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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x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미국 연방 교통부로부터 헬멧 규격 인증을 받아야 했다. 여러 차례 샘플을 만들어 미국으로 보냈으나 그때마다 번번이 탈락했다. 왜 떨어지는지, 어떤 부분에 결함이 있는지 이유조차 설명해주지 않았다. 홍진크라운 직원들은 행동에 나섰다. ‘새벽 눈 쓸기’. 당시 헬멧을 검사하는 한 시험관이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 살고 있었다. 홍진크라운 미국 지사장이 매일 아침마다 시험관의 집 앞에 쌓인 눈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한 달여. 시험관이 지사장을 집으로 불러들였다. 흠이 있는 품목을 합격시킬 수는 없으니 눈 치우는 일을 그만두라는 것이었다. 지사장은 “합격을 시켜 달라는 것이 아니다. 떨어지는 이유만 가르쳐 달라”고 말했다. 시험관은 웃으면서 어떤 점이 부족한지 꼼꼼히 설명해 주었다. 이때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연구를 거듭했다. 1984년 11월, 드디어 미국 헬멧 규격 인증을 획득했다.
홍진 HJC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어느 날, 홍완기 회장에게 들어온 OEM제의, 그것을 뿌리치고 자사 브랜드로써 소비자 지향적인 제품과 까다로운 품질 관리로 날로 성장하였다. 이러한 꿀맛 같은 행복 뒤에 1991년 7월, 그 해 여름 폭우로 인해 홍진 HJC 공장 뒤의 둑이 무너져, 물이 공장으로 흘러 들어 반 지하 공장이 전부 흙으로 뒤덮여 버렸다. 제품 자재들도 모두 떠내려 가버린 상황에서 홍 회장과 홍진 HJC 직원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참담함에 빠진다. 참담한 기분을 딛고 HJC 전 직원은 밤낮으로 복구 작업을 벌였다. 다행히 6~7개월은 족히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복구 작업은 근 1달 만에 끝났다. 한숨을 돌릴 겨를도 없이 전 직원이 휴가도 반납한 채 밤낮으로 전력투구 한 끝에 그 해 미국 수출 물량은 정상적으로 출고될 수 있었다. 1992년 12월 홍진 HJC는 드디어 미국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게 된다.
1996년 1월 29일, 또 한번의 시련이 찾아온다. 캐나다 록키서드밸리에서 눈길에서 사용되는 스노우 모빌 헬멧과, 이동 중 서로 대화가 가능하도록 헬멧에 마이크와 스피커를 장착한 채터 박스 시운전을 하며 홍완기 회장과 홍수기 사장은 흡족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도 잠시, 난데없이 한 직원이 탄 스노우 모빌이 소나무를 들이 받고는 그대로 눈밭에 고꾸라지는 게 아닌가. 놀란 팀원들이 어떻게 손을 쓸 겨를도 없이 그 직원은 이내 사망하고 말았다. 비운의 주인공은 당시 해외 영업부 과장을 맡고 있던 홍완기 회장의 막내 동생 홍을기 과장이었다. 그들은 ‘이 프로젝트는 을기의 생명과 바꾼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는 이 신제품으로 세계 시장을 석권해 그의 영혼에 바쳐야 한다’고 마음을 먹었다. 이 후 출시된 홍진 HJC의 스노우 모빌 헬멧은 비극을 딛고, 세계 스노우 모빌 헬멧 시장의 70%를 점유하는 효자 상품이 된다.
우리가 일본하고 경기를 하면 축구든, 권투든 지면 상당히 억울하게 생각 하는데 상품에서 지는 것은 왜 당연하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우리가 만드는 헬멧 하나로 일본을 이겨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일본은 골리앗의 기세로 세계 정상에 우뚝 서 있는 상태였다. 조약돌부터 던졌다. 우리가 하는 일부터 일본을 한번 이겨보자, 내 손으로 1등 제품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전사원의 결의로 우리의 힘으로 세계 제일을 ! 이라는 표어가 생겼다.
이제는 일본은 물론 세계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거대한 전설이 됐다. 1등을 넘어 1류가된 홍진 HJC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