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1. 줄거리와 인물 그리고 장면들
1.1 학교, 입학식 - 존재의 뿌리, 생활환경
영화의 이야기는 1959년 웰튼 아카데미 입학식장으로부터 시작된다. 설립된 지 100년이 된 이 학교의 교훈은 전통(tradition), 명예(honor), 규율(disciplin), 탁월함(exellence)이다. 웰튼 고등학교는 높은 명문 대학교 진학률을 자랑스러운 전통으로 여기는 명문 고등학교이며,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사립학교이다. 우리나라의 형편에 비추어보면 학생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며 명문대학교의 진학을 지상 목표로 삼는 민족사관학교나 이름이 널리 알려진 특수목적 고등학교들을 비교해볼 수 있겠다. 학생들의 생활은 전적으로 이런 목표에 따라 설정되어 있다는 점과 학부모들 또한 학생들을 진학을 위한 공부 기계 정도로 생각한다는 점 그리고 바로 이런 학창생활만이 장래의 좋은 훌륭한 삶을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 등은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과 판 박은 듯이 쏙 빼닮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 학생들의 생활환경이자 세계이다. 삶의 근본적인 의미와 거기서 파생되는 고유한 의미와 가치에 대한 지향은 애당초 불가능한 존재환경이다.
웰튼은 재학생의 75%가 이른바 아이비리그라고 불리는 미국 내 최고 명문 대학교들에 진학할 정도로 미국에서 가장 우수한 학교이다. 이 날 학교에 새로 온 두 사람이 소개된다. 새로 부임한 영어교사로 웰튼 학교 졸업생이기도 한 존 키팅 선생님이 한 사람이고, 또 토드 앤더슨이란 이름을 가진 전학생이 다른 한 사람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각 자신의 배역에 따른 고유한 의미를 안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키팅과 토드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키팅은 깨우침을 주는 사람, 즉 삶의 진실과 의미를 알려주는 진정한 교사역, 그리고 토드는 삶의 의미와 진실에 대한 키팅의 가르침을 마침내 행위로서, 즉 자기 존재의 결정이라는 의미에서 실존적 결단으로 이끌어내는 인물로 설정된다.
1.2 졸업연감 일에 관한 닐과 아버지의 의견 충돌 - 고정관념과 존재결정의 종속성 (7:50-8:30)
학기가 시작되면서 다시 만난 친구들 닐, 녹스, 찰리, 카메론, 피츠, 믹스 그리고 전학 와서 처음으로 어울리게 된 토드, 이렇게 일곱 명이 키팅 선생과 어울려 이 영화의 제목대로 를 구성하는 주인공들이다. 끊임없는 공부와 과제의 연속으로 이어지는 학교 생활에서 새로 부임한 키팅 선생은 다른 교사들처럼 진학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자기 존재의 발견을 촉구하는 단서들을 제시한다.
입학식이 종료된 다음 친구들이 어울리는 자리에 닐의 아버지가 나타나 닐이 부편집장으로 책임을 맡고 있는 졸업연감에 관련된 일을 그만둘 것을 주문한다. 말이 주문이지 사실은 명령이다. 아버지의 일방적인 주문에 닐은 자신의 의견을 표명하지만, 문제에 대한 토론이나 논의는 일체 허용되질 않는다. 오히려 아버지는 닐의 친구들이 있는 자리에서 닐이 짧은 한 두 마디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 것을 도전과 항명으로 받아들인다. , 아버지의 강경한 말과 완고하기 그지없는 태도에 닐은 이내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과 함께 자신의 의견 개진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해후에서 빚어진 흥분 탓으로 돌리고 만다.
영화의 시작 부분을 장식하는 이 일화는 기성체제의 권위주의와 이에 길들여져 있는 삶의 태도를 단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 반문의 여지를 전혀 허락하지 않는 아버지의 말은 곧 자식인 닐의 존재결정과 삶이 기존의 체제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미 주어져 있는 삶의 방식으로서 가치관, 세계관 등 기존의 체제는 모든 삶의 유일한 정답인 것이다. 이 학교의 교장인 놀란 선생과 더불어 닐의 아버지는 새로운 변화라면 그것이 어떠한 것이든 결코 허용하지 않는 권위주의적 획일성과 절대 부서질 수 없는 강력한 경직성을 상징한다. 단적으로 말해서 이것은 인간 존재의 터전이 확정된 궤도이며, 삶은 전적으로 그 궤도 위에서 결정되어야 한다고 확신하는 강고한 고정관념의 덫이다. 이런 고정관념에 종속된 삶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야기의 전개에서 닐은 끊임없이 새로운 무엇인가를, 더구나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무엇인가를 추구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이 강고한 고정관념의 덫으로부터 해방되지 못하고 좌절하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1.3 키팅 선생의 첫 수업 - 존재의 유한성과 현재의 의미
- (12:00-16:58>
왜냐하면 우리는 반드시 죽기 때문이지 ······ 인생을 독특하게 살아라.
키팅 선생의 첫 수업. 키팅 선생을 기다리는 학생들의 책상 위에는 두꺼운 책들이 잔뜩 쌓여 있다. 세익스피어, 예이츠, 바이런 등 영문학 수업에는 준비해야 할 것도 공부해야 할 것도 많다. 그러나 휘파람을 불면서 교실에 들어선 키팅 선생은 이렇게 잔뜩 긴장하고 있는 학생들을 지나쳐 다시 교실 밖으로 나간다. 학생들에겐 경험해보지 못한 예외적인 상황이지만, 이 장면은 가르침이 꼭 교실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키팅은 오래전에 웰튼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의 사진들과 기념물들이 한편에 자리 잡은 로비로 학생들을 이끌고 간다. 이라는 찬송가의 시구를 읽히면서 키팅은 는 말로 학생들에게 지금, 현재의 중요함을 일러준다. 이런 수업 내용, 즉 카르페 디엠의 의미가 시험에 나올 건지를 걱정하는 카메론 같은 학생도 있다. 하지만 이런 카메론에게 라고 힐난하는 찰리를 비롯한 대다수 학생들은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새롭고 신선한 충격 속에 그 말이 무언가 의미심장하다는 것을 직감한다.
우리는 반드시 죽는다는 것,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