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2.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 자기구현의 성장과정
3. 토마스 만의 [토니어 크뢰거] - 의미있는 길 잃기
4. 유하의 [말죽거리 잔혹사],[세운상가 키드의 사랑] - 혼란 속의 성장 유예
5. 텍스트간의 비교 분석을 통해 바라본 성장의 의미
6. 나오며
눈을 똑바로 뜨고 그 벌레를 낱낱이 관찰함으로써 내게 징그러움을 강요하는 그 벌레들의 기대를 좌절시켰다 은희경, 새의 선물, 문학동네, 1995년 출간, p115
위 문장은 은희경의 소설 “새의 선물”중 일부에서 발췌한 것이다. 이 문장을 쓴 주인공인 진희는 당시 겨우 12살의 꼬마 아이였다. 소설 속의 진희는 어렸을 때 자신에게 주어진 슬픔을 이기기 위해서 성장을 거부하는 길을 선택한다. 이 문장에서도 볼 수 있듯, 그녀는 자신을 이미 어른이라고 생각하며 냉정한 자아를 만든다. 응석부리는 아이의 모습으로는 자신에게 닥친 현실을 감당해 내기가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12살 이후로 진희는 “성장할 필요”가 없었다. 여기서 우리는 비교적 주목할만한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이제까지 성장이라는 것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되어 왔으나, “새의 선물”을 비롯한 현대의 많은 성장소설에서 볼 수 있듯이, 성장은 자연적이고 필연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가 된 것이다.
원래 그냥 주어지던 것이 자신에게 선택의 문제로 다가올 때, 인간은 당혹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예컨대, 전근대의 사회에서 한 사람이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는 것은 당연한 의식이었다. 하지만 사회가 복잡, 다양해짐에 따라 결혼을 포기하거나,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갖지 않는 다양한 삶의 스펙트럼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가정을 이룬다는 거사(巨事)가 선택의 문제가 된 지금, 현대인들은 결혼과 가정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성장의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예전에는 누구나 어떠한 계기를 통해 성장한다는 통념이 존재했는데, 최근 성장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타남에 따라 우리는 다시금 성장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관찰할 필요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2. 김종엽, 동화와 민족주의, 사회와 역사 52집 가을호
3. 씨네 21
4. 러셀, 서양의 지혜, 서광사, 1977
5. 유하, 세운상가 키드의 사랑, 문학과 지성사
6. 강초롱 “성장소설의 관점에서 본 시몬느 드 보부아르의 [얌전한 처녀의 회상] 연구”, 서울대 불문과, 2004
7. 정서웅, “독일 문학의 깊이와 아름다움”, 민음사, 2003
8. 필립 아리에스, 아동의 탄생, 새물결, 2003년 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