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의 이해
분야
hwp환경운동은 기본적으로 환경재난이 초래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 출현했다. 대부분의 운동이 그렇듯이 환경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운동도 이론보다 실천이 앞서 전개되었다. 다만, 실천의 지침을 일관되게 제시하지 못하거나 운동이념이 분명하지 않을 경우, 실천을 지속적으로 바르게 이끌 이념이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어떤 경우는 실천이 앞서고 이를 받쳐주는 이념이 추후에 출현하기도 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이념이 먼저 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집단적인 운동이 후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환경운동사를 보면 양자가 혼재되어 있다.
환경보호를 위한 이념은 자양한 스펙트럼으로 펼쳐진다. 먼저 자본주의 체제 아래에서 전개되는 우파 환경 보호는 환경문제를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지만, 체제에서 비롯된 구조적인 요인으로 보지 않고 우연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반면 좌파 환경이념은 마르크스 환경주의처럼 환경문제를 자본주의 체제에서 발생하는 또 다른 문제로 해석하여 사회주의 생산양식으로 전환하고자 시도한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 있는 생태 사회주의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도 인간성을 구성하기 때문에 생산 수단을 공유해서 사회주의 생산양식에 따라 자연을 집단적으로 제어하면 환경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초기 생태주의자 알도 레오폴드는 ‘땅의 윤리’를 내놓았는데, 경제적 가치 이상의 것인 땅의 가치를 존중하기 위해서 땅을 사랑하고 찬미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의 견해는 기존의 좌우익을 넘어서서 전혀 다른 현태의 생명윤리를 함축하고 있으며, 생태주의 사상과 운동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환경재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새로운 형태의 생명윤리의 토양 아래 급진적인 환경이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급진주의의 트로이카로 불리는 심층 생태주의와 사회 생태주의, 생태 여성주의가 출현했다.
심층 생태주의는 인간 중심의 자연 지배적 세계관이 문제의 뿌리라고 지목하면서, 나와 자연이 하나라는 통찰 아래 지구상의 모든 생명을 평등하게 여기는 해법을 제시한다. 사회 생태주의는 인간사회 안에서의 서열의식과 계층화 구조가 사회문제를 초래하고 확장하여 환경문제를 불렀다고 보고, 사회 내에 강제적 권력이 사라진 아나키즘 사회를 조성하는 가운데 자연에 비수탈적으로 다가가고자 한다. 생태 여성주의는 인간사회 내의 남성에 의한 여성 억압구조인 가부장제가 자연의 영역으로 확장되어 오늘의 환경문제를 불렀다고 여기면서, 여성적 특성인 배려와 보살핌을 통해 사회를 바꾸고 자연에 부드럽게 다가가고자 한다.
급진적 트로이카 이후에 등장한 생명 지역주의는 지구를 지형학과 생물상에 의해 규정되는 생명지역으로 이해하면서, 인간사회를 생명지역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따라서 소규모 공동체주의와 자급자족적인 개발, 수계와 식생 및 기후를 고려하는 지역경제 설정 등에 초점을 맞춘다. 영성적 생태주의는 신령스러운 자연에 대한 인간의 존중과 경배를 요구한다. 환경정의는 인간간의 분배정의와 환경상의 피해 불식, 현세대와 미래 세대 간 공정성, 인간과 자연적 존재 간의 정의 실현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자연적으로 지속가능한 새로운 사회제도를 구축하고자 한다.
환경윤리도 운동이념을 제공하고 실천지침을 제시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미래 세대 논증의 경우 두 가지 접근으로 분별할 수 있다. 첫째, 미래 세대가 현세대와 마찬가지로 자연으로부터 동등한 혜택을 누릴 권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현세대는 재생 불가능한 자원을 사용하는 데 신중을 기해야 하고, 둘째, 미래 세대가 환경상의 유해물질로부터 자유를 침해당하고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을 권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유해한 화학물질과 원자력 방사능 물질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다. 동물해방론과 동물권리론은 고유의 생활을 영위하는 개체 동물이 고통을 느끼므로 인간은 동물의 고통 감소와 침해당할 수 없는 자체 생활 존중을 최소한의 의무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2. 합법적 환경 엔지오 운동
선진국의 환경운동은 초기에 야생 자연환경과 동식물 보전에 초점이 맞춰졌다. 바로 이 운동을 촉발시킨 가장 전형적인 인물이 미국의 존 뮤어다. 그는 1876년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수화물을 다루다가 도시형 눈병을 앓게 된 것을 계기로 삶의 전환을 도모했다. 1890년 요세미티와 세콰이어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게 만들었고, 1892년 미국 최초의 본격적인 환경단체인 시에라 클럽을 창립하여 1914년 죽을 때까지 초대 의장을 맡았다. 뮤어의 노력에 힘입어 마운트 라이니어와 그랜드캐니언, 글래시어 등 일련의 지역이 국립공원으로 추가 지정되어 보전됨으로써 그는 미국 국립공원 체계의 아버지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다.
미국 환경운동사에서 한 호기을 긋는 사건은 1962년 한 여성의 저술에 의해 촉발되었다. 레이첼 카슨의 이 미국 사회에서 인간의 문명적 행위를 반성케 하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1940년대부터 뿌리기 시작한 DDT와 같은 온갖 화학약품으로 인해 아름다운 자연이 병들어 신음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원인도 모른 채 무고한 시민이 수없이 병들어 죽어가는 현장을 낱낱이 고발한 이 저술은 침체되어 있던 환경운동 진영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물론 미국에서 시에라 클럽 이후에도 여러 협회가 출현하여 활동하고 있었으나 환경운동의 활성화는 죽어가는 자연에 대해 미국인의 관심이 집중되는 1962년 이후에 이루어졌다.
다른 한편 영국에서도 일찍이 오래전에 환경보호운동이 전개되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이다. 내셔널트러스트는 호수 지방이나 세븐 시스터스 해안과 같이 보존 가치가 탁월한 자연경관과 중세 시절에 지은 고성과 같은 문화유적을 기증받아 원형 그대로 보존하여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것을 기본 목표로 삼았다.
1962년 이전에 등장한 단체는 야생 자연환경과 중요 동식물 보호, 자연자원의 현명한 관리 등에 초점을 맞춘 첫 번째 환경 엔지오의 물결을 형성했다. 첫 번째 환경운동이 보이는 또 다른 중요 특성은 기존 제도의 틀 안에서 보전운동을 전개한 점이다.
3. 비합법 시민불복종 환경 엔지오 운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