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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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처음 접했던 때는 작년이었다. 괴테의 고전명작이라고만 막연히 알고 있었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우리나라 창작뮤지컬로 제작된 영상을 우연히 받아보게 되었다. 원작을 읽기도 전에 각색된 작품을 영상으로 본 것이 순서가 거꾸로 된듯하지만 이 영상을 보지 않았었다면 이번에 읽은 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도서관 서가에서 쉽게 꺼내어 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때문에 이런 좋은 작품은 내가 읽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전에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된 것에 대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전의 나는 베르테르에 대해서 거의 문외한 수준이었다. 베르테르가 자살을 한다는 사실 하나만 알고 있었으니까. 책을 읽어보니 전체적인 스토리는 그것이 거의 전부였다. 베르테르가 휴양 차 머물게 된 독일의 어느 마을, 그리고 그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발하임이란 곳에서 샤를로테라는 이미 약혼을 한 여성을 만나고 이루지 못할 사랑을 하다가 결국 죽음이라는 또 다른 구원의 통로를 선택한다는 내용. 지금 우리 시대의 이야기들을 생각한다면 딱히 획기적인 플롯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평범한 내용이지만 작품이 발표되었던 1774년 당시, 또 그 후로도 한동안 그 파급효과가 굉장할 정도의 파격적인 주제인 것은 확실하다. ‘베르테르효과’라는 것이 생길정도로 굉장했다 하니 말이다.
머리말에서 이 책이 쓰여진 것이 경험과 실화를 바탕으로 썼다라는 이야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베르테르역시 친구의 약혼녀를 사랑 한 적이 있었고 그래서 1부의 베르테르가 여행을 떠난 것처럼 그녀와 그의 친구 곁을 떠났고, 학교친구였던 예루잘렘 역시 유부녀에게 실연을 당해 2부의 베르테르처럼 자살을 했다는 실화. 그 두이야기를 베르테르라는 풍부한 감성의 소유자를 통해서 엮어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읽기도 전부터 읽고 싶다, 그리고 알고 싶다라는 욕구를 충만하게 해주었다.
책을 첫 부분을 읽기 시작했을 때 다른 소설들과 다르다는 느낌이 단박에 왔다. 바로 편지로서 스토리를 전개하는 것이었는데 사실 이 방식은 나에게 굉장히 익숙하게 다가왔다. 22살에서 23살, 군복무를 할 적에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썼는데 바로 이 일기의 방식이 당시 사귀었던 여자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의 형식을 빌려서 쓴 것이었다. 가끔 그것들을 꺼내어 보면서 편집해서 책으로 꼭 엮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아무튼 이 베르테르의 이야기가 절친한 친구인 빌헬름에게 보내는 편지이야기로 전개가 된다는 점이 신선한 한편 익숙하게 다가와 더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으면서 나는 베르테르 그 자신이 되기도 했다가 편지 한통 한통 사이에는 그의 친구 빌헬름이 되어서 그 편지를 받아보고 머릿속으로 답장을 써보기도 했다. 물론 책에는 빌헬름의 답장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베르테르의 그 다음 편지의 내용으로 빌헬름의 답장의 내용들을 조금씩은 추측할 수가 있었다. 베르테르가 마지막으로 부친 편지, 그 다음의 이야기는 편저자가 독자에게 보내는 글로 그 뒷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었다. 여기서의 편저자의 느낌은 마치 빌헬름이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았다. 그의 친한 친구가 그의 죽음에 대해서 알아보고 그것을 전해주는 그 느낌은 다른 소설 속에서 그러한 이야기를 독자에게 말해주는 것과 느낌이 사뭇 달랐다. 더욱 사실적으로 전해주는 그 이야기가 더 슬프게만 들렸다. 만약 이렇게 베르테르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는 사람이 있다면 절대로 이 이야기를 알게 하면 안된다라는 생각이 들을 정도로.
책을 읽으면서 가장 힘들면서도 부러웠던 점은 베르테르의 감성적인 부분(베르테르와 괴테를 한 인물로 보고 싶다.)이었다. 자신이 보고 느끼는 것들을 그렇게 풍부한 어휘와 많은 비유로 표현을 한다는 점이 나를 너무나 작게만 만들었다. 속담에도 백문이 불여일견 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신은 인간에게 일견의 능력은 평등하게 주었으면서 그 일견을 백문으로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은 차별하여 준 것만 같아 책을 보는 내내 질투심이 있었다. 베르테르가 이야기하는 것들을 차마 내 눈앞에 그려내지 못할 때는 정말 그 질투심이 하늘을 찔렀다.
