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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荀子)는 기원전 3세기경, 중국 서북부의 조(趙)나라에서 태어났다. 그는 제(齊)나라에서 수학하였으며 그곳에서 높이 존경받는 학자가 되고, 조정에서 벼슬을 했다. 당시 제나라 조정에는 여러 학파의 대표적 철학자들이 모여 있었으므로 그들은 자연히 그들의 이론을 가지고 갑론을박(甲論乙駁)하게 되었다. 그 결과로서, 아마도 순자는 적을 만들었던 것이며, 마침내 제나라를 떠나야만 했다.
그는 남방의 초(楚)나라의 지방관을 역임했고 한때 이 자리를 물러난 듯하지만 후에 다시 임명되었다. 언젠가 그는 고국 조나라를 다시 방문했고 서방의 진(秦)을 편력했다. 그는 자기 생애의 후반기의 많은 시간을 교육과 저술에 쏟았다. 그의 상사의 죽음과 함께 그는 기원전 237년에 관직에서 물러났다.
우리가 성인(聖人)이라 칭하는 공자(孔子)의 생애는 그가 살던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으나 오늘날 그의 이름은 전 세계에 알려져 있다. 순자는 이와 상반되는 운명의 주인공이었다. 생전에 그는 관리였으며 학자로서 명성이 높았으나, 최근 천 년 간에 있어서 유교 사상가들 가운데에서, 그는 별로 호감을 사지 못했다.
순자를 높이 존경하지 않게 된 이유로 근세 정통유교의 위대한 중재자인 12세기 사람 주희(朱熹)가 맹자의 성선설(性善說)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해서 순자를 비난한 데 있지 않은가 하는 견해가 있었고 이는 중요한 이유이기는 하지만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상당한 정도까지 순자는 자신의 사색에 특유한 제약을 가함으로써 자신의 명성에 궁극적인 손상을 자초했던 것이다.
지적 능력이 결여된 것은 아니다. 순자는 단연 전세계가 낳은 가장 재기(才氣)있는 철학자 중의 하나이다. 그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