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떠올랐는지 모를 그믐달이 동녘 하늘에 비스듬히 걸려 있었다. 밤마다 스스로의 몸을 조금씩 조금씩 깎아내고 있는 그믐 달빛은 스산하게 흐렸다. 달빛은 어둠을 제대로 사르지 못했고, 어둠은 달빛을 마음대로 물리치지 못하고 있었다. 달빛과 어둠은 서로를 반반씩 섞어 묽은 안개가 자욱이 퍼
전쟁과 외침에 휘둘려 왔다. 멀리 고구려의 수 · 당 전쟁부터 6.25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은 5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휴전이라는 이름의 전쟁 상태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전쟁의 역사와 모습은 우리 문학 작품 속에 그대로 반영이 되어 역사 현실을 이해하고, 반성하게 하게 하는 큰 힘을
태백산맥』출간 이후, 조정래 작가는 수년간 작품의 불온성 시비에 휘말려 고초를 겪기도 했다.6·25전쟁의 비극성을 우리 민족 내부의 모순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출해 이념의 금기 지대에 깊숙이 파고들었다는 점이 그 이유가 되었으나, 한편 이념의 대립으로 인한 민족 분단의 아픔을 문학으로 승화
문학과 그 실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창작 주체에 관한 의견 개진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장르 확산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다.
80년대 문학의 양상은 전반적인 전환기 시대에 접어들고 있었다. 일제하에서 교육받은 세대가 서서히 물러가고 6·25 세대, 4·19세대가 대거 등장하면서 문학적 세대 교체가
문학 청년 시절 거주지인 서울 성북동 달동네의 남루한 이웃들을 보면서는, 문학이 이들을 외면하고서 과연 어떤 얘기를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였다. 6·25 때 미군이 군홧발로 안방까지 치고 들어오는 광경을 직접 목격한 기억도 두고 두고 살아남아, 분단 문제가 조정래문학의 화두가 되는 계기가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