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이 길이 되려면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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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은 폐암의 원인이며 벤젠에 대한 지속적인 노출은 백혈병에 걸릴 수 있다. 전염병학자들은 이러한 질병의 원인을 찾기 위해 일한다. 메르스 등 감염병이 나타나면 데이터를 수집해 최초 발병 장소와 발병 원인, 감염 경로 등을 분석한다. 인체에 위험한 바이러스와 물질이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혐오 발언을 듣거나, 취업 과정에서 차별을 받거나, 회사에서 해고당했을 때, 이러한 경험이 질병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역학자들 사이에서, 사회 역학자들은 이러한 사회적 경험이 우리 몸에 어떻게 묻어나고 병이 되는지를 추적한다. 김승섭 고려대 보건과학대 사회역학자는 자신의 연구를 통해 차별 경험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고용 과정에서의 차별을 측정하기 위한 연구 조사에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 "새로운 직업을 경험했을 때 차별을 받은 적이 있나요?" 정답은 예, 아니오, 해당 없음이다. 세 가지 항목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해당되지 않음"은 구직 경험이 없는 응답자를 위해 작성된 항목입니다. 만약 당신이 이미 일을 하고 있다면, 당신은 예,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을 것다. 그러나 많은 직장인들은 "그런 것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김승섭 교수는 해당 사항이 없다고 답한 사람들의 건강 상태를 조사한 결과 놀라운 결과를 확인했다. 남성의 경우 차별이 없다고 응답한 사람과 건강상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여성들은 달랐다. 해당되지 않는다고 답한 여성의 경우 차별을 받은 여성보다 건강 상태가 더 나빴다. 또 다른 유사한 연구에서, 이번에는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학교폭력을 겪은 후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김승섭 교수는 응답자 중 "별 생각 없이 그냥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 학생들의 건강 상태를 조사한 결과, 이 경우 남성과 여성의 분명한 차이가 드러났다. 이번에는 남학생들의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그냥 넘어갔다고 답한 남학생들의 정신건강이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소한 일로 넘긴 경험은 사실 내 몸을 아프게 했다. 이러한 연구들은 차별이나 폭력 이후에도, 심지어 말을 할 수 없거나, 괜찮다고 생각될 때조차, 실제로 여러분의 몸이 더 아프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승섭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몸이 정직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고용불안, 차별경험, 혐오발언 등 사회적 상처가 우리 몸에 어떤 상처를 입혔는지, 사회역학의 다양한 사례와 함께 사회가 개인의 몸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를 짚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