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의 미로 _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감상문 - 미궁,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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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감상문
미궁, 현실
이는 어느 노래 가사나 동심어린 동화, 또는 만화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근심 걱정 없이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 순간이 잠시나마 올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현재의 세상’에 수많은 이들 중 하나로 살아가는 ‘나’의 눈으로 바라보는 지금의 현실은 영화 속 오필리아를 둘러싼 현실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마냥 평온하지만은 않다’는 점에서 다를 바 없다.
아침에 힘겹게 눈을 뜬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하루는 시작된다. 전날의 피곤함이 가시지 않는다. 그리고 이 느낌은 매일 하루가 시작되는 순간에 무한 반복된다. 대한민국 내, 취업 준비를 앞둔, 대학교 4학년에 재학하는 한 여대생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오늘의 현실은 빠른. 바쁜, 치열한, 피곤한, 각박한, 불안한 등의 낱말로 표현될 뿐이다. 각박하고 치열하다고 여겨지는 시공간에서의 불안감의 원인은 과제, 시험, 경제적 문제 등 가시적이고 표면적인 곳에서 오기도 하고, 인간관계, 마음의 상처, 자기 자신과의 갈등 등 보이지 않는 심층적인 곳에서 오기도 한다. 그 무언가에 치고 치이는 현실 내에서, 우리는 평안한 상태를 항상 원하곤 하지만, 그 두 가지는 ‘공존’할 수밖에 없다. 마치 선과 악이 공존하듯 말이다.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의 원제는 『Pan’s Labyrinth』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Labyrinth’의 진짜 의미이다. 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미로(Maze)’와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미로’라는 표현 보다는 ‘미궁’이라는 표현이 맞다. 좀처럼 어지러워 도저히 출구를 알 수 없는 길을 방황하는 것이 아닌, 분명히 중심부가 존재하는, 궁극적으로 출구에 도달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또한 ‘미궁’ 내에서는 갖가지 주어진 난제를 푸는 것을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기도 하다. 그것이 말하고자 하는 바이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개인적 삶에 대입해 보고자 한다. 대학 4학년, 가족의 부양에 보탬이 되기 위해, 남들의 시선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의, 스스로의 미래와 삶을 위해 이제는 ‘취업’이라는 문을 통과해야 되는 시기이다.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하고, 그 과정에서 실패를 겪으며 불안해하기도 하고. 나에게 주어진 문제이자 과제를 풀기 위해 무던히 고민하고 애쓴다. 그것이 연속적으로 계속 된다. 일단 지금으로서 주어진 난제인 것이다. 하나의 난제, 그 과정에서의 달성을 이룰 적마다 성취감 내지 쾌감을 느끼지만 또 다른 단계의 난제가 다시 주어지는 것이 냉혹한 현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종종 현실 도피의 열망을 내보이기도 한다. 이것이 오필리아가 펼치는 판타지 세계와 연관 지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각박한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가까스로 만들어낸 ‘환상’. 하지만 그 환상마저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지는 않다는 것이 가장 슬픈 일이다. 현실 속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자신만의 환상을 펼치지만, 결코 궁극적으로 원하는 목표가 도달하기는 무척이나 어렵다. 그래서 생각했다. 우리 스스로의 판타지는 ‘미궁’을 피하기 위해 존재했지만 이마저도 ‘미궁’에 포함된다는 것이 그대로의 우리의 삶이라 말이다.
그렇다. 삶은 결코 단조롭지만은 않은 법이다. 각종 장애물, 기피하고 싶은 무언가(사람이 될 수도 있고 사물이 될 수도 있으며 보이지 않는 각종 상황과 사회 그 자체가 될 수도 있다.)에 맞서 싸우기도 하고, 크고 작은 무언가에 상처받고 상처 주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그 모든 것과의 관계에서 난제를 때때로 부여 받고 그것을 풀어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그 자체가 삶인 것이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이것이다. 결코 쉽지 않은 삶이지만 우리의 삶은 ‘미로’가 아닌 ‘미궁’이라는 것이다. 마냥 갇혀 빠져나갈 수 없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려움’과 ‘불가능’은 결코 다르다. 삶에 부여되는 난제를 푼다면, 그에 상응하는 무언가가 주어지고 다음 단계의 목표가 생기며 그를 위한 나의 의지 역시 힘을 발휘하기 마련이다. ‘삶’이라는 것에 대해 좀처럼 가볍게만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 그러나 ‘희망’의 존재 유무에 대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 등의 꽤 무거운 사고를 하게 되었다. 평소와는 조금 다른 차원에서의 우리의 ‘미궁’을 돌아볼 수 있게 된 것에 흥미가 생겼다. ‘Labyrinth’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며 오늘의 난제를 풀어나가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