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정책론] 일본의 야마토(大和) 민족주의와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 송환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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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외교정책론] 일본의 야마토(大和) 민족주의와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 송환 거부에 대한 자료입니다.
목차
I. 서 론


II. 이에(家) 사상과 집단아(集團我)의 발현
III. 사무라이(待) 정신과 이상적 일본인상의 투영
IV. 와(和) 사상과 내적 불일치의 조정
V. 양이론(攘夷論)과 책임의 회피
VI. 결 론

본문내용
Ⅰ. 서 론

2000년 10월 브루나이에서 열린 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마치고 일본을 방문한 알베르토 후지모리(Alberto Fujimori, 과거 일본이름:藤森謙也〔ふじもり けんや〕、현재 일본이름:片岡謙也〔かたおか けんや〕, 이하 후지모리) 대통령은 일본 도착 이틀 후 페루 의회에 대통령 사직서를 팩스로 보냈다. 그리고 일본에 눌러 앉았다. 세계 정치사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외국 방문 중 국내에서 쿠데타와 같은 정변이 일어나 귀국하지도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망명길에 오른 대통령은 여러 명 있었어도, 자발적으로 도망친 대통령은 후지모리가 처음이었다. 현직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에 대통령을 사임하겠다고 의회에 팩스 한 장 보내놓고 다른 나라에 눌러 앉은 이 사건은 전 세계적인 관심은 물론 일본에게 있어서도 크나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후지모리는 망명 당시 페루에서 정치적으로 위기에 처해 있었다. 1990년 6월 페루 대통령 선거에서 첫 유색인종이자 동양인으로서 대통령에 당선된 후지모리는 집권 10년간 인플레이션과 경제발전, 게릴라 소탕을 이룩한 리더십 있는 지도자라는 평가를 얻을 만한 업적을 이루어내었다. 그러나 1992년 친위쿠데타를 통해 의회를 해산하고 야당을 탄압한 전력, 게릴라에 대한 무자비한 소탕과정 속의 인권 침해 의혹, 장기 집권 기간의 부정부패 혐의, 정권유지를 위한 정치공작은 페루 내에서 후지모리에 대한 지지기반을 약화시키는 원인들이었다. 그리고 이런 문제점들은 2000년 후지모리의 무리한 3선 집권과 더불어 후지모리의 심복인 몬테시노스(Vladimiro Montesinos) 정보부장의 야당의원 현금매수 장면이 찍힌 비디오테이프 공개로 인해 폭발하였다. 후지모리는 페루 국내외를 막론한 거센 비난과 정치적 위기에 직면하였고 대통령 선거 재실시와 같은 정치적 타협을 시도해봤지만 국내외의 비난 여론을 잠재울 수 없었다.
그리고 궁지에 몰린 후지모리 대통령이 선택한 것이 바로 일본으로의 망명이었다. 이에 대해 일본의 대처는 후지모리가 페루 대통령 재임 기간 중 몰래 감추어 온 일본 국적을 확인해 줌으로써 후지모리의 망명을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일본은 페루의 후지모리에 대한 3차례에 걸친 정식 송환요청을 지속적으로 거부하였으며, 이로 인해 페루와 일본의 관계는 모든 분야에서 급격히 악화되어갔다. 국제사회와 인권 관련 비정부기구들 또한 일본의 처사에 대해 냉혹하게 비판하면서 후지모리의 송환을 촉구하였지만, 일본의 후지모리 송환거부라는 입장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본의 입장 상 후지모리의 송환거부는 페루와의 관계악화는 물론 국제사회의 비난을 각오해야 하는 결정이었다. 더군다나 후지모리의 송환거부는 일본의 정권교체 및 정부각료의 교체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었다. 이 사건은 일본 외교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중요성을 내포하고 있다. 더 나아가 오늘날의 국제사회는 최근 태국의 탁신 총리가 망명을 신청했듯이 민주화의 물결과 더불어 정치적 망명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정치적 망명은 망명자의 송환이라는 문제와 결부되어 종종 국제적인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결국 후지모리의 사례를 분석해 보면 일반적 수준에서 정치적 망명자의 송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배경에 관해서도 파악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후지모리 송환거부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송환거부로 인해 파생되는 일본 국적법 및 국제인권법의 적용과 같은 법적 문제들에 초점을 맞추거나, 田岡直博, 逃亡犯罪者引渡問題 国際人権法から見たフジモリ問題, 『法学セミナ-』2003年 3月, (日本評論社, 2003)
