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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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사나이 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얼굴 없는 사나이
[얼굴 없는 사나이] 가 실린 소설집 『타잔』에서 작가는 “신자유주의 시대가 이 땅에 도래한 지 어언 10년인데 나는 아직도 자신하지 못한다. 우리가 이 시스템에 대해 어떤 의문을 가져야 할지, 전략적으로 살아가는 대신 우린 무엇을 잃었는지, 그 고민들이 이 책에 파편처럼 담겨 있다.” 고 말했다. 자본주의가 팽배한 우리가 살아가는 21세기는 말 그대로 무한경쟁의 시대다. 작가는 [얼굴 없는 사나이] 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다. 우리가 알고 있지만 알고 싶지 않았던 자본주의 속 냉혹한 현실을 드러내어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되는 현실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소설에 나타난 우리의 일상.
[얼굴 없는 사나이]의 화자는 한결같은 선배에 대해 이야기 한다. 선배는 항상 같은 곳에서 점심을 먹고 책상 위의 가족사진의 각도조차 6년 째 그대로인 사람이다. 주어지는 일상에 지극히 수용적이고 주위 사람들에게 반감을 사거나 경계심을 갖게 하지도 않는다. 다람쥐, 토끼 같은 별명을 가졌던 선배는 먹이사슬의 제일 아래에 위치한 초식동물처럼 남들에게 치이면서 살아왔다. 사회적 제도에 아무런 불평을 가지지 않은 채 거기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날로그형 갤럭시, 인디안 모드의 쥐색점퍼, 엘칸토 캐주얼화 등 공장에서 찍어내는 껍데기들을 걸친 선배처럼 우리의 일상도 하나같이 다 똑같다. 그렇기에 이런 일상을 벗어나려고 개성과 창조를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나타나는 지도 모른다.
화자 또한 한결같고 선량한 선배를 좋아한다 말하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고 선배가 나타나지 않자 형수를 안는다. 그러면서 스스로 나쁜 놈이 아니라 위로하고 선배가 돌아오면 예전과 모든 것이 같아질 것이라고 스스로 굳게 믿고 있다. 결국 화자도 여자들에 대해 험담하고 자기 주위를 삐딱하게 바라보지만 선배 못지않은 한결같은 사람의 한 명일 뿐이다.
영화 와 [얼굴 없는 사나이]
소설 속에서 선배는 에 관한 이야길 늘어놓는다. 선배는 영화 속에서 사슴사냥 하던 곳이 도봉산과 비슷하다 이야기한다. 결국 속 인물들 중 주인공만 멀쩡하게 살아남는다. 소설 속 주인공 선배 또한 살아남았다. 선배의 모습은 예전과 다르다. 작은 손풍금을 들고 지하철 1호선에서 내게 강 같은 평화를 부르며 구걸을 한다. 에서 살아남은 ‘크리스토퍼 월큰’ 처럼 [얼굴 없는 사나이]에서 ‘정영수’도 살아남은 것이다.
그렇다면 죽은 이는 누구인가? 도봉산 산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갈 때 타는 1호선 전철안의 그 걸인. 다리를 약간 절면서 하모니카를 불며 전철에서 구걸을 하는 그는 170센티미터의 키에 73킬로그램의 몸무게, 발 사이즈 275의 흔한 40대 중년의 몸으로 아날로그형 갤럭시, 인디안 모드의 쥐색점퍼, 엘칸토 캐주얼화 등 선배의 껍데기를 덮어쓴 채 발견된다.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법칙이다. 결국 경쟁에서 이긴 정영수는 살아남고 경쟁에서 진 걸인은 얼굴이 사라진 채 죽었다. 얼굴이 사라짐과 동시에 걸인은 그 자신이 아닌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어 죽은 것이다.
얼굴 없는 사나이 속 자본주의
[얼굴 없는 사나이] 속 인물들은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본주의를 수용한다. 진작 퇴사를 해서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차리거나 베스킨라빈스와 같은 외국계 가맹점포를 연다. 우리나 밧데리나 똑같다며 가끔 재충전을 해줘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허세를 부리기도 한다.
소설 속 인물들은 한 치 빈틈없는 자본주의 속에서 살아간다. 화자는 악의라고는 없는 선량함과 가지 않는 길을 가지 않는 맞추어진 사회에 순응하는 선배의 한결같은 모습 좋아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그 모습만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화자는 선배에 대해 굉장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화자는 선배의 실직에 대해 선배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선배는 한결같은 사람이라며 꼭 돌아올 것이라 생각한다. 화자는 선배의 내면을 좋아한 것이 아니라 제도에 맞춰진 모습을 보고 좋아하는 것이다.
화자가 일상을 바라보는 삐딱한 시선은 자본주의적인 일상에 사로잡힌 본인에 대한 부정으로 볼 수 있다. 스스로를 궁상맞은 노총각이라 말하며 자본주의 일상에 맞추어 살아가는 선배를 동정한다. 선배는 악의를 찾을 수 없는 선함으로 자본주의 일상을 살아갔다면 화자는 오기와 똘똘 뭉친 근성으로 자본주의적 일상에 맞추어 왔던 것이다.
소설을 덮으며 결국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한 남자가 사라지고 얼굴이 없이 죽은 시체가 발견된다. 그 시체는 사라진 남자가 아님이 확인되었지만 얼굴이 없는 시체를 확인한 후 그의 부인은 더 이상 안절부절 하지 않는다. 결국얼굴이 없는 시체를 통해 남자의 존재 또한 없어진 것이 되었다.
지금의 인간세계는 먹이피라미드와 같다. 힘이 없으면 맨 밑에 깔린다. 먹히지 않기 위해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서기 위해 훌륭한 사람이 되려고 한다. 인간세계의 질서를 정해놓고 스스로 하고 싶은 대로 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결국 [얼굴 없는 사나이] 를 통해 작가가 이야기 하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현실이었다. 먹히지 않기 위해 먹어버리는 잔혹한 세상. 결국 타인보다 내 자신이 살아갈 길을 먼저 찾는 현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