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조정래의 정글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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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x조정래의 정글만리는 여러 인물들 간 다양하게 얽힌 스토리에 집중해서 읽어도 좋지만, 배경이 되는 중국에 대한 묘사가 뛰어나서 유명해진 작품이다. 고등학생 시절에 한창 베스트셀러로 떠올라 읽어봤었는데, 아무래도 두껍고 생소한 것들을 많이 소개하는 내용이다보니 처음엔 흥미를 붙이지 못한 부분이 많다.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다시 정글만리를 잡고 보니, 과거의 내가 충분히 그랬을 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생소한 문화에 대해 소개하는 점이나, 내가 잘 이해할 수 없는-겪어보지 않은-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이 주로 배경을 이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은 의외로 읽는 동안 대단히 몰입해서 긴 줄도 모르고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금전적 문제나 생계에 대해 때때로 현실적 미래를 그려본 덕인 것 같다. 아직도 책의 등장인물들과는 꽤나 차이나는 나이대이지만, 그런 면에서 공감력이 늘었다고 할 수 있다. 책을 덮을 때 쯤에는 중국에 두어 달 살다 와서 이미 그쪽의 문화에 다 젖어버린 기분이 들기도 했다. 수 년 후에 다시 읽으면 느낌이 또 다르고, 더 뼈저릴 책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고 난 후 내 머릿속 중국에 관한 이미지는 이러하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여전히 선진국의 시민의식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보여주며, 빈부격차도 대단하고, 마오쩌둥이 많이 철폐했지만 그래도 다수의 악습이 남아있다. 민주주의가 완벽히 실현되려면 수십년이 걸릴 것 같고 관리들의 비리 또한 대단하다. 심지어 웬만한 부자는 첩들을 수명에서 수십명까지 두고, 체면을 차리기 위해 사치하고 또 사치한다. 이렇게만 말하면 중국은 망하기 일보 직전인 흔들거리는 나라라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중국은 현재 한국보다 그 힘이 막강하다. 막대한 인구와 이제 개척중인 시장, 풍부한 자원으로 물량공세를 하고 있다. 그 앞에 버텨낼 만한 경제력과 시장을 가진 나라는 거의 없다. 또한 중국에는, 물론 무지한 사람들도 셀 수 없이 많지만 지식인 역시 대단히 많다. 그들이 국가를 이끌어나가고 세계로 퍼져서 중국을 전파한다. 중국은 그러한 나라다.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이 함께해야 하는 친구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의 많은 등장인물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계획하고, 실행한다. 물론 100% 성공하리라는 보장을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꽌시 관리를 잘 하고, 좋은 아이템을 가지고 중국에 대해 이해하고 실행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은 높아지고 한 번 성공시키면 어마어마한 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메리트다. 그런 중국 시장의 특성이 내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나처럼 한번쯤 진출해볼까 하는 생각을 갖고 전세계의 사업가들이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는 자연스레 중국과 중국의 기술, 나아가 중국의 경제력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고 선순환을 이룰 것이다. 아마도 우리가 사회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때 쯤이 되면 중국에 대해 알지 않고서는 큰 사업을 하기는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이 왔다갔다하는 사회와 미래에 대해 한번 진지하게 생각할 계기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