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 영화 미스 좀비를 보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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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상문] 영화 미스 좀비를 보고 나서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나는 이나 혹은같은 영화를 통해 좀비물을 접했다. 우리는 ‘좀비’라고 하면 백이면 백 비슷한 이미지를 떠올리곤 할 것이다. 시체처럼 썩은 살점과 풀려버린 눈, 기괴한 소리를 내며 비틀거리며 사람을 물어뜯으려하는 전형적인 좀비의 모습 말이다.
그러나 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 좀비는 내가 보아왔던 좀비물에 나오는 전형적 좀비와는 다른 모습이다. 어느 날, 평화로워 보이는 가정에 한 여자가 등장한다. 이는 다름 아닌 좀비 ‘사라’인데 친구의 부탁으로 ‘사라’는 이 가정으로 택배로 배송되어진다. 의 좀비는 좀비에게 위협받는 인간이 아니라 인간에게 위협받는 좀비를 그리고 있는데, ‘여성’ 좀비로 특정화하여 좀비를 남성의 폭력의 대상이 되는 약한 존재로 그리고 있다. 말하지 못하고, 반응하지 못하는 존재. 자신에게 행해지는 폭력을 고스란히 견뎌 내야 하는 피해자로서 좀비를 차용한 것이다. 그녀의 모습은 여느 좀비들과는 다르다. 공격적이고 살육만을 원하는 끔찍한 모습이 아닌 약간은 애처로운 모습인데, 좀비가 생전의 기억들과 공격성을 제거당해 인간을 위한 심부름꾼 노릇을 한다는 설정이다. 심지어 배송된 상자에는 좀비 사육방법과 위급 상황 시 쓸 수 있는 총 한 자루까지 들어있다. 그렇게 하나의 상품 개념으로 좀비가 테라모토 집안에 들어오게 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좀비의 모습은 여느 좀비와 다름없이 멍하고 생각이 없어 보이지만 표정은 시종일관 슬프고 아련하게 유지된다.
사라는 여러 방식으로 이 집안에서 활용되어진다. 테라모토의 아내인 시즈모에게는 청소부로, 집안의 관리자 사내들에게는 성적 노리개로, 동네 아이들에게는 돌팔매질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늦은 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항상 서있는 불량배들에게는 화풀이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본격적으로 테라모토의 집안이 파국을 맞는 것은 테라모토마저 좀비에게 눈을 돌리게 되고 그녀를 성적 유희의 도구로 이용하면서 시즈모가 그 사실을 알게 된 후부터이다. 여기까지는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고전적 플롯으로 진행이 되는데 사실 테라모토가 좀비에게 감정을 느끼는 것이 의아한 일이긴 했다. 아무래도 사라는 외형상 좀비의 모습이고 성적으로 매력 있는 부분도 없었거니와 테라모토의 아내가 상대적으로 더 매력이 있었으며 스토리 상 부부 관계에 만족을 느끼지 못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어린 아들은 연못에 빠져 죽기까지 한다. 시즈모는 졸지에 아들을 잃은 충격에 사라를 이용해 아들을 부활시키려 하고 사라에게 아들 켄이치를 물어 감염시킬 것을 요구한다.
이때부터 사라가 잃었던 기억은 서서히 돌아오기 시작한다. 자신이 어떻게 좀비가 되었는지 말이다. 그 과정에서 잃었던 생전 자신의 아이를 켄이치와 동일시하면서 사라는 서서히 인간적인 감정을 갖기 시작한다. 그 인간적인 감정이란 다름 아닌 ‘모성애’이다.
결국 아들은 눈을 뜨지만 좀비의 품에 먼저 안기고, 좀비를 더 따르게 된다. 아들을 죽게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았던 아내는 아들을 살렸으나 잃은 것이나 진배없게 되었다. 여기서 아내 시즈모는 여성으로서의 자신과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자신을 잃었다. 다시 말해 시즈모가 설 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수행할 수 있는 자신의 역할이 없어진 것이다. 때문에 나는 생전에 아이를 잃고 좀비가 된 ‘사라’보다 졸지에 들어온 ‘좀비’ 때문에 설 자리를 잃게 된 시즈모에게 더 감정이입이 되었고 좀비 ‘사라’의 슬픈 표정과 바닥을 청소할 때 내는 청소솔의 기괴한 마찰음보다 시즈모의 고통스런 표정과 슬픔에 찬 울음에 더욱 연민이 갔다.
모든 것을 잃은 시즈모는 좀비를 죽이기 위해 남편 방 서랍을 뒤져 총을 찾는다. 그녀가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인 것이다. 총을 찾던 찰나 마침 들어온 남편에게 시즈모는 오발을 하게 되고 총알은 정확히 남편의 머리를 꿰뚫는다. 사실 너무나 고전적이라 웃음이 나오는 장면이었다. 이보다 고전적인 우연이 어디 있을까? 남편을 필두로 좀비를 범했던 남자들은 시즈모에 의해 모두 총살을 당한다. 또 사라가 자신의 집인 창고로 돌아가는 길에 등에 칼을 내 리 꽃던 불량배들은 사라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그녀의 등에 내리 꽃은 칼로 말이다.
영화에서 피는 피로 보상된다. 자신이 저질렀던 일은 그대로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영화의 첫 시퀀스에서 좀비를 매매하는 테라모토의 친구가 좀비가 되어 있던 것을 떠올리면 결국 이 영화는 인과응보라는 고전적 플롯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남자들을 차례로 쏴 죽이고 시즈모는 마지막으로 좀비를 쏘기 위해 달려간다. 거의 인간의 모습을 다 찾은 사라는 켄이치의 손을 잡고 죽을힘을 다해 도망간다. 순간 흑백 화면이던 영화는 시즈모가 아들을 되찾기 위해 미스 좀비를 쫓아가는 도중 컬러로 바뀐다. 사라가 거의 다 따라 잡힐 무렵 켄이치는 사라를 쏘려는 시즈모의 앞을 막아선다. 시즈모는 켄이치가 더 이상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는, 이 감당할 수 없는 상실에 괴성을 지르며 미스 좀비를 죽이려 했던 총구를 자신에게 돌린다. 시즈모 역을 맡은 배우의 연기가 가장 돋보였던 부분이다. 모든 것을 잃은, 가장 사랑하는 아들까지 자신의 곁에 없음을 확인한 순간 내지르는 그 고통스런 괴성은 듣고 있기에 거북할 정도로 강렬하고 한스러웠다. 갈대가 무성한 들판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엄마를 향해 아들이 달려온다. 엄마의 목을 물어대는 아들과 그걸 지켜보는 미스 좀비. 미스 좀비는 시즈모의 목을 물어 그녀를 다시 좀비로 살려 내고 영화는 흑백화면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