그리고 로테를 향한 그 끝없는 열정, 사모의 마음. 이전의 개츠비를 읽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한 이성을 향한 그 마음은 전 인류가 지녀야 할 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모습에 있어 광적인 모습이 드러나는 것같다 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 ‘광적’이라는 것의 기준은 어디에 있는 것인가를 생각해 보고 다시 또 마음을 고쳐먹기를 반복했다. 인간은 이성적동물이기 이전에 굉장히 감성적인 동물이 아닌가? 우리의 무의식속에 그것들이 우리의 감정으로 속속들이 녹아들어가 우리가 이성이라고 말하는 행위들을 판단하고 조종하지 않는가? 이러한 생각하는 하는 것 또한 이성적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조금 없어지긴 한다. 하지만 어린아이와 같이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의 감성에 충실하는 것이 가장 자신의 행복을 위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베르테르는 남편이 있는 로테에게 사회적인 장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고 그녀의 사랑을 갈구한다. 그의 사랑은 부러움을 넘어서 숭고하기까지 보이기도 한다. 마지막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그의 사랑이 거절당하고 로테에게 영원한 이별을 고하기로 마음먹은 베르테르의 그날 아침 로테에게 쓴 마지막편지 결국 부치지 못한 그 편지의 첫 부분은 나를 처음으로 책을 보며 눈시울시게 만들었다.
“이 눈을 이렇게 뜨는 것도 이것으로 마지막, 정말 마지막입니다. 나의 눈들은, 아, 태양을 다시는 보지 못할 겁니다. 흐리고 안개 낀 날이 태양을 가려버렸습니다.”
이 문장에 어떠한 숨겨진 뜻이 있고 이 것으로 베르테르가 로테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그 곳에 베르테르가 아침에 일어나 마지막 태양을 보려고 커튼을 열었을 때 안개에 가려져 태양을 볼 수 없게 되었을 때, 바로 그 때 베르테르의 눈에서는 아마 눈물이 흐르지 않았을까?
자신을 죽음의 심연으로 데려다줄 권총을 로테가 먼지를 닦아 전해주었다는 하인의 이야기에 권총에 수도 없이 입을 맞추고 그녀를 위해 죽을 수 있어 행복하다는 베르테르의 마음은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중에 다시 떠올라 내 마음을 어지럽게 만든다.
발하임의 남자 하인, 과부가 된 주인마님을 사랑하게 된 머슴이 결국에는 살인까지 저지르는 모습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베르테르가 그의 변호를 자청하고 그를 면죄 받게 하기위해 여기저기로 힘을 쓰는 모습은 자기 자신에 대한 변호이자 동정이었다. 내가 같은 상황에 처해있지는 않지만 지금 내가 베르테르를 바라보는 눈빛이 머슴을 바라보는 베르테르의 눈빛과 조금은 닮아있기를 바란다.
세상에 사랑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리고 각기 다른 사람들이 한다. 그래서 사랑은 모두 다르다. 그 중에 분명히 마음 아픈 사랑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 사랑들을 알고 싶다. 그 아픔들을 나누고 싶다. 그리고 그런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그 방식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부디 베르테르처럼 자살만은 아니었으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책을 모두 읽은 후 뮤지컬 영상을 다시 한 번 보았다. 이전에 생각 없이 볼 때와는 다르게 배우들의 연기 하나하나에 더 신경을 쓰면서 보게 되고 그러다보니 더욱 더 감정이입이 깊숙하게 들어가게 되었다. 내가 지금까지 여러 예술작품들을 보아 오면서 감정이입이라는 것을 느낀 것이 얼마나 있었을까? 그런 점에서 이번에 접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을 가져다주었다.
베르테르의 입장에서 쓰여진 책을 읽다보니 로테와 알베르트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든다. 아직 책을 한번밖에 읽어보지 못해서 그들을 깊게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그들 역시 아픈사랑을 하고 있었다. 로테와 알베르트에게 미안하지 않게 그들을 더 알고 이해해주고 싶다. 도서관에서 빌려서 본 책이라 반납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아쉽다. 그래서 책을 구입하기로 했다. 조만간 내 작은 가방 속에서 자주 같이 다닐 베르테르와 로테, 그리고 알베르트를 벌써부터 문을 열고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왜 그냥 베르테르가 아니라 젊은 베르테르일까? 단지 그냥 젊어서 젊은 베르테르 일까? 어린 베르테르나 늙은 베르테르도 있다는 말일까? 책을 몇 번더 읽고 생각해보면 이 궁금증도 해결이 되리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