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트 - 가족에서 디지털 촌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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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가족에서 디지털 촌수까지
1. 가족의 정의, 그 본질은 무엇일까?
20세기의 인류학자인 머독(J. P. Murdock)은 “가족은 공동 거주, 경제적 협동, 그리고 재생산(출산)으로 특징되는 사회집단이다. 가족은 적어도 그 가운데 두 사람은 사회적으로 용인된 성 관계를 유지하는 양성의 성인들이고, 성적으로 동거하는 성인들이 낳았거나 입양한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자녀를 포함한다”라고 정의했다. 『철학, 문화를 읽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지음, 동녘 출판사(2009), P. 35
이 정의에 따르면, 자녀 양육을 하지 않는 동성애 부부나 자발적으로 아이를 갖지 않는 부부, 그리고 사별이나 이혼으로 인한 한 부모 가족은 가족이 아닌 셈이다.
가족에 대한 이러한 전형적인 정의는 가족 구성원 간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전제하는 것으로, 가족 간의 정서적 일체감을 강조한다. 가족 구성원들은 가족 내에서 서로를 독립된 존재이기보다는 정서적으로 매우 상호 의존적인 관계에 놓여 있는 운명 공동체임을 독려한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이러한 가족의 정의는 전형적으로 근대 자본주의사회, 중산층의 핵가족을 지칭한다. 이 가족의 정의가 가족의 본질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가? 가족은 시대의 변화에도 변함없이 이러한 모습을 보편적으로 지켜왔는가? 답은 당연히 아니다. 가족 역시 역사적으로 수많은 변화 속에서 형성되어온 것이며, 앞으로도 많이 변화할 것이다. 그렇다면 가족이 원시시대 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형성되어 변화의 과정을 거쳤는지 한번 추적해보기로 하자.
우리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가족의 모습은 핵가족이다. 이 핵가족의 부부 관계는 일부일처제(monogamy)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인류는 선사시대 때부터 이러한 일부일처제를 유지해왔을까? 이는 눈을 돌려 우리 주변을 조금만 살펴보아도 그렇지 않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전쟁이 유달리 많았던 이슬람권에서는 남자들이 전쟁에서 많이 희생되어 한 남자가 여러 여자를 거느리는 일부다처제(polygamy)가 있었는데 그 풍습이 아직도 남아있다. 또 흔하지는 않지만 인도의 토다(Toda)족에서는 형제들이 한 부인을 공유하는 관습인 일처다부제(polyandry)가 아직도 존속되고 있다. 지구 곳곳에 지역적으로 다른 결혼제도와 가족제도가 있어왔듯이, 역사적으로도 가족제도는 변화해왔다.
2.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가족의 정의와 변화
후기 산업사회, 정보화 사회로 갈수록 가족의 모습은 훨씬 더 다양해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가족의 모델에 어떤 전형적인 모습이 있다는 것을 별로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 주변에 정말 다양한 유형의 가족이 벌써 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부모 가족, 기러기 가족, 새터민 가족, 다문화 가족, 혼외 동거 가족 등등 얼마나 많은 다양한 유형의 가족이 있는가. 또 트랜스젠더로 활발한 연예 활동을 하고 있는 하리수는 동성애 가족을 꾸린 경우다. 최근에는 홀로 사는 독신 가정도 가족의 한 유형으로 분류된다. 게다가 요즘 인터넷 사용이 급증하면서 온라인상에서 친족 관계를 맺는 이른바 ‘사이버 팸(cyber family)’ 즉, ‘가상 가족’도 출현하고 있다. 나아가 디지털 시대에 가족의 성적 기능은 ‘사이버 섹스’가 담당하여 성적 충족을 가능하게 하고, 자식은 유전공학으로 낳을 수 있다. 그래서 굳이 가족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질문이 나오게 된다.
미래 첨단 정보화 사회에서는 새로운 인간관계가 출현할 것이다. 한 울타리에서 한솥밥을 먹고 같이 잠을 자는 끈끈한 오프라인의 공간을 많은 사람이 답답해 뛰쳐나올 것이다. 그 대신 ‘전자 공간’을 매개로 한 온라인 인간관계가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이 그리 틀리지 않는다. 우리 주변에 인터넷을 매개로 한 얼마나 많은 ‘커뮤니티’가 있던가. 물론 이러한 커뮤니티가 가족을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많은 사람이 정서적으로 이러한 커뮤니티에 더 공감을 느끼고 동참하고 수시로 들락거리면서 접속하고 소통하며 위안을 받는다. 전자 공동체에서 등장한 순수 관계, 즉 가깝기는 해도 영속성이 없고 깊이 사귀지만 충성의 맹세가 없는 새로운 형태의 원초적 관계가 직장·가족·학교에서도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끈적끈적하고 몰입적이고 지속적인 인간관계보다는 자유롭고 가벼우면서도 단기적인 인간관계가 지배할 것이고, 사회 관계도 느슨하면서 자율적인 형태로 변할 것이다.
