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ts무용단 23th정기공연 안무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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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Karts무용단 23th정기공연 안무 세미나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안무 세미나
K-arts 무용단 23th 정기공연
1. 기억의 숲 / 안무: 서혜진
어둠 속에서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발자국 소리에 뒤이어 여자의 채 다 지르지도 못하는 비명소리. 불이 켜지고 무대 위 새빨간 조명 아래 엎어진 여자, 그 위에 두꺼비처럼 여자를 누르고 있는 남자가 보인다. 성폭행이다. 학교신문을 통해 서혜진 안무자님의 작품내용이 성폭행에 관한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의 기대는 그 일방적인 욕망의 세례, 무엇으로도 용서될 수 없는 그 폭력의 무거움이 어떻게 춤이 될 수 있을까에 있었다. 만일 사실적인 묘사를 한다면 이건 그 소재 자체에 대한 또 하나의 폭력이 될 수도 있겠다고 조심스럽게 걱정했는데 작품은 폭력이 이루어지는 현장의 그림을 재현하는 데서부터 출발하고 만다.
2년 전쯤 대구지하철 참사를 소재로 한 무용공연을 본 적이 있다. ‘지하철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연기하는 무용수들이나 그 안에서 엄마에게 보내는 문자 등을 드러내 ‘죽음 앞에서의 사랑’을 강조하는 연출법 등은 그 사건을 기억하는 우리들에게나, 그 사건을 생활로 받아들였어야 했던 유가족들에게나 전혀 설득력이 없었다. 그저 그 사건에 안무자가 얼마나 충격을 받았고 또 마음 아파하는 지에 대한 관객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고 느껴질 뿐이었다. 그렇다고 실제로 일어난 그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 사회의 책임을 묻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던 것도 아니었다. 그 때 나는 이런 공연을 만드느니 차라리 그들을 위한 굿이나 한판 거하게 벌이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무대 위에서 공연을 만드는 이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시각을 분명히 담은 하나의 큰 우물을 던져 그 안에서 관객이 구체적인 무언가를 건지도록 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안무자가 성폭행에 대해 사회의 책임을 묻거나 관객의 성찰을 유도하게 하고 싶었다면 분명한 그만의 시각이 있었어야 했다. 성폭행이란 민감한 소재를 단지 움직임의 충동을 주는 촉매로만 사용했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었다. 추상적 표현이 주가 되는 무용공연의 경우 그 진실성이 다른 어떤 공연예술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시인이 자신이 실제 느껴보지도 못했던 다른 이의 경험을 자기 것인 양 아픔을 노래하며 시를 썼다고 했을 때 그 누가 그 시를 읽으며 함께 아픔을 공유할 수 있을까. 물론 진실성을 전혀 보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나는 이 작품에서 안무자의 어찌할 수 없음, 안타까움과 아픔을 느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이 내게 전해지기까지 거르고 눈감아야 할 장애물들이 너무나 많았다.
소재 자체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기 때문일까, 움직임 역시 깊이를 갖지 못한다. 군무는 어디다 떼어 붙여놔도 무난하게 어울릴 정도로 주제와 멀리 떨어져 있으며 또한 움직임 속에서 ‘아, 이 사람 작품이다!’ 할 만한 특징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만일 그가 팜플릿에 제시한 대로 욕망에 근거한 먹고 먹히는 관계에 대해 말하려 함이라면 차라리 sex자체를 소재로 놓고 그 이상을 관객의 몫으로 돌리면 어땠을까?
2. 커튼콜 / 안무: 최진영
팜플릿에 적힌 작품내용과 안무노트를 통해 우린 이미 등장할 인물이 죽음을 향해 갈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새하얀 무대 위, 남자가 새까만 옷을 입고 저 뒤에 섰을 때 우리는 또 한번 그가 조금씩 앞으로 나오리라는 걸 예상할 수 있었다.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말씀하셨듯 끝을 알 수 있는 시작. 그러나 작품은 지금 생각해보면 빤한 과정을 계속 보게끔 하는 힘이 있었다.
