주고 한 손으로는 엉덩이를 안고 흔들흔들 사랑스러운 몸짓을 하는 그림자를 밖에서 보게 된다. 엄마가 그리운 돌이는 그것을 넋 놓고 보다가 마치 엄마가 자신을 어루 만져준다는 생각으로 그 상상에 빠져 그림자가 흔들흔들 거리면 자신도 거기에 맞춰 흔들흔들 거렸다. 그러다가 짝! 짝! 하는 소리와 함께 돌이는 주인아저씨에게 뺨을 맞는다. 그 아저씨는 아줌마의 금가락지를 돌이가 훔쳤냐며 머리 검은 짐승은 키우는 것이 아니라며 말한다. 돌이는 아니라고 말하려 하다가 자신과 함께 살고 있는 시종 아이가 저번 밤에 화장실 가던 돌이와 마주쳤을 때 놀라서 빠르게 도망가던 생각을 한다. 그래서 말하려다가 그 아이 아버지가 폐렴에 걸려 죽을 지도 모른다는 사실도 떠올린다. 엉엉 우는 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