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학개설] 판소리계 소설 흥부전을 읽고 - 흥부전에 감취진 여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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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국문학개설] 판소리계 소설 흥부전을 읽고 - 흥부전에 감취진 여러 이야기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판소리계 소설 ‘흥부전’을 읽고
흥부전에 감춰진 여러 이야기
판소리계 소설 중 하나인 흥부전을 읽으면 원래 알고 있던 가난한 흥부가 착한 짓을 해서 복을 받고, 못된 놀부는 천벌을 받는 ‘권선징악’의 그런 진부한 이야기만 머릿속에 남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의외로 흥부전에는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재밌는 이야기가 있었다. 에세이를 써야 된다는 생각 때문인지 고정관념을 버리고 읽으니까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한 이야기가 보였는데, 어떻게 생각하고 읽느냐에 따라서 흥부전의 내용의 새롭게 느껴졌다. 지금부터 흥부전에 담겨있는 재밌고 새로운 이야기를 말해보려 한다.
1. 맞벌이 부부 흥부네, Working mom 흥부아내!
요즘은 대부분이 맞벌이 부부이다. 먹고 살기 힘든 이 세상! 둘이 벌어야만 헤쳐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특히 남자가 가장의 역할에 서기 보단 여자가 가장이 되어 돈을 벌고 가계를 꾸려나가는 가정도 은근히 많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서도 나타났다. 흥부와 함께 가난과 시련을 겪어낸 사람! 바로 흥부 아내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흥부전을 읽다 보면 흥부전의 현실적인 가장이 오히려 흥부의 아내처럼 느껴진다. 착한 마음씨에 반해서인가? 정말 별 볼일 없는 흥부에게 시집온 흥부 아내는 어려운 집안 형편에서도 그 많은 아이를 낳아서 양육하고, 놀부에게서 아무것도 얻어오지 못한 흥부에게 짚신이나 삼아 팔아 자식들을 살리자고 제안하는 생활력이 강한 여자이다. 요즘 같았으면 바로 이혼하거나 도망갔을 것인데 직접 품을 팔자고 말하며 자신은 용정방아 키질하기, 초상집에 제복 짓기, 해빙하면 나물 뜯기, 춘모 갈아 보리 좋기 등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해서 집안을 꾸려간다. 자신만의 삶도 없이 오직 가난을 이겨내기 위해 헌신을 다하는 여자이다. 비록 무능력하지만 흥부도 정이월에 가래질하기, 일등전답 못논 갈기 등 할 수 있는 일은 다해서 집안에 보탬을 주고자 하고, 대신 매를 맞아주는 일을 해서라도 돈을 벌려고 한다. 이 눈물겨운 맞벌이 부부의 생활상은 오늘날 슬픈 드라마에 꼭 나오는 남편은 막노동을 하고 아내는 허름한 식당에서 일하는 가난한 서민 부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해준다. 생활고에 찌들어서 흥부 아내는 흥부를 닦달하기도 한다.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돈 쫌 많이 벌어오라고 바가지 긁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흥부아내가 속물인 여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난에 상관없이 태평스런 남편에게 먹을 것을 구해오라고 닦달하는 것은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말들이지 남편이 미워서가 아니다. 그리고 남편이 대신 매 맞는 것도 반대하고, 무슨 일만 안 풀리면 우는 흥부를 달래주며 힘을 보태주는 것을 보면 남편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 현실의 그 가혹함 앞에서도 남편에게 의지하기 보단 함께 가계를 일으켜 세우려고 노력하는 착한 여자이다.