村上勇介, 便宜的な国籍--フジモリの日本国籍問題に寄せて, 『地域研究』2004年 11月, (人間文化研究機構国立民族学博物館地域研究企画交流センター, 2004)
滋雄柳原, 永住外国人地方参政権問題でクローズアップ, 宇多田ヒカル, フジモリ前大統領「二重国籍」容認が国を変える, 『現代』, 2001年 7月, (講談社, 2007)
Anderson Kent, 奥田安弘, フジモリ元ペルー大統領に関する国籍法および国際刑事法上の諸問題, 『北大法学論集』, 2003年 8月, (北海道大学大学院法学研究科, 2003)
후지모리 송환 거부의 전후 배경으로서의 일본과 페루의 국내 정치적 변화에 주목하거나, 村上勇介, 1990年代ペルーの政治過程分析に向けた予備的考察--第1期目のフジモリ政治を見る二つの視角, 『地域研究論集』, 2002年 3月, (国立民族学博物館地域研究企画交流センタ-, 2002)
遅野井茂雄, ペルー:フジモリ時代の終わり--体制の崩壊と政治危機, 『海外事情』 2001年 1月, (拓殖大学海外事情研究所, 2001)
후지모리 송환거부로 파생되는 일본ㆍ페루 간 경제적ㆍ사회적 변화 추이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이며, ゴンサロ ポルトカレロ, 「フジモリ追及」で国内の経済安定図るトレド新政権, 『京都ラテンアメリカ研究所紀要』 2001年 12月, (京都ラテンアメリカ研究所, 2001)
일본의 후지모리 송환거부가 ‘왜’ 이루어졌는지에 관한 연구는 찾아볼 수 없다. 신문과 잡지에서도 페루가 후지모리의 송환을 왜 요구하는지, 또는 후지모리 송환거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관한 기사들은 많다. 日本のうしお 世界のうしお フジモリとペルー社会と日本 『まなぶ』, 2001年 3月, (労働大学出版センター, 2001)
グローカルの眼 フジモリ問題と日本の対応 『マスコミ市民』, 2003年 7月, ((マスコミ市民フォーラム, 2003)
世界の潮 ペルーはなぜフジモリ元大統領の引渡を求めるか, 『世界』, 2003年 10月, (岩波書店, 2003)
그러나 이 기사들 역시 외적으로 드러나는 단편적인 사건과 그로 인한 결과 분석에 치중하거나, 후지모리 송환거부의 원인에 대한 규명이 철저하지 못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본 연구는 거시적 차원에서 접근하여 후지모리 송환 거부의 배경을 설명해 보고자 한다. 요컨대, ‘폐쇄적인 민족주의인 야마토(大和) 민족주의가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의 송환거부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본 연구의 가설이다. 야마토(大和) 민족주의는 야마토 민족의 민족주의적 의식이란 뜻이다.(여기서 야마토 민족은 현재 일본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족을 이르는 말이다.) 야마토 민족의 시원적 기반은 기원후 3~7세기에 존재했던 최초의 국가 야마토(大和)이다. 이 나라는 덴노(天皇)를 중심으로 화(和)의 사상을 강조하는 독특한 문화적 · 사상적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12세기 가마쿠라 시대(鎌倉時代) 이후 지배계급으로 등장한 사무라이(待) 계급의 정신인 무사도(武士道)의 정신이 더해졌고, 근대 초기 서세동점(西勢東點)의 국제질서 속에서 대외 배타적 의식인 양이(洋夷) 사상 또한 야마토(大和) 민족주의 안에서 자라났다. 결국 근대에 이르러 야마토(大和) 민족주의는 최초의 국가에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민족주의 의식의 변모와 성장이란 측면에서 이 요소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의식인 것이다.
이 가설의 논증을 위해 본 연구는 야마토 민족주의를 이에(家) 사상과 집단아(集團我), 무사도(武士道) 정신, 와(和) 사상, 양이론(洋夷論)이라는 네 가지 속성으로 나누어 각각의 속성이 일본인들을 어떻게 자극하였고, 그로 인해 후지모리의 송환거부가 어떻게 결정·유지될 수 있었는지에 관해 심층 분석하고자 한다.

II. 이에(家)사상과 집단아(集團我)의 발현

이 장에서는 야마토(大和) 민족주의의 네 가지 요소 중 첫 번째 요소인 이에(家) 사상을 운명공유의식과 집단의존의식으로 나누어 각각의 의식이 후지모리의 송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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