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Ⅰ. 들어가며
시대를 초월하여 민족의 기억에 영원히 빛날 시인. 한국의 국민적 시인의 탄생은 다른 나라의 경우(예를 들어, 영국의 셰익스피어, 독일의 괴테, 러시아의 푸쉬킨, 인도의 타고르, 필리핀의 호세 리잘 등)에 비해 늦은 감이 있기에 금세기를 그냥 넘기기엔 안타까운 일이다. 국민적 시인까지는 아니더라도 20세기를 대표하는 한국 시인으로 누군가 후대에 선택될 것은 분명하다. 당대 평가 결과와 독자 반응이 좋은 시인 중에서 20세기를 대표하는 시인을 고르는 문제도 쉽지 않다. 어떤 기준으로 몇 명을 선정하느냐에 따라 그 대상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그 기준과 범위가 다르더라도 당대 문학 연구가가 20세기를 대표하는 시인을 선정할 경우, 소월과 지용을 빼놓을 수는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두 시인은 현대문학 초기인 20년대와 30년대를 각각 대표하는 시인이라는 시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들의 시는 한 시대를 풍미했으며, 90년대까지 시적 영향이 자장(磁場)을 띠고 있는 점이다.
둘째, 그들이 금세기 시인중에 가장 많이 연구의 대상이 되는 시인이라는 점이다.
셋째, 그들의 시가 많은 사람들에게 폭넓게 읽혀졌고, 그들의 대표작이 일반에게 널리 노래로 불리고 있는 점이다.
따라서, 정지용을 20세기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선정하고 알아보도록 하겠다.
그러나 시를 작가론적 입장에서 해석해낸다고 해도, 작품의 해석 없이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유선애상’과 ‘유리창’을 통해 그의 생애를 알아보겠고, ‘바다’를 통해 그의 낯설게 하기를 알아보겠다.
Ⅱ. 지용의 생애
지용의 생애는 크게 4등분할 수 있다. 출생에서 한문을 수학하기까지의 유년기(1-16), 고보와 대학을 다닌 청소년기(17-28), 모교 교사를 했던 장년기(29-44), 해방에서 사변까지 혼란의 말기(44-49). 이렇게 구분한 이유는 그의 생활에 뚜렷한 변화가 있었으며, 또 시작과정(詩作過程)과도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유년기와 청소년기의 구분을 17세로 한 것은 이 해에 그가 휘문고보에 입학했기 때문이다. 또한 청년기와 장년기의 구분을 28세로 한 것은 이 해에 그가 학생에서 휘문학교 교사로 신분상에 큰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말기로 나누는 기준이 된 44세는 해방이 되던 해이다.
휘문고보학적부에 부친의 직업이 ‘농업’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한의업과 농업을 겸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정구관 씨의 증언에 의하면 농토는 조금밖에 없었다고 하니 빈농을 면치 못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의 유년시절 회상기를 보아도 가세가 극빈했던 것으로 나타나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