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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이러한 측면에서 가부장제는 여성억압의 사회적 체제에 저항하고 이를 해체하려는 여성학적 시각에서 중요한 논의의 대상이 되어왔다. 여성/주부는 가족전체의 이익을 위해 가부장적 생산관계 속에서 가사노동에 종사하는 생산계급으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비해 남편은 생계의 유지를 대가로 아무런 임금도 지불하지 않고 부인을 고용하고 있는 비생산계급이다. 따라서 남편은 착취계급이 되고, 부인은 직접적인 생산자가 된다(Delphy 1984). 이러한 관점에서 가족은 가장 핵심적인 여성 억압의 제도라 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성 불평등을 자본주의적 가부장제 사회구조의 결과로 분석하는 시각에서 볼 때, 자본주의적 가부장제는 가정의 영역에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도처에서 기능을 하고 있다. 즉, 여성은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노동을 착취당하고 있으며, 유급노동의 영역에서 남성들은 여성을 희생시키고라도 자신들을 위해 최선의 일자리를 차지할 기회를 유지하려한다(Hartman 1979).
또한 자본주의적 가부장제는 사회체계와 경제체계 속에서 작용함으로써 모든 생산활동에서 남녀간의 지배-종속관계와 남성들간의 위계관계를 형성한다. 다시 말해서 가부장제란 가정 내의 여성을 억압하는 기제로서 작용할 뿐만 아니라 공적인 영역에서 여성과 위계의 하층부에 있는 남성에 대한 억압의 기제로 작용하고 있다. 사적 가부장제에서는 억압과 노동착취가 가구 내의 개별 가부장에 의해 일어나지만, 공적 형태에서는 이것이 고용과 국가로 대치되면서 모든 사회영역에서 나타난다.
이처럼 가부장제적 억압은 모든 사회영역에서 존재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가부장적 억압의 영역을 가정 내로 한정하고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현대가족을 논의하는 많은 학자들은 가족해체를 현대가족의 한 특징적 경향으로 간주한다. 한국의 가족은 외형적으로 볼 때, 아직 해체의 위기에 놓여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변화를 시도하려는 가족 내부의 힘에 의해 많은 갈등을 겪고 있다. 현대사회는 문화의 변혁기이다. 문화가 변한다는 것은 삶의 방식이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삶의 방식은 생산양식, 기술, 사회제도, 법 등의 사회체계로 이루어진 생활의 조건과 사회적 가치지향에 의해 결정된다. 다양한 생활의 조건과 사회적 가치지향의 변화는 가족에 대한 가족성원 개개인의 가치관과 요구에 변화를 가져왔고, 이러한 변화는 가부장을 정점으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던 전통적 가족공동체의 존립이 거부되는 상황을 낳고 있다. 즉 가부장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성원들의 의식 속에 가부장의 존재와 가부장적 행태를 부정하는 양상이 나타남으로써 가족갈등이 증가되고 이러한 가족갈등은 가족의 질적 해체를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가정영역에서의 가부장에 대한 논의는 가족의 우두머리로서 가족집단을 대표하고 가족성원들을 통제해온 가부장의 실체에 대한 파악과 함께, 한국의 현대가족이 겪고 있는 변화와 갈등의 분석을 용이하게 해줄 것이다 본 연구에서 제시되는 사례는 현재의 한국 가족의 일반적인 전형적 유형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필자는 가족연구를 위해 현지조사와 상담을 진행하는 중 오늘날의 한국사회에서 가부장이라고 하는 권력이 얼마나 가부장 스스로를 가족으로부터 고립시키고 허울뿐인 존재로 만들고 있는가 라는 생각에서 이러한 측면을 보여줄 수 있는 사례들을 선택하였음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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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구방법
가부장적 권력이란 비공식적인 일상생활에서 주로 작용함으로써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일상의 권력”이다(심영희 1995). 따라서 실제 생활, 인식하고 있는 상호관계 등을 통해 오늘날의 가부장의 실체에 대해 그 존재를 확인하고 가부장과 나머지 가족들의 관계를 파악하고자 한다.
또한 억압의 대상은 여성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나머지 가족성원들 모두가 된다는 생각에서 조사대상의 범주에 여성/주부와 함께 자녀들을 포함시켰다. 특히 가부장적 권력에 대한 저항이 동일 세대인 주부들보다 아랫세대인 자녀들로부터 더욱 거세게 나타나는 경향이므로 자녀들을 중요한 조사대상으로 설정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