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란 무엇인가 - 이해와 공감으로 서로를 잇는 도구

 1  문학이란 무엇인가 - 이해와 공감으로 서로를 잇는 도구 -1
 2  문학이란 무엇인가 - 이해와 공감으로 서로를 잇는 도구 -2
※ 미리보기 이미지는 최대 20페이지까지만 지원합니다.
  • 분야
  • 등록일
  • 페이지/형식
  • 구매가격
  • 적립금
자료 다운로드  네이버 로그인
소개글
문학이란 무엇인가 - 이해와 공감으로 서로를 잇는 도구 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문학이란 무엇인가
- 이해와 공감으로 서로를 잇는 도구
모든 문학 작품들에서는 저마다의 색깔을 찾아 볼 수가 있다. 같은 분홍색이라도 모두 같은 분홍색이 아니다. 어떤 작품은 연분홍색을 띠고, 어떤 작품은 진분홍색을, 어떤 작품은 선명한 분홍색을 띠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 각자는 자신의 눈을 통해서 그 작가의 세계를 바라볼 때 같은 분홍색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는 그 세계가 빨간색으로, 누군가에게는 자주색으로, 누군가에게는 검은색으로 반사되어 나타난다.
이렇게 문학은 작가 고유의 세계를 담고 있으며, 그것을 보는 우리들 역시 자신들만의 세계를 갖고 있다. 작가들은 자신의 세계를 독자와 함께 공유하고, 독자들의 세계와 대화하기 위해 글로서 그것을 담아낸다. 그리고 독자는 그렇게 만들어진 책 속에서 사랑과 추억을, 가난과 전쟁을, 권태와 비극을 읽는다. 독자는 왜 그런 문학을 읽는 것일까? 문학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기에, 작가들은 자신의 세계를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고, 독자들은 그것을 읽는 것일까.
빈센트 반 고흐는 모든 세상 사람들이 보는 똑같은 밤 풍경을 자신만의 렌즈로 투영하여 그려내어 사람들의 찬사를 샀다. 그에게 있어 밤은 검은색이기 보다 군청색으로 보였고, 달은 마치 해처럼 샛노랗게 빛났고, 고요한 언덕은 마치 파도처럼 일렁였으며, 별들은 번쩍이며 춤을 추고 있었다. 그는 “나는 때때로 낮보다도 밤이 더 살아있고 풍부하게 채색되어 있음을 깨닫는다.”라고 말했다. 이런 고흐가 가진 독특한 예술정신과 그만의 고유한 렌즈는,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수많은 밤의 이미지 중 하나를 끄집어내도록 도와주고, 새로운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도록 해 주는 것이다.
이처럼 글을 쓰는 작가들 역시 고흐와 같은 역할을 한다. 고흐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들은 물감이 아닌 글로써 그려낸다는 것이다. 문학 작가들 역시, 모두가 바라보는 같은 세상의 한 단면을 가져다 자신만의 색감을 입혀 사람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아름다움이나 어떤 정신을 보여준다. 그것을 보여주기 위한 소재가 이별이 될 수도 있고, 전쟁이 될 수도 있는 것은 그것이 그 세상의 단면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만약 ‘이별’을 소재로 택한 작가라면, 이별이 사랑의 감정을 ‘더 살아있고 풍부하게 채색’하기 때문일 것이다.
독자들은 그렇다면 문학을 왜 읽는 것일까. 물론 흥미를 얻기 위해, 다른 세상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기 위해 그렇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아마도 독자들은 문학 작품을 읽음으로써 다음과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어두워지는 교외를 덜컹덜컹 달리는 통근 열차나 밤하늘을 나는 비행기 안에서, 독자는 짧은 순간 고독감을 덜 것이다. 자기보다 큰 존재, 인간애와 연결됨을 실감하고, 전에는 타인으로 치부했던 동료승객과 다른 모든 이들을 향한 이해와 공감이 갑자기 밀려들 것이다. 자신과 타인들 간의 공통점이 차이점을 능가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고양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읽으면서 눈을 찌르며 자해하는 주인공을 보고 ‘이사람 왜이래?’라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그의 상황에 연민을 느끼고 운명이 과연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가 하는 물음을 던질 것이다. 주인공처럼 극적이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처지에 있었던 나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해와 공감’을 갖게 될 것이다. 문학은 이처럼 타인과 나 사이의 간격을 좁히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매개물의 역할을 한다. 독자는 그러한 고양된 감정을 느끼며 ‘이해하고’ 싶어 하고, ‘이해받고’ 싶어 하기 때문에 문학을 읽는다.
하지만 우리가 많은 문학들을 접하면서 가끔 지루함에 책을 내려놓았던 경험이 있듯, 한 사람이 모든 문학에 공감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앞서 말했듯 각자의 세계는 각각 저마다의 색깔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허나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주인공이 계속 혼잣말만 한다거나, 가만히 있는 다거나, 말도 안 되는 생각들을 쏟아 부으며 독자를 지루하게 하는 경우는 무엇인가. 찰나의 순간에 지나간 자신의 수백 가지 머릿속 생각들을 무엇 하러 글로 옮긴단 말인가. 다음을 보면 아마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른다.
모든 장면에는 반드시 있어야할 이유가 있었다. 지루한 장면마저 권태에 대한 무언가를 말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공포물과 비극의 차이가 구성(plot)의 차이에 있다고 하였다. 훌륭한 이야기는, 불쾌한 대목이 나오더라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것이 온통 무의미한 대사와 감정뿐인 바보 같은 이야기가 아님을 믿게 해 주었다.
그렇다면 모든 지루하고 겉보기에 의미 없어 보이는 문학속의 장면들이, 혹은 그러한 문학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일까? 누군가에게는 어처구니없는 작품이 누군가에게는 달리 다가올 수 있는 것처럼 물론 저마다의 의견이 있겠지만, 조지 엘리엇의 다음의 말을 생각해 보자. 그는 “예술이 사람의 공감을 확대하지 않는다면, 도덕적으로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문학과 그렇지 않은 문학 사이의 경계가 모호하다 할지라도, 사람들의 공감을 살 수 없는 문학은 문학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그저 낙서나 넋두리에 불과할 것이다.
요약하자면, 좋은 문학 작품은 반드시 ‘작가 자신만의 고유의 색깔’이 반영되어 있어야 한다. 자신만의 시각으로 투영된 세상의 단편들에 자신의 색을 입히고, 그렇게 만들어진 그 세계를 독자에게 이해시키고 공감을 사야 한다. 그렇게 공감하고 이해하게 된 독자는 작품을 통해 아름다움과 감동을 느낄 뿐만 아니라, 조지엘리엇이 말한 것처럼 ‘도덕적으로’ 내적 변화를 겪고 성숙해 질 것이다. 이렇듯 문학은 독자들의 세계와 작가의 눈에 비친 세계를, 그리고 크게는 그들 밖에 있는 새로운 세상과도 연결하는 도구로서 우리를 더욱 자라게 한다.
―――――――――――――――――――――――――――――――――――――――――――――――――――――――――――――――――――――――――――――
참고문헌

1. 『우리는 사랑일까The Romantic Movement』, 알랭 드 보통, 은행나무
2.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How Proust Can Change Your Life』, 알랭 드 보통, 생각의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