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레나

 1  안녕, 레나 -1
 2  안녕, 레나 -2
 3  안녕, 레나 -3
 4  안녕, 레나 -4
※ 미리보기 이미지는 최대 20페이지까지만 지원합니다.
  • 분야
  • 등록일
  • 페이지/형식
  • 구매가격
  • 적립금
자료 다운로드  네이버 로그인
소개글
안녕, 레나 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안녕, 레나
이번 과제의 주제는 “이 소설을 추천한다.”이다. 솔직히 말하면,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 없다. 난 한국소설은 편식해서 읽을뿐더러, 중학교 시절부터 시작된 일본소설, 영국소설의 사랑은 지금도 변함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소설이나 영국소설, 현대 미국소설 중에 추천하고 싶은 책을 쓰라도 한다면 일본은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전집을, 영국은 제인오스틴, 미국소설은 발군의 글쓰기로 읽는 즐거움을 주는 폴 오스터의 전집을 추천할 것이다. 그런데 한국소설을 읽고, 읽은 소설 중 추천하고 싶은 책을 고르는 과제는 나로서는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내가 읽기 쉽고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뭔가가 느껴지는 소설을 찾아 읽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소설이 바로 한지혜의 첫 소설집 이다. 이 책에 대해서는 아는 바도 전혀 없었고 한지혜 라는 작가는 들어보지도 못한 처음 듣는 작가였다. 이 작가에 대해 알아보니 1998년 일간지 신춘문예에 단편 로 등단하였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간간히 작품 활동을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가 그녀의 6년만의 첫 장편 소설집이었다.
작품은 총 10작품으로 각 작품마다 딱 적당하다 싶은 길이의 단편소설들이다. 게다가 특이했던 점은 작품들이 저마다 굉장히 다르다는 것이다. 대개 한 작가의 작품집에 실린 작품들은 알게 모르게 뭔가 비슷한 채취가 묻어나기 나름인데, 솔직히 이 안에 10작품은 따로 따로 읽으면 같은 작가의 작품인지 찾기가 쉽지 않을 듯한 기분이 들만치 각각의 색이 완연히 달랐다. 그리고 나는 그런 점에서 이 소설집이 퍽 재미가 있었다. 이 책이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작가 자신이 겪거나 보아온 주변의 이야기들을 조금은 가벼운 터치로, 그러나 깊은 여운을 남기는 어조로 경쾌하게 풀어나가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무거운 소재거리를 다룰수록 작가의 어조는 더욱 경쾌해지는데, 그것이 소설의 분위기를 어둡지 않게 만드는 한편, 비극적 정조를 작가 특유의 방식으로 역설하는 효과를 자아낸다. 이렇듯 는 주로 20대 전후의 감수성 예민한 젊은이들의 감각을 대변하고 있다. 불안하기 짝이 없는 사회는 그들에게 출구 없는 감옥이며, 더 나아질 것 같지 않은 미래는 암담하기만 하다. 게다가 점점 옥죄어 오는 생활의 무게는 숨이 턱턱 막히게 한다. 그들에겐 무엇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상대가 절실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들을 차가운 공간에 내팽개친다. 그들이 머무는 곳은 인터넷 채팅 방 이거나 아는 이의 눈에 띄지 않는 ‘시립도서관’이거나 자기만의 ‘방’이거나 ‘자살 동호회’ 등이다. 그들은 쓸쓸하고 우울하다. 사회에 갓 진입한 그들에게 사회적 안전망이 부재한 현실은 곧 절망의 늪이다. 이처럼 한지혜의 소설에는 현실의 젊은이들이 처해 있는 심각한 생활의 단면들이 가감 없이 그려져 있다. 이른바 ‘생활의 리얼리티’라 불릴 만한 부분을 포착해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한 것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뭔가 확 저지르고 싶은’ 우리 시대 청춘들의 우울을 정면으로, 그러나 경쾌하게 포착해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