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베니스의 개성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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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의 개성상인
베니스의 개성상인은 사업가이자 작가인 오세영의 역사소설이다. 한국의 상사(商社)인 정명물산 간부인 유명훈 과장이 무역경쟁을 벌이면서 치열하게 사는 1987년과 17세기 이탈리아에 살았다는 조선사람 ‘안토니오 꼬레아’의 삶을 대비시키는 방법으로 글을 전개하는 것이 특징이다.

루벤스作 (1577∼1640)
이 소설의 시작은 유럽 출장을 마치고 온 유과장은 대학교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자신이 유럽에서 본 루벤스의 초상화 한복을 입은 남자 이야기부터 출발한다. 초상화속의 남성은 자신 있는 미소를 띠고 있었고 한복을 입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들은 친구는 ‘안토니오 꼬레아’라는 사람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진왜란으로 끌려온 조선인들을 카를레티라는 이탈리아 노예상인이 샀는데, 이들 중 한 사람을 자기 나라로 데려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후손들인 꼬레아 씨족들이 이탈리아 남부의 알비라는 마을에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와 더불어 소설은 역사 속으로 들어간다. 1592년 임진왜란당시 개성상인(송상)의 아들인 유승업은 여동생 명이와 부모님이 일본군에게 살해당하자, 수군에 지원, 입대한다. 하지만 원균이 칠전량 해전에 패하면서 포로가 되어 일본에 끌려간다. 숙련 된 조선 수군 출신이었지만 부상을 당해 장애인이 된 만대 아저씨와 더불어 강제노동으로 고생하던 유승업은 조선에서 망명한 서어 스님의 도움을 받아 진대인이라는 중국 거상과 함께 명나라에 간다. 명나라에서 유승업은 예수회선교사 스테파노 수사의 영향으로 라틴어, 서양법등의 신학문들과 천주교라는 새로운 세계로 인도받아, 이탈리아어, 라틴어, 서양법등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을 갖게 된다. 진대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명나라 정부의 해금정책으로 고향에 갈 수 없게 된 유승업은 이탈리아 상인인 프란체스코 카를레티를 따라 이탈리아라는 당시로서는 ‘미지의 나라’인 그곳에 간다.
이때부터 그는 유승업이라는 조선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안토니오 꼬레아는 새로운 이름을 사용한다. ‘안토니오’는 로마 가톨릭 세례명이고, ‘꼬레아’는 조선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안토니오는 델 루치 상사라는 베니스 공화국의 상사창고에서 서기로 일하기 시작하는데, 우연히 고향에서 익힌 실력을 발휘, 심심풀이로 만든 회계장부를 본 루셀라니 수석부지배인의 눈에 들어 회계부에서 일하기 시작한다. 물론 그는 회계가 적성에 맞았기 때문에, 회계부일을 도맡아 하는 전문가로 성장한다. 마침 성 베드로 대성당에 납품할 교황청의 유리제품입찰이 시작되어 안토니오는 로셀리노 대리인을 따라 로마에 건너가게 되는데, 하필이면 베니스 공화국이 로마 가톨릭과 개신교간의 교회분쟁을 중재하면서 개신교 편을 드는 바람에 파문당하는 일이 벌어진다. 그러자, 유리제품시장에 참여하고 싶어 하는 나폴리공작소 로렌제티 총재의 심리를 이용, 그의 이름으로 교황청에 유리제품을 납품하는 지혜를 발휘하여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을 받는다. 나중에는 에스파냐의 식민지였던 멕시코에서 직접 색소추출에 사용되는 연지벌레를 구입하는 모험을 하는 등 상인으로서 활약하다가, 아내 줄리에타의 고향 알비에서 은퇴생활을 즐긴다. 미국의 무역개방공세와 맞서 싸우느라 지쳐있던 유과장도 다카르 렐리에 참여, 자신의 조상일지도 모를 안토니오를 생각하면서 고난을 헤치는 기쁨을 누린다.