날씨를 알리는 기상캐스터의 목소리가 점점 빨라지고 여러 뉴스앵커들의 목소리가 이리저리 치이고 겹쳐지며 무대 안으로 침범해 들어온다. 그에 맞추어 양쪽으로 안개가 스며들어 중앙에 버티고 선 이 남자에게 덮쳤을 무렵, 남자는 무언가 에게 가슴팍을 계속 맞는 듯 몸을 꿈틀거린다. 이는 재밌는 움직임임에는 분명하나 이미 무대 위에 그가 삶에서 얻은 괴로움을 짐작케 하는 장치들이 중복되어 있는 상태였다. 안개, 뒷모습, 뉴스의 반복과 빨라짐 등으로 포화상태인 무대 위에 보태진 그 움직임은 재미있는 질에도 불구하고 사족이 되어 안타까웠다. 뉴스가 잦아들고 남자는 침묵 속에서 그 움직임을 계속 한다. (그는 침묵 속에서도 음악적으로 춤을 추었다.) 그의 몸뚱이가 조금씩 앞을 보려 한다. 관객으로서 나는 그가 앞을 보게 될 시간을 기대한다. 무언가에 후려 맞는 듯하던 등의 구불구불한 움직임 도중 그는 급작스럽게 현대무용 같은 팔 동작을 하며 앞을 본다. 그렇게 앞모습이 시간 속에 아무렇지도 않게 내펼쳐졌을 때, 아무런 존재감도 느끼지 못한 난 어쩐지 배신을 당한 듯 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의 움직임이 조금씩 가속도를 받고 갈등이 고조될 무렵 음악은 파열하는 전자음으로 변한다. 그 음악은 지루하리만치 그를 괴롭히다가 아주 잠깐 정지되는데, 그 짧은 순간 침묵 속에 빠르게 점멸하던 조명은 그를 향한 마지막 일격처럼 느껴질 정도로 효과적이었다.
무용수가 관객의 집중을 끌어 들이는 사이 문득 우리는 그가 어느새 무대 앞쪽 까지 나와 있음을 알게 된다. 아쉬웠던 건 작품의 ‘끝’이다. 계속해서 절을 하듯 머리를 앞으로 쳐내던 그가 정면을 보며 소리 없이 외칠 때 관객으로서 나는 크게 박수를 치고 싶었다. 그러나 소리 없이 외치던 무용수는 계속해서 자신의 괴로움을 몸으로 표현한다. 아슬아슬했지만 애써 절제하며 끌어온 작품의 결이 모두 파헤쳐 지는 순간이었다. 우리가 타인의 과도한 친절에 때론 불쾌함을 느끼듯이, 작품도 역시 친절한 설명으로 인해 불쾌해질 수 있다. 결국 그의 포효가 모두 끝나고 나서야 조명이 꺼지고 작품은 한발 늦게 관객에게 박수를 청한다. 우렁찬 박수를 보낼 수 있던 순간을 놓친 나는 박수를 치면서도 계속 아쉬움을 느껴야 했다.
3. 제자리 뛰기 / 안무 : 전경호
과녁 같은 조명이 네 개, 거기가 자기 자리인 양 누운 사람들이 네 명. 그 자리를 지키며 맴을 도는 그들은 안전하지만 동시에 불안해 보인다. 누워서 원을 도는 한 가지 동작으로 계속 끌어가던 초반부가 지루해질 때 쯤 훅 하며 조명이 꺼지고 다시 밝아졌을 땐 네 개의 과녁이 사라지고 경계 없이 텅 빈 무대가 보인다. 바닥 위에 그들이 확신할 만한 어떤 흔적도 남지 않게 되었을 그 때가 전체 작품을 통틀어 가장 신선했던 순간이었다. 자기 자리라고 믿을만한 근거가 사라진 상태, 도망갈 선택을 할 수도 있는 상황, 주변의 모두가 자리를 불신하게 된 위험한, 무언가 일어날 것만 같은 분위기. 그러나 무용수들은 자기 자리에서 1m이상 이동하지 않고 그대로 그 과녁을 유지하며 특별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는 또 다시 제자리에서 맴돌기. 바닥에서 맴을 도는 초반부와 똑같은 움직임이 다시 반복되는 걸 보면서 흥미가 한 번에 싹 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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