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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유럽의 보건의료는 고대 그리스에 기원을 두고 있다. 방랑하는 의료전문가에 의한 건강증진적 측면이 주가 되었으며 치료형태의 의료서비스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다. 로마에서는 병원이 설립되기 시작했으며 공중보건시설이 급진적으로 발달하였다. 중세시대에는 의료서비스가 교회를 중심으로 종교적 믿음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중세시대 말기에는 병원의 세속화가 진행되면서 의료행위에서 시민의 역할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그리스 - 자연주의의 출현
유럽 보건의료사의 역사는 그리스에서 시작한다. 히포크라테스로부터 시작하는 유럽의 보건의료사는 자연주의적 접근방법 건강과 질병을 자연적 사건과 자연력으로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접근 방법
(초자연적 접근 :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초월적이고 마술적인 힘을 이용해 설명하는 방식)
을 발달시킨 곳이다. 기원전 8세기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 그리스의 폴리스(polis)는 국제무역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게 되고 이는 보건의료의 발전까지 영향을 미친다.
의료전문가(의사)는 의도적으로 조직적인 단체를 형성해 철학자나 성직자들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그들 자신의 영역을 주장했다. 그러나 그리스 의학에서는 어떠한 형태의 병원도 나타나지 않는다. 주로 의학의 신 아스클레피우스를 숭배하는 신전에서 의료 활동이 이우러졌지만 치료보다는 신앙이 주된 관심이었다. 신전 외에도 의학교에서도 의사의 교육이 이루어졌다. 대표적인 의학교로는 코스 의학교와 크니도스 의학교가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히포크라테스 전서’도 한사람의 저작이라기보다는 여러 사람의 힘으로 펴낸 의학교의 도서관 장서다. 의학교에선 의학이론과 기술을 가르치고 이에 능숙해지면 그가 도제로서 섬길 장인의사와 함께 유랑을 떠남으로써 의사로서의 직업을 시작했다. 유랑을 떠나는 이유는 일단 고정적인 직장이 될만한 병원과 같은 시설이나 기관이 없었으며 의학교 인근에는 의사수 대비 환자가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리스의 여러 도시국가들이 수지가 맞는 의료서비스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그리스의 의사들은 유랑을 떠났다. 이러한 유랑의사들의 주된 일은 당시 도시국가 사이의 소규모 전쟁에서 생겨나는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것이었다. 한가지 아이러니한 것은 이와 같은 전쟁과 폭력이 보건의료에 있어서 혁신의 계기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유행병’이라는 저서에는 투석기와 그에 의한 부상, 부러진 창이나 화살촉 제거 등에 관한 서술이 많이 남아있다. 이렇듯 전쟁은 외과 기술이 발달하게 되는 계기를 제공했지만 그리스 시대에는 상비군이 없어서 군대가 의사에게 영구적인 직장을 제공하지는 못하였다.
비록 의사가 유랑하는 전통은 계속되었지만 점자 여러 도시국가가 고정적인 세금을 재원으로 하여 봉급의사를 고용하기 시작했다. 고용 의사들은 빈민을 진료하도록 계약되어 있었으나 부자들에 대한 사적인 의료행위도 허용되었다.
그리스 의사들은 대부분 골절과 외상 처치 이외에는 질병을 치료하지 못했다. 대신 그들은 다음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했다. 바로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식이와 휴식, 그리고 운동경기등에 대한 조언이 주된 내용이다. 그리스적 삶의 특징적인 측면이었는데 이것은 19세기 말에 근대 올림픽경기로 부활하게 된다
그리스 의사들은 외상처치 외에도 목욕, 보온, 급식, 재활 등과 같은 현대의 간호사의 업무도 모두 도맡아했다. 초기에는 간호사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았으며 주로 의사 보조원이나 환자 가족들이 거들어 일을 했다. 이후 시간이 지나자 간호사라는 직업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대부분 여성들이 차지하게 되었다. 기원전 400년 무렵에 이미 보건의료직에 있어서 성에 따른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고대 그리스에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행해야할 다양한 기능에도 불구하고 내과의사와 외과의사의 구분과 같은 직업의 전문화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반의보다 전문의가 더 높은 지위에 있는 오늘날과 달리 당시에는 좁은 분야를 다룰수록 사회적 지위가 오히려 낮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의사의 힘과 영향력이 강해짐에 따라 그들은 스스로 활동과 행위를 규제하고 조절할 필요가 생겼다. ‘히포크라테스 전서’에는 의사들이 스스로 지켜야할 행실과 태도에 관한 조항이 적혀있다. 책에선 의사는 청결과 외모, 표정까지 모두 제시하고 있으며 직업 특성상 자주 만나게 되는 고귀한 재산과 여인들에 대한 자제력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보수에 관해서도 중요한 사실을 언급하는데 대표적인 예로는 병을 치료하기 전까진 보수에 대해 거론하지 말아야 했다. 그 이유는 보수에 일치를 보지 못하는 경우 환자를 방치하거나 치료에 늑장을 부릴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를 통해 볼 때 의료행위로부터 얻어지는 의사의 수입이 매우 불확실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은 좋은 식사와 잘 차려입은 옷을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추측컨대 상당히 부유한 가문 출신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의료계의 내부적인 규제는 이와같이 엄격했지만 외적인 규제는 존재하지 않았다. 생명과 죽음의 문제를 다룰 외적인 통제나 법이 명백히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의료 행위에 대해 어떠한 법적 규제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스 의학은 개인의 건강만을 다룬 것은 아니었다. 공중보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은 히포크라테스 의학이 인간과 환경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강조한 점으로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건강에 대한 환경의 영향을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는 유럽 최초의 저술인 ‘공기, 물, 그리고 주거장소’는 이후 2000년 이상이나 서양의 기본적적인 역학 교과서가 되었다. 이것은 그리스의 유랑의사들의 의료행위뿐만 아니라 그리스 식민지 개척민들의 이익에도 도움이 되었다. 이러한 지식과 이론은 그리스의 상하수시설에 실제로 반영되었다.
이렇듯 이론적으로 현대의 공중보건에 기초를 닦은 그리스지만 한가지 맹점이 있었는데 바로 해부학에 관한 지식이다. 당시 그리스의 종교와 도덕은 사람의 시체를 신성한 것으로 간주하여 해부를 허락하지 않고 있었다. 이는 해부학적 지식의 발달과 교육에 커다란 장애가 되었다. 그러나 그리스 후기의 정복자들은 기존의 종교들을 용광로 속에서 모두 녹여내었다. 이러한 종교적 변화의 결과로 해부에 대한 제한이 없어졌다. 이는 알렉산드리아 의학교의 영향력을 확대했고 이곳에서 교육받은 의사들은 지중해의 새로운 주역인 로마로 뻗어나가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