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소득분배와 경제성장은 두 마리의 토끼인가? 서로 대립적인가? 아니면 상호 보완적인가? 경제성장이 과연 소득 불평등과 불균형을 심화 시켰는가? 선성장 후분배의 정책아래 우리나라는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것이고 그 밑바탕에는 저소득층의 희생이 존재하는 것인가? 성장과 분배라는 양자간의 조화의 문제를 놓고 오랫동안 많은 경제학자들이 논란을 벌여 왔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통해 국민생활수준을 향상시켜 절대 빈곤을 감소시켜 왔다. 우리 국민의 생활은 질적·양적으로 성장하였고 지금은 세계경제 대국 13위에 위치한 경제대국이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의 여론이 성장의 혜택에 대한 불공평한 분배라는 인식 아래 풍요속의 빈곤이라는 말과 함께 사회적 불일치를 발생시키고 있다. 경제성장과 분배는 물과 기름과도 같은 것인가? 우리는 이와 같은 수많은 질문들의 답을 경제성장과 소득 불균형·불평등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봄으로써 그 해답을 찾아보도록 하겠다.
『[시론]역대 정권별 소득세의 소득재분배 효과와 시사점
성명재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1992년 12월 YS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현재까지 모두 4명의 대통령이 선출됐다. YS정부와 MB정부는 우파적 성향의 정권으로 분류하고 DJ정부와 MH정부는 좌파적 성향의 정권으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정부정책은 집권당의 통치철학과 정치적 이념 등에 따라 정책방향이나 정책기조가 차별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1990년대말 외환위기로 시발된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소득분배 격차가 크게 확대됐다. 이런 추세는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령화와 저출산 등의 인구사회학적 요인의 변화가 지속되는 등 제반 여건의 변화가 계속되면서 상대소득 격차는 향후에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대소득분배 격차가 확대되면서 소득재분배에 대한 각계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응해 소득재분배 기능을 확충하기 위한 일환으로 소득세가 널리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소득세는 누진과세체계에 기반하고 있다. 누진과세체계는 소득이 증가할수록 더 높은 세율로 과세하는 만큼, 일반적으로 노동 공급을 왜곡시킴으로써 자원 배분을 비효율적으로 왜곡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소득세는 자원배분의 효율성과 소득재분배라는 형평성이 서로 충돌하는 대표적인 세목이다. 세제가 개편될 때마다 커다란 논란이 일곤 하는 것도 이런 연유 때문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효율성과 형평성 사이에서 각 정권은 지향하는 통치철학과 이념에 따라 소득세의 소득재분배 기능 범위를 달리 하곤 한다. 일반적으로 효율을 강조하는 정권은 형평성보다는 효율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분배문제를 강조하는 정권에서는 재분배적 관점에서 과세의 수직적 형평성 강화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과세형평성 제고가 소득세의 주요 기능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형평성의 잣대만으로 각 정권별 소득세 개편의 성패를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다만 1990년대말 이후 소득분배격차 확대에 대응해 소득재분배에 대한 요구가 커진 만큼 각 정권별로 어떤 방향으로 소득세제를 개편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YS정부에서 MB정부까지의 4개 정권 가운데 YS정부, DJ정부, MB정부에서는 소득세의 소득재분배 효과가 축소된 반면 MH정부에서는 소득재분배 효과가 확대됐다.
필자가 실증분석을 수행해 본 결과에 의하면 소득재분배 효과의 감소·확대는 소득세 실효부담률의 하락·상승과 궤를 같이 한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소득세 부담의 누진도와 소득재분배 효과 사이에는 부(―)의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의 상관관계는 우리나라 소득세 부담구조의 누진도, 즉 집중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인 것으로 해석된다.
상대적으로 효율과 경쟁에 보다 큰 비중을 두고 있는 YS정부와 MB정부에서 소득세의 소득재분배 기능이 소폭이지만 재임기간 동안 다소 축소된 것은 이해하기 쉽다. 효율 개선을 통한 소득 증대와 그를 통한 장기적 소득분배구조의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통치철학·이념 측면에서 분배문제를 강조했던 DJ정부에서 예상과 달리 소득세의 소득재분배 효과가 재임기간 동안 축소된 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아마도 1990년대 말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경제 활성화의 필요성이 더 컸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