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창문을 넘어도망친세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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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사실 교수님의 과제가 아니었다면 같은 책을 다시 읽어 볼 생각은 못했을 것 같다. 내 성격상 책을 두 번 읽는 걸 싫어하니까 말이다. 심지어 소설책을. 과제를 받았을 때 새로운 책을 읽을까 하고 생각도 해봤다. 그런데 막상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도 되고 새로운 책에 교수님의 과제인 여담자미, 관서여상, 문장여화의 책 읽기 방식이 잘 적용될 지 부담스럽고 걱정됐다. 그래서 나는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 가장 재밌게 읽은 책을 고르기로 해서 정한 책이 바로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노인’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앞서 말한 것처럼 소설책이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이었던 책이고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재미다! 정말 재미있다. 책 제목처럼 내용은 100세 노인이 양로원에서 창문을 넘어 도망쳐 그 후로 생기는 일들에 대해 쓴 글이다. 처음에 나는 ‘100세 노인이 도망쳐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겠어?’라는 생각을 하며 별 기대 없이 책을 폈다. 하지만 너무 재미있었다.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읽어도 재밌는 책에 새로운 숨겨진 의미가 있을지 궁금해졌다.
이 책은 노인, 알란 칼슨이 100번째 생일을 맞이 하는 날 양로원에서 탈출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양로원에서의 따분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과 100세 노인이라는 이유로 주위사람들의 과도한 친절에 진절머리가 나서 100세를 맞이하는 자신에게 일탈이라는 선물을 주고 싶었는지 모른다. 알란은 얼떨결에 버스정류장에서 한 깡패 같은 젊은이의 캐리어를 맡게 된다. 알란은 아무데나 빨리 가고 싶었기 때문에 버스가 오자 별 생각 없이 그 캐리어를 들고 버스에 올라탄다. 이 사건이 후에 모든 사건이 시작점이다. 그 캐리어에는 거액의 돈이 담겨져 있었고 그 깡패 같은 젊은이는 한 갱단의 일원으로 그 거액의 돈을 옮기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알란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긍정적이고 대책 없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알란은 자신이 행동이 앞으로 어떤 일을 일으킬지 생각 하지 않고 앞만 보고 나가는 사람이다. 알란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어릴 때 여의었는데 어머니의 유언인 “아빠는 생각만 많아서 사는 게 힘들었잖니 괜히 고민해봤자 도움 안돼. 어차피 일어날 일은 일어나는 거고 세상은 살아가게 돼있어”라는 말을 모토로 삼았기 때문일 것이다. 근데 이러한 대책 없는 행동이 나는 왠지 부러웠다. 나는 “만약 지금 내가 이 일을 해서 잘못되면 어떡하지?”하는 생각으로 종종 스트레스를 받고 하려던 일을 포기한다. 알란의 도전정신은 정말 본받고 싶다. 그리고 알란은 항상 여유롭다. 100년을 살면서 익힌 내공인 것인가? 아니면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살아 해탈의 경지에 이른 것인가? 책을 두 번 읽게 되니 알란의 철없을 정도로 여유로운 행동이 깊은 내공에서 나온 것임을 깨닫는다.
알란은 현재 양로원에 사는 100세 노인에 불과하지만 그의 과거는 화려했다. 스탈린과 프랑코, 유명과 학자들과 친분이 있고 다이너마이트 만드는데 기여한 아주 대단한 사람이었다. 이런 알란은 다른 일반인들을 만나고 얘기할 때 전혀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자신이 과거에 얼마나 큰 업적을 기여했고 대단한 사람들과 지냈는지 말하지 않는다. 알란은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사람인 것 같다. 우리들은 어떤가? 나보다 못한 사람과 나보다 잘난 사람을 구별해가며 다르게 대우하진 않는가? 이런 겸손한 알란에게는 언제나 친구들이 있고 모두 즐거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