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Ⅱ. 이슈
Ⅲ. 아젠다(Agenda)
Ⅵ. 논의
Ⅴ. 선택(정책결정)
Ⅵ. 정책집행(평가, feedback)
언론, 재계, 노동계, 보사부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천명기 장관은 통합의지를 포기하지 않고 1981년 1월 국회 보사위 보고를 통해 심사기구의 일원화, 전산의 통합을 통해 단계적으로 건강보험을 통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계기로 통합논쟁은 국회로 번졌다. 당시 국회 보사위 국회의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대부분이 통합에 찬성했다. 그 주된 이유는 조합방식은 ① 소득재분배에 한계가 있고, ② 통합으로 관리 운영의 효율화를 기할 수 있으며, ③조합방식을 채택해 실패 한 일본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국회사무처 국회회의록. 1981. 제5, 6호참조). 통합을 지지한 국회의원들은 1981년 10월 정기국회에서 보사부에 대해 건강보험 통합을 위한 개정안을 1982년 정기국회에 제출하도록 요구했으며, 1981년 11월 보사부가 의료보험연합회를 강화하는 개정안을 보사위에 제출하자 의료보험연합회의 강화는 조합주의의 강화에 불과하다 하여 반대하면서 통합법안 제출 이행을 촉구하는 부대결의까지 하였다. 또한 민정당 내 통합지지 국회의원들은 1982년 1월 당정협의에서 1982년 통합법안 마련과 1983년 통합체제 출범 방침을 세웠다.
이 무렵 대표적인 국책연구기관인 KDI도 「사회보장제도개선을 위한 연구보고서」(1981. 1)를 내어 통합을 지지하고 나섰다. 조직의 통합을 통해 위험분산의 기능을 확대하고 재원조달상의 이점을 살리는 동시에 의료비 상승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나아가 의료전달체계의 발전에도 기여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한편 1982년 1월 여당인 민정당은 건강보험을 농어민으로 확대하되 농어민건강보험을 직장건강보험에 통합시켜 출범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 「의료보험일원화법」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하기로 내부방침을 세웠다. 그해 5월 통합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천명기 장관이 경질되고 김정례 씨가 새장관으로 취임했다. 신임 김 장관은 통합의 실행에 자신이 없어 임시국회 보사위에서 통합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와 함께 김장관은 통합을 유보 또는 연기하기 위해서였는지는 모르지만 의견수렴에 나섰고, 그와 함께 논쟁은 국회를 넘어 관련 연구기관으로 확산되었다. 1982년 8월부터 민정당(복지사회연구실), KDI, 한국인구보건연구원(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크리스찬아카데미 등이 주최한 통합관련 정책협의회가 연이어 개최되었는데, 통합론이 대체로 우세하였다. 앞서 언급한 대로 통합을 지지했던 KDI는 동년 8월 보고서(「의료보험확대개선방안」)를 내고 종전의 입장에서 일부 후퇴하여 관리운영기구만 통합하고 재정을 분리하는 일종의 절충안을 제시하여 눈길을 끌었다.(KDI 1982.)
그러나 청와대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보사부가 통합을 추진하기는 어려웠다. 당시 보사부는 통합을 요구하는 국회와 이에 반대하는 청와대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된 격이었다.(이두호․ 차흥봉외, 1992:330). 결국 김 장관은 1982년 10월 국회 본회의 석상에서 ① 보험재정의 조달은 신중히 연구해야 하고, ② 지역건강보험 대상주민의 부담능력과 보험료 징수에 장애가 있고, ③ 의료자원이 도시에 편중되어 있으며, ④ 관리운영조직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정기국회에 통합 법안을 제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1982년 10월 13일 국회 보사위원회 석상에서 김정례 장관은 눈물을 닦으면서 통합 법안을 제출할 수 없다고 양해를 구해 ‘낙루장관’이란 별명을 얻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통합에 대한 대통령의 뜻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해 11월 2일 민정당 이종찬 원내총무와 국회 보사위 최영철 위원장과 ‘연구검토’ 의견을 내 상실상 통합을 보류시켰다.)
다른 한편 1982년 12월에는 중앙대 김영모 교수(크리스챤아카데미에서의 통합 지지 발제가 계기)가 통합론자들의 주장을 최초로 체계화하여 선보였는데, 의료보험관리공단의 용역을 받아 작성한 「국민의료개보험화의 합리적 방안」이라는 보고서가 그것이다. 동 보고서는 ① 조합주의의 비효율성을 실증적으로 검증하고, ②조합주의가 강변하는 창의성, 경쟁성, 노사협조주의를 논리적으로 반박했으며, ③보험자, 운영관리 및 재정을 일원화할 것을 주장하면서 통합 시 재정을 추계하여 정부지원 없이 재정운용이 가능함을 실증적으로 밝혔고, ④ 통합 후 소득재분배 효과가 강화된다는 사실을 증명하였다.(김영모 외 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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