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권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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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술 권하는 사회
지금까지 1920년대의 가난에 관한 소설들을 접하며 그 시대의 하층민의 빈곤한 삶과 혹은 지식인들의 사회에 대한 분노와 투쟁을 읽어 오며 그들의 절규를 엿듣는 듯 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걸출한 문인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를 읽으며 가난을 심도 있게 그려오던 이때까지의 빈곤의 이야기와 조금은 다르게 가난이 주제에서 소재로 전향한 느낌을 받았다.
1920년대에 신경향파 문학 이 전, 이광수의 뒤를 이어 김동인을 비롯해 염상섭, 나도향, 그리고 현진건 등이 필두로 서구 근대 소설의 이데올로기적 바탕이 된 리얼리즘을 토대로 하는 근대 소설의 형성 및 확립기에 들어선다. 즉, 1920년 대 초 한국 소설의 흐름은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해서 전개된 것으로 규정할 수 있다고 하여(1) 현진건의 문학이 당대 흐름에 어떠한 지대한 영향을 받았는지를 가늠케 하고 있다.
이 시기의 현진건은 자신의 초기 작품으로서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하여 ‘술 권하는 사회’를 썼으며 당대 사회의 현실에 비판을 가하는 사실주의적 경향에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여타의 비평가들 또한 현진건의 문학을 리얼리즘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후기 작품에는 남녀간의 순수한 사랑을 다룬, 낭만적 성향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였다고도 하고(1), 그가 문학을 통해 꾸준히 지배 이데올로기를 주목하고 사랑이 실현되는 유토피아 세계를 지향했다(2)는 데서 그가 당대의 리얼리즘적 성향의 소설을 써오며 ‘백조’의 일원답게 당시 사회의 불합리와 부조리에 대한 극복을 낭만주의적 관점에서 찾고자 한 바를 알 수 있었다.
‘술 권하는 사회’는 그가 초기에 집필한 작품으로 리얼리즘적인 경향이 강하여 당대 사회의 암울하고 무거운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 낸 작품이다. 그의 작품 ‘운수 좋은 날’도 마찬가지로 당대의 빈궁 문학의 열풍에 힘입어 무거운 현실을 보여주며 또한 사실주의적인 비감한 결말을 그려내 인상 깊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번 작품 또한 그 못지않은 인상을 주었다.
일단, 이 작품은 아내와 지식인인 남편이 등장한다. 첫 도입부분 아내가 바늘에 찔려 불길함을 상징하는 부분에서부터 시작하여 과거의 행적들이 대략 나온다. 남편과 아내가 결혼 후 남편이 동경으로 유학을 가고 아내는 남편의 동경 유학이 무슨 부자 방망이라도 가져 올 듯 그를 목매 기다린다. 하지만 돌아온 남편은 부자 방망이는 커녕 아내의 기다림도 무심히 밖으로 돈을 내어 쓰고 매일같이 돌아다니다 그리곤 집에 붙어 한 숨만 쉬며 먹지도 성을 내지도 않는다. 어느 날은 아내가 그러한 남편의 우는 장면을 목격하여 가엽게 여긴다. 그러다 기어코 남편은 처음처럼 밖으로 돌아다니며 집으로 오지 않고, 어는 날 부터는 술에 취해 오기가 일쑤다. 그리고 이 날, 아내의 무엇이 술을 권 하냐는 물음에 울분이 폭증한 남편이 술을 권하는 것이 이 ‘사회’라고 말한다. 아내는 무지몽매하여 엉뚱한 소리만 하고 남편은 그 길로 다시 집을 나가 버린다.
‘운수좋은 날’이 하층민 즉 노동자의 비련한 삶과 아픔을 너무나 현실적으로 묘사해 결국엔 희망도 없는 결말을 그려 그 당시의 시대적 배경의 담담하고 아픈 진실을 사실주의로 보여 주었는데 그와 대조해 이 작품 ‘술 권하는 사회’는 지식인인 남편의 고뇌를 아내의 시선으로 보여주며 술을 권하는 암울하고 부정적인 사회적 모습을 그린다.
또한, 이 작품은 변동기 지식인들의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와 그것을 수용해 줄 수 없는 사회 사이에 벌어지는 불화를 추구하며 식민지 정책의 시대에 대응하는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2)는 것과 일제 식민지 체제하에서 신음하는 한국 사회의 부정적 현실 속에 남다른 고뇌와 번민을 거듭한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1)는 문헌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의 불안과 그에 대한 지식인의 고뇌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작품 속의 남편과 아내인 두 인물은 지식인의 대변인인 남편과 그리고 민중의 대변인인 아내의 대립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데, 두 인물의 불화는 부부임에도 불구하고 서로간의 의사가 소통되지 못하고 의기를 투합하고 한 데 뭉치지 못하여 갈등만 빚어내고 있으며 이러한 인물은 식민지하의 암울했던 당시의 사회 속에서 어떠한 희망의 대안도 찾지 못하고 방황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의 전형적인 인물을 나타내고 있었다. 더욱이 민중을 이끌고 사회의 변혁에 앞장서 적극적이고 투쟁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지식인은 현실에 부딪혀 술을 마시고 아내는 순종적이고 소심하며 무지하다. 그래서 술을 권하는 ‘사회’에 대해 알 도리가 없다.
이는 당대 일제식민지하의 사회의 청사진에는 암담한 미래만 있을 뿐, 극복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것은 남편은 또 다시 집을 나서고 아내는 허망하게 찬바람만 부닥치는 결말에서 일말의 대안의 모색이 없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그러한 현실에 대하여 주인공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 새로운 세대를 선도할 문화 엘리트들인 주인공들의 사회에 대한 비전은 세계의 횡포 앞에 좌절된다(2), 식민지 피지배 체제하의 현실을 부정적 시선으로 비판하면서도 극복하는 차원에 계급주의적인 관점을 도입하는 것을 거부하였다(1)고 평론한 글에서 주인공들이 이러한 사회에서 나갈 바를 찾지 못하고 현실 앞에 주저앉아 버렸고 그들의 극복의지와 대안 방안이 제시되지 못했음을 더욱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여타의 소설 속에서처럼 살인 또는 폭력이나 방화와 같은 투쟁적 의지를 묘사하거나 죽음과 같은 비극적 흐름이나 결말을 보여주기보다 당시 그 직분의 사람들은 거의가 그리 하였을 것 같은 흐르는 대로 두어 버린 듯 한 결말이 썩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말 그대로 리얼리즘을 생생하게 그려보여 준 결말이 차라리 주관적인 잣대로는 담담하기에 더욱 강렬했던 느낌이다.
현진건이 활동 할 1920년대 당시 프로문학이 절정으로 치닫고 그 자신은 또한 낭만주의 경향이 강한 ‘백조’에 가담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소설은 리얼리즘적 경향이 강하며 후기에는 현실의 대안 방향으로 낭만주의적 경향 또한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그의 독자적인 문학 세계는 그의 강단 있는 문학의 소신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 가운데에 탄생했던 ‘술 권하는 사회’는 술을 권하는 사회 속에서 암담하고 처참한 현실과 그 사회의 고뇌하는 지식인과 무지한 민중의 갈등을 보여 주었다는 데에서 그 의의를 찾고자 하며, 현진건 그 자신이 고뇌하는 지식인으로서 문학이라는 모태를 찾아 그 돌파구를 찾으려 한 바에서 크게 감화하였다.
참고문헌:
(1)‘사랑의 작가 현진건의 문학연구’- 한상무, 2003년2월15일, (주)북스
(2)문학과 사랑과 이데올로기[현진건 연구] - 현길언, 2000년10월30일, 태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