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안병욱 한국 과거청산의 현황과 과제 역사비평 93 2010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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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독후감 안병욱 한국 과거청산의 현황과 과제 역사비평 93 2010년 겨울호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안병욱, 「한국 과거청산의 현황과 과제」,
『역사비평』93, 2010년 겨울호.
사람은 억울한 일을 당할 때 가장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슬퍼지기 마련이다. 학교를 다닐 때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무고한 나에게 그 잘못의 책임이 돌려진다면 한없이 억울해 지고는 했었다. 하물며 국가의 억압과 폭력에 의해 진실이 은폐되거나 왜곡되어 누명을 쓰고도 보상은커녕 하소연할 곳도 없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과거사 청산 문제는 매우 복잡한 일이다. 단순히 무고한 국민들에게 죄를 지은 사람을 처벌하고 피해자에게 보상해 주는 것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과거 청산 관련 문제는 국가권력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이 은폐하고자 하는 진실이 덮어질 우려가 크다. 또한 이 논문에서 설명된 것과 같이 우리나라의 과거사 문제는 친일반민족행위와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 문제 그리고 군사정권하의 인권침해 문제들을 한꺼번에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년도 1학기에 현대사연구회에서 노근리 학살에 관한 영화 ‘작은 연못’을 본 적이 있다. 짧지만 큰 충격을 주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 영화였다. 한국 전쟁 시기 민간인에 대한 학살은 너무 잔인하고 무지막지했다. 그 때 그 영화를 보면서, 학살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보상을 해 주어도 쉽게 그 억울함이 풀릴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과거청산 문제는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옳을까? 이 논문에서는 진실규명을 최우선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로 들고 있다. 이승만 정부 시기 반민족행위처벌법이 제정되고 반민특위가 설치되어 식민지 잔재를 청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친일파 세력과 손을 잡은 이승만 정부는 반민특위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방해하여 결국 해체되기에 이르렀다. 그 후 친일파는 반공독재체제의 중심축으로 활동하면서 사회 지배층으로 부상했고, 그 결과 청산은커녕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식민지 잔재 청산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문제로, 가끔 학교에서 토론 중에 이 문제가 제기되면 이야기는 끝도 없이 전개되고는 했다. 해방 직후 해결하지 못한 것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이 문제의 해결 가능성은 희미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 한국전쟁기 수도 없이 많은 민간인이 학살당했고, 그 중 이승만 정부가 결성한 국민보도연맹에 대한 학살은 전국적으로 수만 명이 예비 검속된 후 한순간에 집단적으로 학살당한 사건이다. 이러한 문제는 오랜 반공시기 동안에 피해유족들이 보상을 요구하기는커녕 이 문제에 대한 언급조차 할 수 없었다. 또한 독재정권이 자행한 탄압과 수많은 인명살상과 관련된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도 해결해야할 과거청산 문제이다. 이와 관련된 피해자들은 전쟁과 같은 상황이 아닌 시기에서 국가 내부적인 폭력에 의해 희생되었다.
진실규명과 관련하여 이 논문에서는 진실이 밝혀지고 확인된 가운데 다른 문제들이 처리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진실을 밝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과거청산문제가 대부분 국가권력과 관계되는 일인 만큼 권력을 휘두른 가해자들은 일부러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공권력을 이용한 폭력과 관계했던 자들과 그 그늘에서 기득권을 향유했던 세력들은 피해자들에게 왜 자신들이 잘못인지 결정적 증거를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사실 우리는 과거사에서 무엇이 진실인지를 이미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책임 있는 자와 가해자들이 잘못을 시인하고 있지 않다는 이 논문의 구절에 크게 공감했다. 그들은 그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와 같이 어려운 진실규명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할까? 나는 이 논문을 읽고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대안을 찾을 수 없었다. 그들이 요구하는 결정적인 증거는 기록을 일부러 남기지 않아 제시하기가 어렵고, 이미 무엇이 진실인지를 알고 있으면서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 난감했다. 인정하는 것 자체를 원하지 않는 세력을 설득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과거사 문제는 진실이라는 것을 갖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뉴라이트 계열과 과거청산에 반대해온 한나라당, 그리고 수구언론들은 노무현 정부 때 이루어낸 과거사위원회의 성과를 철저히 무시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을 재기했다. 그들의 주장은 위원회 구성이 진보 성향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전제하고는 편향된 시각을 가진 구성원이 다수인 상태에서 다수결로 진실을 가린다면 실제적 진실과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말이고, 이는 전임자들에 의한 과거청산은 진보세력이 보수 세력을 폄훼하기 위한 정략적인 것으로 치부하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시비 여부를 따질 필요도 없는, 과거청산 자체를 반대하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청산 문제는 시각의 편향성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 이 문제는 ‘역사는 우리가 과거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현재의 시각에서 다양한 관점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역사학 관점에서 바라볼 문제가 아니다. 과거 청산 문제에는 분명히 밝혀져야 할 진실이 있다. 수구언론들이 주장하는 것은 결국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속내를 말이 안 되는 논리로 포장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논문의 마지막 단락을 읽으면서 과거청산이 지향해야 할 진정한 목적을 깨달았고, 이 말은 한동안 내 가슴 속 깊이 남아 있었다. ‘한 사회의 공동체적 기반을 파괴하지 않는 가운데 사회 전환을 효과적으로 마무리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미래를 건설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과거청산이다. 과거사 정리는 궁극적으로 한국 사회를 갈등과 분열로부터 화해와 평화로 이끌기 위한 것이다.’ 과거사 청산이 왜 이루어져야하는지 잘 드러내주는 구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문제는 진보 세력이 오랫동안 기득권을 누려온 보수 세력을 누르기 위해 제기된 것이 아니다. 보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한 하나의 발돋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