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아나디지다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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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 ‘아나디지다’ 독후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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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 세상!
최근 매스컴을 통해 자주 듣는 모 아파트 광고 멘트이다. 이런 광고 멘트 하나 에서도 오늘날 디지털 시대의 일면(어떻게 보면 전부라고 할 수도 있겠다.)을 읽을 수 있다. 이것은 물질적 인프라, 인간의 육체적 노동과 땀으로 일구어 오던 아날로그 시대로부터의 큰 변혁이라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집안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이라는 창을 띄우기만 하면 우리의 필요를 채워줄 많은 정보들이 꽃단장을 하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더 이상 가벼운 마음으로 어떤 물건이 있는지 아이쇼핑하러 가게에 들어갔다가 이것저것 참견하는 가게 종업원의 과도한 친절에 떠밀려 그냥 나오기 미안한 마음에 어쩔 수 없이 물건을 구입할 필요가 없어졌다. 수많은 인터넷 쇼핑몰을 마음껏 돌아 다녀보고 그냥 나와도 눈치볼 필요가 없다. 오히려 여러 쇼핑몰에서 제시하고 있는 상품들의 질과 가격을 비교해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집에서 택배로 받아볼 수 있게되었다. 또한 report 하나를 쓰기 위해 도서관에서 몇 시간씩 책을 찾으며 시간을 낭비할 필요도 없어졌다. report 주제를 검색어 창에 치기만 하면 수많은 참고자료들이 나열되어 있다. 과거 우리의 상상 속에 그려졌던 일들이 실제로 현재 우리 삶 속에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디지털 문화의 빠르고 거센 물결에 몸을 맞긴 채 정신없이 윈드서핑을 하고있는 사이 인간성 상실이라는 날카로운 파도에 상처입고 정보라는 바닷물을 너무 많이 들이마신 탓에 배가 불러 평형감각을 상실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한 옷이 막상 배달되어 자신의 손에 들어오게 되었을 때 화면에서 본 것과는 다른 색상을 하고 있거나 크기가 맞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채팅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 나가지만 ‘접속’을 통한 ‘기계적 만남’에 머무를 뿐 그만큼 인간관계에 있어서의 진지함은 사라지고 그 관계를 쉽게 끊어버려도 되는 것으로 여기는 사고방식이 팽배해 가고 있다. report를 쓰기 위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그 주제에 관해 깊이 공부하는 것이 아닌 짜 집기 할 문장들을 무작위로 찾아 복사하기를 하거나 심지어 유료로 report를 제공해주는 인터넷 site에 들어가서 정신없이 관련 report를 찾고 있는 모습들을 보게된다. 또한 인터넷에 넘치는 정보들은 그 가치를 알아가기도 전에 skip해 버려 ‘밝은 지’에서 ‘무거운 지’로 체화 시키지 못한 채로 잠시 붙들었다가 어느 순간 잃어버리고 만다.
이것은 디지털 시대라는 바다를 가로지르는 주체가 디지털 기술로 무장된 기능 좋은 ‘윈드서핑 보드(board)가 아니라 인간이라는 사실이 간과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디지털 시대라고 하더라도 정작 그 시대를 이끌고 살아가는 인간의 생활은 아날로그를 근본으로 한다. 디지털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허전함이 밀려오는 것은 디지털 시대의 중심에 아날로그 미학이 첨가되어야 함을 시사하고 있다. 0과 1의 흑백논리와 비트의 교류가 아닌 인간적인 만남을 통한 따뜻한 감정의 나눔! 머리는 텅빈 채 눈으로 훑어내려 가는 정보들이 아닌 나의 땀과 노력의 체험들로 얻어낸 내면화된 참 지식! 디지털의 첨단 기술로는 대신할 수 없는 이런 것들이 바로 아날로그의 미학이다.
우리는 진정한 디지털 시대로의 발전이라는 곳을 향해 ‘빨리 빨리’자동차를 타고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그 자동차를 운전하는 운전사에게 갈 길을 향해 빨리 달릴 것만을 강조한 나머지 운전사와 그 자동차에 탄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교통법규를 무시 한 체 길가에 핀 꽃들을 무참히 짓밟으며 전력질주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정신없이 핏대를 세운 체로 앞만 향하고 있던 눈을 잠시 돌려 ‘빨리 빨리’자동차 바퀴에 짓밟히고 있던 길가에 핀 아름다운 꽃들을 뒤돌아보고 핸들을 재조정 할 필요가 있다.
재조정이라 하는 것에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행동 및 사고의 변화를 포함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