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doc2. 본론
2.1. 사건의 경과
2.2. 설문조사
3. 인터넷 여론 형성과정 및 문제점 분석
3.1. 미시경제학적 분석 – 소비자로서의 반응
3.2. 인터넷 여론의 형성과정
3.3. 언론보도의 문제점
4. 해결방안
4.1 인터넷 여론 관점
4.2 언론의 취사선택
5. 결론
6. 참고문헌
박재범 사건에 대해 응답자의 대다수는 관심이 있었다는 반응을 나타냈지만 ‘실제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92%의 응답자가 ‘아니오’라고 대답했다. 관심이 있는 정도 선에서 박재범 사건에 관여한 사람이 대다수라는 것이다. 물론, 아이돌 가수에 더욱 큰 관심을 보일 10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수 있지만 우리가 이 문항에서 주목한 것은, 관심이 있는 정도에 대한 실제 반응의 비율이 극히 낮다는 점이다. 즉, 이 설문조사는 인터넷 상의 여론이 결코 대다수의 대중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다음 질문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의 의견은 인터넷 상에 드러난 여론과 큰 차이를 보였다. 박재범이 여론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사건 발단 4일만에 그룹을 탈퇴하고 출국까지 하게 된 경과에 대해 74%의 응답자는 부적절한 결과라고 대답했다. 박재범의 언행에 비해 과한 처사라는 것이다.
실제 박재범을 탈퇴 및 출국으로 몰아가게 했던 격렬한 네티즌들의 반응 및 언론 보도와는 달리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일반 대학생들의 반응은 매우 상반되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연령층까지 고려한다면 인터넷을 달구었던 박재범 사건은 말 그대로 인터넷 상에 해당되는 사건이었다고 볼 수 있다.
결말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면, 본인의 잘못 이외에 어떤 요소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가? 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네티즌 댓글(47%), 언론의 보도(39%), 소속사의 대처(11%), 대중의 실제의사(3%) 순으로 비중이 크다고 대답했다.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를 볼 때, 대중들은 네티즌의 댓글이 재범사태를 부정적인 결말로 이끄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여기고 있으며, 언론 또한 이러한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했다. 한편 대중의 실제의사가 사건의 결말에 미친 영향을 낮게 평가했다는 점은 앞선 조사항목의 설문결과와 일치한다. 즉, 대부분의 대중들은 자신이 재범사건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실제로 댓글 등을 통해 표현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92%) 재범 사태의 결말에 자신들의 의견이나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간주했다.
이러한 설문조사 내용을 볼 때, 실제 대중들의 태도와 인터넷 상에서 표현된 태도가 상당 부분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네티즌들의 어떤 구분되는 특성이 재범사태의 발달과 결말에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다음 장에서는 인터넷 상에 표현된 반응들을 심리적, 사회적 관점에서 논함으로써 이러한 특성들을 고찰해 보고, 또한 이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되는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도 자세히 논의하고자 한다.
3. 인터넷 여론 형성과정 및 문제점 분석
3.1. 미시경제학적 분석 – 소비자로서의 반응
재범사건을 소비자의 입장에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10대 청소년 팬들 위주의 소비자들은 그들의 선호와 효용에 의해서 재범과 2PM이라는 상품을 구매해왔다. 재범 사건 이후에 네티즌들의 격렬한 여론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 중 다수는 재범의 팬이 아닌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재범의 팬들은 재범을 감싸고 측은하게 생각하기 바빴다. 재범을 소비하는 이들은 그들을 비난하는 이들이 아니라 재범을 옹호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회적 의미나 옳고 그름보다는 재미와 소비자들의 즐거움을 가지고 판단해보자. 비난하는 인터넷 여론이 거셌지만 재범은 그를 두둔하는 팬들에게 소비되면 그만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재범의 퇴출사건 이후 어떤 식으로 행동했는가에 대해서 소비자 이론에 비추어 생각해 보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악대차 효과(VANDWAGON EFFECT)는 스놉 효과, 베블렌 효과와 더불어 소비자 이론에서의 3가지 비정상적인 소비행태 중의 하나이다. 유행에 따라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현상을 뜻하는 경제용어로, 곡예나 퍼레이드의 맨 앞에서 행렬을 선도하는 악대차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효과를 내는 데에서 유래한다. 특정 상품에 대한 어떤 사람의 수요가 다른 사람들의 수요에 의해 영향을 받는 현상으로, 편승효과 또는 밴드왜건효과라고도 한다. 재범의 팬들에게도 이런 현상이 발견된다. 아이돌에 대한 선호도 유행의 일부이다. 그들은 자기 주변 친구들의 성향을 보고 재범에 대한 선호를 결정한다. 재범에 대한 인기가 점점 좋아짐에 따라 재범을 더욱 좋아하게 된다. 재범 사건 이후에는 해당 사건에 대한 가치판단보다는 그 사건을 자신의 주변인이 어떻게 생각하냐에 초점을 두고 재범에 대한 선호와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게 된다. 이런 동조적 선호는 인터넷공간에서 재범 팬들의 집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 인터넷 공간에서의 팬들의 활동과 재범을 계속해서 소비하려는 그들의 욕망은 이런 악대차 효과로 설명이 가능할 것이다.
악대차 효과에 의한 소비를 제외한 정상적인 소비자를 생각해보자. 그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재범을 좋아했을 수 있다. 순수하게 그들의 음악과 춤이 좋았다고 하면 재범에 대한 가치판단과는 별개로 재범과 2PM을 계속해서 소비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돌 소비에 있어서 자신들만의 도덕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는 소비자라면 재범에 대한 소비를 중단할 것이다. 이렇듯 유행에 따른 선호가 아닌 합리적인 이유를 가진 정상적인 부류의 소비자들은 온라인/오프라인 상에서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다.
반면에 악대차 효과에 기반해서 유행에 따른 동조현상으로 소비하는 경우에는 그 선호가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사회적 파급효과가 두드러진다. 이번 재범사건과 같은 경우에는 해당 선호가 큰 문제없는 방향이었지만 다른 경우에는 이런 큰 파급효과가 원인이 되어 사회적인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3.2. 인터넷 여론의 형성과정
앞서 살펴보았듯이 인터넷 여론은 전체의 여론을 대변하지 못한다. 인터넷 공간의 대표적인 특징은 익명성 및 빠른 접근성에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누구나 쉽게 글을 쓸 수도 글을 읽을 수도 있는 환경에 있다. 하지만 설문조사의 결과를 통해서 볼 때 많은 사람들이 글을 읽기만 하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소수의 의견만이 인터넷 공간 속에 나타나게 된다. 또한 익명성을 전제로 글을 쓸 수 있어서 감정적으로 의사를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사적이면서 감정적인 의사표현이 모여서 연예인 등의 공인에게는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빠른 접근성으로 인해서 이렇게 감정적으로 형성된 의견이 전체 인터넷 여론을 대표하는 것처럼 인식되기 쉽다. 의사를 표현한다기 보다는 감정을 배설하는 수준의 글에 기반한 여론 형성은 이슈의 성격을 불문하고 당사자에게 큰 피해를 주기 쉽다. 따라서 인터넷 여론 형성을 주로 담당하는 세대들의 기초교육 및 재사회화를 통해서 건전한 여론형성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3.3. 언론보도의 문제점
편창규, ≪소비자행동 동기이론≫, 효산경영연구소, 2004
강미은, ≪인터넷 저널리즘과 여론≫, 나남출판, 2001
김영욱, ≪디지털 시대의 언론인, 역할과 교육≫, 한국언론재단, 2003
김난도 교수 홈페이지 www.rand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