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강랭浿江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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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강랭浿江冷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패강랭(浿江冷)』-대동강물은 차갑다..

부벽루 다락은 고요하기만 하고, 대동강 물은 차갑기만 하다. 현(玄)은 조선 자연은 왜 이다지 슬퍼 보일까 하고 생각한다. 현은 평양이 십여 년만이다. 새로 쓸 소설의 스케치를 위해 오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벼르기만 했다. 학창 시절의 친구들이 보고 싶다는 편지를 보내었건만 선뜻 마음이 나지 않았던 차에, 이번엔 박(朴)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던 것이다. 박은 편지에서 강사 자리도 얼마 안 가서 떨어질 것이라는 말을 했다. 현은 자기가 가서 위로해 주어야만 할 것 같아 이렇게 평양으로 내려왔다. 정거장에 나온 박은 수염도 깎지 않았고, 지싯지싯 비웃는 웃음을 보인다. 현은 박에게서 선뜻 자기를 느끼고 괴로워진다. 나중에 대동강 가의 동일관이란 요정에서 만나기로 하고, 현은 혼자 모란봉으로 와 걷는 것이다. 오는 길에 자동차에서 본 평양 거리는 달라진 것이 많았다. 빌딩도 늘었고, 무엇보다도 여자들의 머릿수건이 보이지 않았다. 평양 여인들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제 고장에 와서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평양은 또 한 가지 의미에서 폐허라는 서글픔을 주는 곳이었다. 동일관까지 배를 타고 흘러 내려간다. 강물에 내어민 바위 위에 지은 집이다. 거기에 박과 부회 위원인 김이 와 있다. 반가운 마음으로 얘기를 나누는 중 기생들이 말참견을 한다. 12년 전 유명한 기생이었던 영월이를 화제에 올린다. 문학 청년이던 현을 사모하던 영월이었다. 박은 보이더러 영월이를 불러 달라고 한다. 김이 현더러 이제 방향 전환을 하라고 타이르는 중에 영월이 들어온다. 영월의 얼굴에 세월의 자국이 묻어 있었다. 현은 세상살이의 고단함에 대해 말한다. 영월은 잔잔하게 현의 말에 대답한다. 현이 머릿수건을 쓰지 않은 것에 대해 화제를 꺼낸다. 김은 수건값과 댕기값이 일 년에 얼마는 드는 줄 아느냐고 그걸 없앤 걸 자랑스러워한다. 현은 생활 개선이란 명목으로 여자들의 그까짓 멋마저 앗아가는 처사에 분개한다. 문화를 모른다고 현은 김을 욕하고, 김은 현더러 세상 물정에 어둡다며 언쟁을 한다. 분위기가 어수선한 걸 수습하려고 영월은 장고를 가져다 치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박은 따라 부르다 괜히 눈물을 흘린다. 김은 보이를 불러 유성기를 가져 오라 한 뒤, 기생들과 어우러져 댄스를 춘다. 현은 그 틈에 영월과 못 다 한 얘기를 나눈다. 김이 댄스를 추고 난 뒤, 현은 댄스를 추는 것에 혐오감을 표한다. 풍류가 있는 기생 문화를 버리고 서양 댄스를 즐기는 부류에 대한 경멸의 감정이었다. 영월은 돈을 벌기 위해 못 하는 댄스도 배워야 한다고 말하면서, 기생도 돈이 있어야 하겠더라고 말한다. 김은 이 말을 듣고는, 자네들도 이제 실속을 차리라고 충고한다. 그러다가 현이 김의 얼굴에 컵을 던지는 바람에 술판이 깨지고 만다. 현은 박에게 떠밀려 밖으로 나온다. 강가를 걷다 이상견빙지(履霜堅氷至)란 말이 떠오른다. 서리를 밟거든 그 뒤에 얼음이 올 것을 각오하라는 뜻이다. 현은 술이 확 깬다. 이상견빙지라고 되풀이하여 중얼거린다. 밤 강물은 시체와 같이 차고 고요하기만 하다.

현 → 주인공, 전통적인 것(옛 것)을 사랑하는 소설가. 현실을 보면서도 들어서지 못하고 비관하여 회의적인 감상에 젖는 현실과 동떨어진 순수 예술 지향적 작가이자 소극적인 지식인.
박 → 현의 친구, 고등 보통 학교 선생, 부드러운 성격을 지닌 인물조선어 교사
김 → 현의 친구, 평양 부회 의원까지 지내며, 일본어를 쓰는 등 친일적인 색채가 강한 인물로 당시에 출세한 친구 (현과 대립적인 인물)
■『해방전후』

일제 말기, 무슨 사상가도 주의자도, 무슨 전과자도 아니었지만 시국에 대해 소극적이고 가급적 협조를 않던 작가 현은 살던 집을 세 놓고 강원도 산읍으로 들어간다. 창씨 개명이나 친일 작품 혹은 일어(日語) 창작을 거부했지만 그렇다고 대동아 전기(傳記)의 번역마저 거절하지는 못하던 그였다. 시국의 혼란을 피하기 위함이었으나 산골 역시 평온하기는커녕 일제의 감시가 더욱 심한 곳이었다. 감시의 눈을 피해 낚시로 소일하던 그는 그곳에서 김 직원을 만나 교우한다.
마침 문인 보국회에서 주최하는 문인 궐기 대회에 참석은 하지만, 자신이 연설할 차례가 다가오자 대회장을 빠져 나온다. 일제(日帝)도 길어야 1년이라는 생각에 갈피를 못 잡는 그는 자신의 문학을 반성한다. 이럴 즈음 주재소에서는 출두를 명령하여 각종 시국 집회에 참석하지 않았음을 경고한다.
전국 유도(儒道) 대회와 관련해 김 직원이 잡혀 들어가고 서울 친구의 전보를 받고 상경하던 현은 일제의 패망과 조선의 독립 소식을 듣는다.
8월 17일 새벽에 서울에 도착한 그는 서울의 여러 정황에 불쾌해 한다. 조선 문화 건설 중앙 협의회를 찾은 그는 마침 기초(起草)하고 있던 그들의 선어문을 읽고 발기인(發起人)으로 서명한다. 울려 퍼지는 적기가(赤旗歌) 속에 고민하던 현은 조선 인민 공화국 절대 지지라는 현수막 사건을 통해 자기 비판과 함께 정세를 판단하고, 그들의 지도자가 되어 프로 예맹과의 통합을 계획한다.
좌익과 우익의 반탁, 찬탁 데모로 어수선한 가운데 김 직원이 다시 나타나 서울을 떠난다고 말한다. 그를 보며 현은 중국의 문인 왕국유(王國維)를 생각한다.
▲왕국유 : 중국 청나라 말기의 문학자이자 사학자. 그는 극히 보수적이어서 민주 공화제로의 변화에 반대하고, 청조에 대한 충절의 관념을 고수했다. 1924년 마지막 황제 부의가 고궁에서 축출되는 것을 보고 자살하려 하다가 주변의 감시로 이루지 못하였으며, 1927년 6월에 “50년 나이에 자못 한 번 죽음을 못 해서 이런 세상의 변란을 겪는다. 의리상 다시 욕될 수 없다.”는 유서를 남기고 곤명호에 빠져 죽음.

현 : 소심한 성격으로 해방 전엔 순수 문학의 옹호자였으나 해방 이후 사회주의로 사상적 변모를 추구하는 인물
김 직원 : 구한말의 마지막 선비로서 일제시대부터 해방이후까지 왕조의 복귀를 바라며 끝가지 지조를 지키는 항일의식이 강한 깨끗한 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