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어려움을 감내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 만해의 문학이 지니는 참뜻이 놓여진다. 만해는 문단과 직접적인 연관을 갖지 않으면서도 당대문학의 문제점과 지향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단 한 권의 시집 <님의 침묵>이 바로 그에 대한 확실
작품이 지닌 참맛을 오히려 훼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문학 현장에서 작품의 기본적인 의미를 충실하게 파악하지 않고 무조건 심오한 불교 사상을 읽어 내려 하고나 시대적 상황과 결부시키려 한다.
작품 자체에 충실한 해석이 되려면, 당신을 그냥 연인으로 보아야 마땅하다.
당신이 행복하다 생각해도 이는 진정한 행복이 아니며, 행복이 와도 그 보다 더 큰 행복을 구하거나 불행이 오면 괴로워한다. 그러므로 그 행복과 불행이 오는 원인을 알아 언제나 행복한 생활로 변화시켜야 한다. 불교에서는 행복과 불행의 열쇠는 자신의 마음에 있다고 보는 것이며, 그러므로 수행을
시사를 뛰어넘는 시인인 것이다. 실로 만해 한용운의 시는 고전적 정신내용을 탐구하고 발전시켜 전통의 맥락을 계승하고 아울러 은유적 방법론을 확립하여 현대시를 출발시킨 시사적 의의를 갖는다.
침묵으로 저항하고, 저항함으로써, 극복함으로써 존재한, 살아 있는 민족의 시학인 것이다.
한용운의 시 세계
1. 님의 침묵과 비극적 세계관
1926년에 간행된 ꡐ님의 침묵ꡑ은 이별하는 데서 시작되어 만남으로 끝나는 극적 구조성을 지닌 한편의 연작시로 볼 수 있다. 곧 시집 ꡐ님의 침묵ꡑ은 시 전편이 ꡐ이별 - 갈등 - 희망 - 만남ꡑ 이라는 구조의 끈으로 연결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