그런데 나중에 후반부에 박을 탈 때 그냥 웃음 포인트로 등장했을 수도 있지만 양귀비가 들어있는 박은 선량한 흥부 아내에게 좀 너무했다고 생각한다. 흥부가 한 거라고는 제비 다리 고쳐준 것밖에 없는데, 흥부를 위한 선물만 있고 왜 힘들게 일한 흥부 아내를 위한 보상은 없는 것인가. 여자의 직감으로 흥부 아내는 그 박은 켜지 말자고 하지만 흥부는 결국 켜서 양귀비를 첩으로 맞이한다. 애고 저 꼴을 어떻게 보냐고 하며 내색하는 흥부 아내가 불쌍하게 느껴졌다. 흥부전에서 이러한 상황을 보면, 몇 달 전 까지 방영했던 드라마 ‘조강지처 클럽’이 생각났다. 흥부는 조강지처의 고마움과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 조강지처의 고마움을 모르고 바람을 피다가 나중에 후회하고 돌아오는 그런 종류의 드라마가 많다. 대한민국 아줌마들이 푹 빠져드는 드라마인데, 아마 양귀비가 나온 박을 보면 아줌마들은 다들 흥분을 할 것이다. 아무튼 이렇게 흥부 아내의 관점에서 흥부전을 살펴보면 많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다. 맞벌이 부부 이야기, 일하는 아내, 남편을 빼앗긴 아내 등 현대 드라마에서 볼 수 있었던 요소들이 흥부전에도 담겨 있었던 것이다.
2. 흥부와 같은 마음씨로 남들에게 도움을 주는 놀부가 되자.
흥부전을 읽다 보면 직업도 없는 흥부가 그 많은 자식들을 데리고 살아간다. 어디까지나 소설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이러한 설정이 현실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다. 카드빚에 쪼들려 살고 양육할 능력도 없는 아버지 밑에 자식이 많은 안타까운 상황이 되는 것이다. 흥부전에서는 소설이기에 해피엔딩으로 이야기가 마무리 되지만, 만약 이 무능한 아버지와 많은 자식들의 이야기가 소설이 아닌 현실이라면, 뉴스에서 나오는 것처럼 아버지가 아이들을 데리고 동반자살을 하는 끔찍한 상황까지 갈지도 모른다. 이렇게 볼 때, 물론 놀부의 재산이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라지만 (이것을 뺏어오지 못한 흥부도 잘못이 있다. 그리고 시대상 봤을 때 장남이 재산을 상속받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자식을 굶어죽게 만드는 흥부보다는 둘만 낳아 잘 기르는 놀부가 더 현명한 것이 아닐까?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는 흥부보다 놀부처럼 사는 것이 옳다고 본다. 흥부처럼 마음씨만 착하다고해서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경쟁력을 갖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이다. 흥부처럼 착하게만 살다가는 사기나 당하고 손해만 보게 될 뿐이지, 차라리 놀부처럼 자기 욕심도 채울 줄 알아야하고, 좀 이기적인 면이 있어야 한다.
이처럼 경제적인 측면에서 볼 때, 흥부보다는 놀부가 생활력도 강하고, 이익을 챙길 줄도 알기 때문에 놀부처럼 돈을 버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된다. 그렇다면 그냥 놀부처럼 돈을 버는 것이 최고일까? 흥부의 착한 성품은 별 필요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놀부처럼 벌어서 그 돈을 사용할 때, 여기에 바로 흥부의 착한 마음씨가 들어가야 한다. 흥부에게서 착한 성품을 빼면 시체다. 자기를 그렇게 구박하고 자신이 어려울 때 도움 한 번 주지도 않은 형이 거지가 되어 찾아 왔을 때, 형을 받아들이는 흥부의 그 착한마음을 우리는 높게 살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착한 마음을 본받아야 한다. 그래서 놀부처럼 번 돈을 어렵고 가난한 이에게 도움을 주는데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놀부처럼 자신의 이익을 챙겨 부를 축적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거기에 흥부의 착한마음으로 돈을 좋은 곳에 쓴다면 그보다 더 보람된 일이 뭐가 있을까? 흥부와 같은 마음으로 남들에게 도움을 주는 놀부가 되자는 말은 이런 뜻이 담겨져 있는 말이다.
흥부전을 읽으면서 흥부는 무조건 착하고 놀부는 무조건 나쁘다는 고정관념은 버려야한다. 흥부 놀부 각각의 인물에서 우리는 장단점을 찾아 낼 수가 있다. 모든 등장인물이 그렇다. 그 중에서도 장점만을 본받아 자신의 삶의 교훈으로 삼고 행동한다면, 비록 살기 힘들고 고단한 세상이지만 조금이나마 밝고 아름다운 모습이 보이는 사회가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