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2. 서문
3. 제1부 대한민국 10대와 20대, 그들의 운명
3.1. 1장 첫 섹스의 경제학: 동거를 상상하지 못하는 한국의 10대
3.2. 2장 20대가 만나게 될 세상
4. 제2부 20대에 숨통을 10대에 생존을
4.1. 1장 위기의 20대: 자멸인가? 세대착취인가?
4.2. 2장 다안성 1세대를 위한 크리스마스 캐럴
4.3. 3장 바리케이드와 짱돌의 기원에 관한 고고학적이며 기능론적인 고찰
5. 에필로그 "희망고문"을 멈추기 위하여
3.1. 1장. 첫 섹스의 경제학 - 동거를 상상하지 못하는 한국의 10대
우리나라 이팔청춘의 첫 번째 섹스는 금지되거나, 설사 이루어진다고 해도 대게 슬프게 끝이 난다. 지금의 청소년들은 거의 3천 년 만에,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하고 싶지만 돈이 없어서 모든 걸 유보하도록 집단적인 통제를 받고 있다.
'전면적인 섹스의 자유'의 권리는, 현재와 같은 모노가미의 세계에서 일반화되어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적어도 성인이라고 할 수 있는 16세 이후의 청소년들이 동거권의 형태로 별도의 가족을 꾸릴 수 있는 권리들은 우리나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확보되어 있다.
한국에는 18세 독립은 물론이고 20세 독립이라는 개념도 존재하지 않는다. 대학에는 당연히 가야하고, 그 다음에도 준비해야할 일들이 빼곡하게 기다리고 있다. 병역 서비스를 제외한 나머지 일들은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노동 시장'이라는 한 단어로 설명 된다. 중고등학교, 대학교육 이후의 교육과정은 노동공급자로서의 질을 높이기 위한 교육 과정이다.
한국의 평균 주거비용을 생각하면 독립은 아득할 수 밖에 없다. 유럽을 살펴보면 새롭게 출발하는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주거권과 생활지원을 보장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선진국들이 어느 정도 풀어낸 젊은이들의 주거권 문제가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것은 누군가 여기에 들어갈 돈을 가져가 버렸다고 답할 수밖에 없다.
독립을 생각하는 10대들이 두 번째로 부딪히게 되는 문제는 대학등록금과 같은 교육비용이다. 다른 선진국의 경우는 동거와 대학 진학 사이에 별 상관이 없고, 동거 커플들이 대학에 함께 다닌다. 오히려 주거비용을 줄이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영미형과 유럽형이 고등교육의 형평성 문제를 사회적으로 풀 수 있는 단초를 가진 반면 일본형은 문부성이 장학금을 공적으로 늘리면서 단계적으로 문제를 풀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혀 해법이 없다. 사립대 중심의 교육 시스템은 미국식이지만 각종 장학재단이 형성되지 못한 것은 일본과 비슷하다. 교육 형평성에 대한 요구가 유달리 약했기 때문에 국민소득 대비 가장 비싼 등록금을 가지게 되었다.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청소년 노동에 대해 진지한 사회적 논의가 없고, 따라서 사회적 합의도 없다는 점이다. 알바 시장의 현실은 최저임금 기준을 지키지 않으려고 하는 다양한 편법들이 난무하는 무정부주의 상태에 가깝다. 이런 문제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사회적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 사회의 10대가 약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이 20대에 독립을 하거나 더 일찍 동거를 시작한다고 해서 세상이 그 자체로 좋아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시스템은 경제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해 꽉 막혀 있고, 당연히 갖추고 있어야 할 장치들을 갖추지 못한 경우라고 진단할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의 상태가 바로 그렇다.
우리나라의 1318마케팅은 거의 '세대 착취'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심했다. 우리나라의 10대들은 교육 장치에 의해서 완벽하게 통제되어 있고, 마케팅 장치에 의해 극단적으로 착취 당하는 집단이라 할 수 있다.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10대를 희생시키면서 장기적으로 약화됨에 따라 지금의 세대 착취 현상은 오히려 강화될 것이다. 10대들은 가장 착취하기 편하고 유혹하기 쉬운 경제적 약자이며 그 부모들의 구매력을 빼먹기에 가장 쉬운 매개물이므로 마케팅 주체들은 그런 눈으로만 10대를 바라본다. 우리나라의 10대 마케팅은 인질경제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