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신경림 분석
분야
hwp1. 생애 및 작품 활동
신경림은 1935년 봄 충북 충주군 노은면 연하리에서 4남2녀의 맏아들로 태어난다. 본명은 응식이다. 1952년 충주고등학교에 들어간 그는 책읽기에 몰두하게 되는데 특히 백석, 이용악, 오장환, 임화 등의 시집을 밤새워 읽곤 한다. 그 중에서 백석의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과 이용악의 북쪽을 감명 깊게 읽는다. 이용악, 백석의 시에서 그는 쉽고 간결한 시적 구문, 서사적 맥락, 묘사의 사실성을 배우고 읽혀 뒷날 자기 시의 능기로 삼는다.
1955년 신경림은 동국대학교 영문과에 입학한다. 어렵게 서울 생활을 하던 중 1956년 이한직의 추천으로 진보적 성향의 문예지 『문학예술』에 갈대를 발표하며 문단에 나온다. 이즈음 그는 금서를 읽던 친구가 진보당 사건 1958년 1월 13일 위원장 조봉암을 비롯한 진보당의 전 간부들이 북한의 간첩들과 접선하고 북한의 통일방안을 주장했다는 혐의로 구속기소된 사건.
으로 검거되는 일을 겪게 되고, 이 일로 말미암은 충격과, 평소 품고 있던 문단에 대한 불신이 겹쳐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낙향한다.
1950년대 말에서 1960년대 초까지 신경림은 각지를 떠돌며 광부, 농부, 장사꾼, 인부, 강사 등으로 지내며 가난하고 세상에 대한 복수심과 체념으로 일그러진 사람들을 만나면서 들은 삶의 이야기를 훗날 눈길그날 등의 시편에 담아 낸다.
1965년 김관식의 강권으로 침묵 끝에 서울로 올라와 비로소 시 쓰기에 몰두한다. 그 결과 1970년 평론가 유종호의 소개로 『창작과 비평』에 농무외 여러 시편을 선보인다. 1973년에는 첫 시집으로 『농무』를 출간하게 된다. 그는 『농무』 한 권으로 새로운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시인으로 자리매김되고, 제1회 ‘만해 문학상’을 거머쥔다. 1979년 봄, 두 번째 시집 『새재』를 내놓는다. 『새재』에서는 시인의 신념과 민중적 가락이 이전보다 더욱 구체성을 띤 채 펼쳐진다. 『새재』를 펴낸 지 이태만에 제8회 ‘한국 문학 작가상’을 받는다. 1985년 민요 채집 활동을 해 오던 신경림은 『민요 기행1』과 통일을 노래한 본격 민요 시집 『달넘세』를 내놓는다. 이어 1987년에는 장시집 『남한강』, 1988년에는 시집 『가난한 사랑노래』 『가난한 사랑노래』에서 신경림은 도시 변두리 빈민들의 삶으로 눈길을 돌려, 농민시인에서 민중시인, 노동시인으로 발돋음한다.
를 펴낸다. 1990년에 들어 길 위에서 만난 인연을 노래한 기행 시집 『길』을 내놓는다. 그는 1993년 시집 『쓰러진 자의 꿈』을 내놓고, 1998년 『어머니와 할머니의 실루엣』을 펴내면서 ‘공초문학상’을 수상하게 된다. 그는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관심으로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과 환경운동연합대표를 지내고, 동국대학교 석좌 교수를 지내기도 한다.
2. 문학적 특성
1)민중시인, 신경림
민중시란 민중 문학의 한 영역으로 민중의 삶을 소재로 민중을 둘러싸고 있는 왜곡된 사회구조와 현실을 개선 극복하려는 시이다. 한국의 민중시는 1960년대에는 419혁명으로 부패한 사회를 고발하고 변혁을 추구한 김수영과 신동엽의 참여시에서 찾을 수 있다. 1970년대는 산업화와 유신 체제를 위시한 정치적 모순으로 사회가 경직화된 시기였는데 김지하, 신경림 등 진보적 지식인 시인들은 경제적정치적으로 소외된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우리’라는 공동의 장을 마련하였다. 1980년대 이후는 노동자들이 주체라는 특성으로 노동시로 불릴 정도로 그 진행과정에 있어서 상당한 변화를 겪었다.
신경림은 70년대와 80년대 우리의 시단이 민중과 현실에 의해 지배되던 시기에 『농무』 등의 시편에서 관념적이거나 작위적이지 않고 민중의 언어로 가난한 농민들의 삶을 자연스럽게 그려낸 민중 시인이다.
앞으로 『농무』 등의 작품을 통해 그의 시에 나타난 민중성, 현실성, 서정성 등을 살펴보기로 하자. 농무에서 그는 생생한 민중의 삶과 언어를 나타내었다. 그의 초기 작품 갈대와 마찬가지로 농무의 주된 정조도 비애이다. 그러나 농무에서는 갈대의 관념적인 비애에서 한층 나아간 생동감을 느낄 수 있고 독자와의 정서적 교감을 더욱 크게 느낄 수 있게 된다. 농무는 선경 후정으로, 앞부분에서는 시의 배경과 정황이 제시되고 그 뒤를 이어 시적 화자의 정서가 표현되어 있다. 앞의 배경은 시적 화자의 정서를 강화시켜 주는 역할을 하고 소외된 농민 계층의 비감한 정서를 촉발시키는 분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산업화에서 소외되고 그것으로 인해 몰락해 가는 농민들의 비애를, 관념화시키거나 감상적으로 과장하지 않고 이것을 농촌의 구체적인 현장의 모습을 통해 생생하게 형상화해 냈다는 데에서 이 시의 시적 정취를 지적할 수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