그에 따라 가족 간의 관계 맺음도 달라질 수 있다. 동양 사회,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가족’과 ‘촌수’는 필수적인 관계에 있다. 심지어 우리는 선후배 사이도 언니, 오빠 하면서 넓은 의미의 친족 관계를 맺어, 인간관계가 친족 관계, 촌수가 되어버린 사회 속에 살고 있다. 그래서 핏줄로 이어진 진짜 혈육의 친척 관계가 더 확대되어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상의 가상 가족 관계를 흔히 ‘디지털 촌수’라고 일컫기도 한다.
‘디지털 촌수’를 좀 더 엄밀하게 정의해보자. 디지털 촌수란 ‘디지털 및 모바일에 의존하여 변화하는 인간관계를 파악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점차 유비쿼터스 환경으로 전한하는 오늘날의 인간관계’를 말한다. 오늘날 개인들은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자유롭게 흘러 다니는 유목민과 같은 ‘노마드(nomad)’로 살기를 원한다. 노마드 시대를 맞이하여, ‘호모 노마드(homo nomad)로서 각자가 스스로 네트워크 중심(허브 : hub)이 되고 있다. 나아가호모 노마드는 디지털 시대 사이버 노마드로 변신하고 있다. 새로운 인간형인 ’사이버 노마드(cyber nomad)‘는 누구일까? 사이버 노마드는 제도화되고 고정되고 선형화된 공간에 정착하지 않고 자유롭게, 창조적인 삶과 인간관계를 추구한다. 유비쿼터스 시대에는 더 빠른 변화를 요구하고, 새로운 노마드형 인간이 사회의 주류로 등장함에 따라 인간관계 또한 노마드식으로 전개될 것이다. 복잡한 관계망에 얽혀 있지만 스스로는 홀로 서 있고 또 주체로 서야만 한다.
디지털 시대 유비쿼터스 환경 아래에서는 일회적인 인간관계가 성행하여 관계망이 더 복잡할수록 쉽게 만나고 산뜻하게 헤어지는 수많은 단기적 인간관계가 성행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예전의 감성적이고 원초적인 끈끈한 인간관계를 다시 그리워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이스비트(J. Naisbit)가 주창한 “하이테크, 하이터치(high tech, high touch)"같이 고도의 기술로 인해 관계망이 강화될 수도 있다. 즉, 앞으로는 물리적인 한계를 초월한 통신 기술의 발전이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훨씬 더 활발하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인간관계의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은 수직적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수평적 인간관계’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다. 학력·나이·계층·성별에 관계없이 자유로운 인간관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 촌수에서는 일 방향적인 수직적 의사소통 체계에서 벗어나 ‘쌍방향적·다방향적(muti-directional)인 수평적’ 인간관계가 생성된다. 이에 따라 예전의 혈연·권위·연고·파벌 등의 낡은 ‘인연’ 관계에서 벗어나 ‘사회적 관계망으로서의 네트워크’가 더 강화될 것이다.
미래에는 디지털 촌수에서 맺어지는 사이버 가족 관계가 현실의 진짜 가족에게도 생산적으로 확산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성별·나이·세대 간의 차별·서열·격차를 넘어설 것이다. 남성/여성 간의 상호 독립성도 증대될 것이다. 여성이 경제활동에 산업사회에서보다 훨씬 더 활발히 참여할 것이고 또한 남성도 가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기대해봄 직하다. 또 세대 간 독립 의식이 증대하여 부모와 자녀에 대한 권위도 감소할 것이다. 그에 따라 예전보다는 가족 간의 유대 관계가 훨씬 느슨해지면서 가족 구성원들의 자율성도 보장될 가능성이 커졌다.
어떤 사람은 미래 정보화 시대에는 디지털 촌수가 현실화되어 ‘열린 가족제도’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자녀를 공동 양육하는 것이다. 과거의 아버지들은 ‘아저씨’가 되어 수많은 아이들에게 재정적·정서적 도움을 주고, 어머니들은 좀 더 자유롭게 가사 노동에서 해방되면서 남녀 차별이 극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새로운 환경에 새로운 유전인자를 갖고 태어나는 아이는 변화된 가족의 모습에 잘 적응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또 성적 충족을 위한 배우자로 사이버 부인을 두면 되고, 배우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새로운 상대를 인터넷에서 찾으면 된다. 자식을 갖고 싶으면 원하는 모습을 주문해 자신의 유전인자를 담아 복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른바 ‘맞춤 가족’의 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혈연 가족의 통념에서 보면 이러한 이야기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백일몽에 불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우리는 미래에 어떤 새로운 가족제도와 인간관계를 꿈꿀 수 있을까? 미래의 가족은 가족 구성원들 간에 차별과 억압이 없는 민주적이고 수평적이며 열린 가족 관계로 거듭날 것인가? 내가 그린 미래의 가족 청사진에 나는 누구를 어떻게 담을 것인가? 분명한 점은, 미래의 가족 청사진에 담긴 중요한 메시지는 가족 구성원 누구나 자유로운 인간 관계를 원하다는 점이다.
[참고문헌] - 『철학, 문화를 읽다』, 한국철학사상연구회, 동녘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