400여 년 전의 베니스와 1990년대 초의 한국은 많은 면에서 유사한 상황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러한 유사함은 베니스와 한국이 안고 있는 부존자원의 궁핍함에서 기인하는 중개무역과 중개수출중심의 경제정책이라는 상황과 양자를 추격하고 있는 후발 경제주자들의 급속한 성장과 내부적인 경쟁력 상실요인들의 증가에 있다.
그림이 그려졌다고 생각되는 시기의 유럽은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계속되었던 신구교의 첨예한 대립과 종교 적인 명목의 세속화에 따른 각개분열과 힘의 재배열로 절대왕정기에 접어드는 혼란의 시기였다. 신구교의 대대 적인 충돌이었던 30년전쟁으로 인한 종교 우선에서의 자국, 특히 경제 우선의 논리가 지배하는 시대로 접어드는 시대로써 베니스의 중개무역은 점차 자체적인 자원의 빈곤이라는 내재적인 한계에 직면하게 되어 점차 퇴로의 길에 접어들고 있는 중이었다. 산업자체의 양태가 변화되어 산업화로 인한 식민지 지배의 길로 접어 들어가고 있는 상태로, 무력을 동반한 식민지 지배와 착취를 통한 자국의 번성이 불가능한 국가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산업구조와 국가구조 자체의 변혁기에 접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1980년대 말 세계는 전후 세계를 지배하면서 지엽적인 분쟁은 이념 대립 속에서 억제된 채 양극화 체제로 표면적으로는 오히려 조용한 상태를 유지하여 왔다. 그러나 이념대결의 산물로서의 양극 중에서 한 쪽이 무너지면서 이데올로기의 대립구도가 붕괴되면서 블록화자국 이익 우선의 경제논리가 우월해지고, 지역적인 충돌이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 상태였다. 400여 년 전 유럽이 그러했듯이 정신적인 산물로서의 종교나 이념이 더 이상 세계를 조절하는 기능하고, 자국 위주의 경쟁시대로 접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인 유사함과 함께 두 인물의 개인적인 유대감도 시작할 때는 모르게 설정되어 있지만, 어딘지 정확히 모를 동질감에서 출발하여 같은 고향의 자손들이자, 같은 종교와 같은 세례명을 가지고 있다는 직접적인 유대감으로 연결되어 대미에서는 그 자신이 그림속의 주인공이 되어버리고 만다. 실재하는 그림속의 인물이 개성상인의 후예인지는 모르지만, 작자 스스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유명훈이라는 인물을 역시 개성이 고향인 것으로 설정을 함으로써 계속적인 공통점을 유지하게 하고 있다.
양자는 모두 불굴의 의지를 가진 인물로 자신이 믿는 바에 대해 확신을 가지게 되면 무리수라고 할 정도의 추진력과 적절한 시대적 상황을 이용하게 되는 것 또한 유사하다. 그림 속의 인물이 나타내고 있는 자신감이 있는 묘한 웃음이 주는 감동이 무엇인가를 읽는 이 스스로 느끼도록 하도록 세심한 부분에서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소설 전반에 흐르는 줄거리 또한 시대를 달리할 뿐 그만한 어려움을 내포하는 설정으로 일관성을 유지한다. 우선 처음 출발할 때 겪었던 어려움인 교황청에의 유리납품, 잉글랜드의 원모수출 중단조치와 그의 대응과 통상압력을 위한 덤핑제소를 통해 역학적으로 작용하는 정세의 변화를 면밀하게 묘사하였다. 또한 시대적으로 발전의 한계를 느끼게 될 때에 그것을 돌파하는 방식으로 제시되고 있는 직선항로를 통한 신대륙 무역과 환차익을 통한 무리한 출혈 납품 또한 그 돌파방식에서의 과감함을 느끼게 해준다.
예로부터 ‘의로운 돈벌이’를 강조하고, 현대적인 회계 시스템을 조선시대에 이미 고안해 낸 개성상인들의 천부적인 장사 재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유전인자를 타고 난 듯하다. 이것이야 말로 ‘세계화’를 외치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을 뒷받침 할 수 있는, 한국인들이 가진 가장 큰 무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안토니오 꼬레아와 유명훈을 보며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