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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hwp철학자의 임무는 종종, 지금까지 자명한 것으로 생각되어 왔던 개념에 대해 철저하게 의심하고 비판하는 형식을 취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소크라테스는 기독교 철학에서 통용되고 있던 ‘원리’나 ‘기원’(아르케)의 개념을 비판했고 데카르트는 중세이래의 신학적인 세계관을 의심했다. 그러나 그때까지 자명한 것으로 여겨져 왔던 개념을 철저하게 부인하고 비판한다는 점에서는 니체만큼 신선한 비판을 행한 철학자가 없다. 왜냐하면 니체의 비판대상은 요컨대 ‘이제까지 유럽에서 생각되어 온 모든 인간적 가치’였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생각되어 온 모든 인간적 가치는 어떤 것인가. 달리 말하면 유럽에서 인간에 관한 개념이야 말로 인간이 가져야 할 모습, 즉 ‘인간의 이상형’ 이다. 유럽에서 ‘이것이야 말로 인간이 가져야 할 이상이다’라고 하는 것에 대해 전반적으로 하나하나 철저하게 의심해 보는 것이 니체가 행한 근본적 ‘비판’의 주안점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이제까지 유럽에서 생각되어 온 모든 인간적 가치’란 무엇인가. 그것은 크게 말해 세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우선 ‘기독교’ ‘도덕’ 그리고 ‘진리’라는 개념이다. 기독교의 중심 사상은 무엇보다 ‘이웃에 대한 사랑’이고 도덕이나 윤리는 근대철학의 중심 문제이고 진리에의 의지는 근대 이후 인간사회의 기본 명제라고 할 수 있다. 확실히 이것들은 유럽에서 오랫동안 ‘최고 가치’로 간주되어 왔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또 어떤 방법으로 이것을 철저하게 비판하려고 하는가? 지금부터 이 문제를 자세하게 살펴보고 그 비판의 결과 도래하는 니힐리즘을 어떻게 극복해 갈 것인가라는 니체의 대안을 이해해 보도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