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비평 - 영화 장르의 역사 - 멜로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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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한때 주춤했던 멜로 영화 붐이 9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다시 일고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접속(1997), 편지(1997), 8월의 크리스마스(1998), 약속(1998)이 떠오른다. 은 영화개봉 전부터 영화음악이 온통 거리를 매워버린 기록적인 관객동원을 한 영화였고 사이버 공간에서 펼쳐지는 신선한 사랑 이야기를 가지고 연장상영을 거듭하는 큰 흥행을 했다. 97년 말 상영을 시작한 는 손수건 없이는 볼 수 없는 영화가 되어 관객들의 훌쩍이는 소리로 객석을 가득 채운 영화가 되었다. 이어서 98년 개봉한 , 까지 그 여파가 계속되어 이로써 극장가를 멜로가 완전히 평정해 버리고 만다. 그러던 것이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를 정점으로 젊은 연인이나 부부가 아웅다웅하는 로맨틱 코메디의 붐이 일어났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 멜로란 장르는 다른 나라에 비해 좀 유별난 면이 있다. 왜 우리들은 텔레비전만 켜면 멜로 연속극을 언제든 볼 수 있는데 극장까지 가서 멜로영화를 찾는가? ‘한국영화는 멜로여야 흥행된다.’라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조사를 하면서 이것에 대한 의문을 갖게 됐다.
한국의 멜로 영화는 남녀간의 사랑, 기구한 인생역정을 주로 다루고 있어서 그 기원이 신파극에 두고 있으리라는 주장이 매우 설득력을 갖는다. 멜로영화는 특히 시골에서 도시로 올라온 고무신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면서 60~70년대 호황을 누렸고 많은 여성들이 극장에서 멜로 영화의 주인공들과 함께 웃고 우는 가운데 위안을 받았지만 텔레비전의 등장으로 영화퇴조와 맞물려 주춤했다. 80년대 와서는 멜로드라마의 하위 장르를 이루는 호스티스 영화, 에로 영화로 방향을 전환하여 수많은 아류작들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다. 정통 멜로 영화의 생산은 90년대 의 흥행 성공으로 다시 그 불을 붙었다. 현재는 할리우드 스크루볼 코메디와 유사한 , 등의 로맨틱 코메디를 통해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90년대 초반에는 이렇다한 작품들이 별로 없었고 90년대 후반부터가 정말 붐이었는데 가장 두드러진 멜로영화의 변화는 스타일이다. 을 예로 들자면 그 영화는 그 전의 멜로드라마와는 격이 달랐다. 영화 첫 시퀀스에 젖은 듯 휘청거리는 도시의 밤풍경은 도시의 밤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글자중심으로 그들의 대화를 표현하면서도 그들의 감정을 놓치지 않게 한 연출은 스타일과 내러티브를 잘 엮었다. 같은 예로 의 낭만적인 스타일은 그 흥행에 많은 역할을 하였고 어느 면을 봐도 동화 속의 한 장면 같은 미장센과 푸른 숲이 주는 아늑함은 회색도시 안의 관객들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했다.
의 고정된 카메라와 사물과 사물의 경계를 흐려버리는 빛의 움직임은 죽음과 삶 사이에 중단 없는 연속성을 담았다. 그리고 는 이미숙의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과 삶의 공허감을 집안의 검고 차가운 세트에 담았다. 이정재의 집은 정반대 이미지로 초록의 활력까지 하여 관객으로 하여금 열린 결말을 받아들이게 한다. 이렇게 스타일은 한쪽에서는 내러티브를 위한 존재, 또 한 쪽에서는 내러티브와 상호 보완을 하여 자신을 규정하는 등의 역할은 같지 않지만 위의 영화들은 모두 스타일면에서 엄청난 발전을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렇게 발전한 스타일은 에 와서는 눈을 즐겁게 하는 것으로 전락하고 만다. 단순히 공식을 답습할 뿐 그 안에 안주한다면 결국은 다시 무대 밖으로 퇴장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90년대 이후 한국 멜로 영화의 가장 큰 변화는 남성과 여성의 캐릭터 변화, 특히 여성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이다. 우선 여성들의 모습은 이전의 가정적이고 순정적인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인간이기보다는, 여성들 역시 전문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비교적 자신의 표현을 잘 해내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그런데 묘한 특징은 참 착한 여자들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의 멜로물들은 유독 여주인공들에게 가학적인 화법을 구사해왔다. 관객의 눈시울을 적시는 슬픔의 원천은 흔히 여주인공의 비극적 운명에서 비롯됐는데 이들은 사회적 관습을 거기고 욕망을 실현한 결과로 죽음을 얻게 되는 것이다. 유부남을 사랑하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자, 사랑 없이 순결을 잃은 여자, 정조를 상품화한 여자들은 모두 나름대로의 사회적 지위나 목숨을 담보로 자신의 욕망을 행동화하고 처벌받았다. 이렇게 자식을 빼앗기고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때로는 목숨까지 버리는 멜로영화의 여성들에게 멜로물의 남성은 동등한 사랑의 파트너라기보다 한때는 사랑했어도 이야기의 비극성이 진전될수록 가해자로 변신하거나 최소한 방관자로 머문다. 하지만 남성상도 변화하였다. 남성은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인 남성의 전형, 무력하게 운명에 순응하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남자,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하는 남자등 다양한 캐릭터들로 이루어져왔지만 에서는 사랑하는 여자에게 진정한 사랑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 의 남자들은 어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여자를 지켜준다. 또한 이나 , 등의 남성들의 모습은 어느 한가지로 특정화되지 않고 우리 주위에서 친숙히 볼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일방적으로 권위적이거나 여성을 일방적인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이는 현 시대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죽어서도 헌신하는 남성상’은 여자는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하나의 이념처럼 받드는 독특한 대한민국 멜로의 새로운 남성상이 되었다. 그것은 가 영화적 형식이나 연출 측면에서 두드러지지 않음에도 왜 엄청난 힘으로 여성관객을 유인할 수 있었는지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96년 한국멜로, 다양성의 시작이었다. 강제규 감독은 로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그리고 로 한국 멜로 영화의 르네상스를 열었다. 한석규, 신현준, 심혜진, 진희경 등 네 남녀의 전생에 얽힌 비극과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의 흥행 성공으로 전생 찾아보기는 당시 큰 신드롬을 일으켰고 신현준이 연기한 황장군은 한국 멜로 영화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악역으로 기억되었다. 무엇보다 를 한국 멜로 르네상스로 점 찍은 건 당시 과감한 특수효과와 시공간을 뛰어넘는 소재로 판에 박힌 한국 멜로에 다양성을 던진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90년대 흥행불패 한석규의 실질적인 시작이었고 한국은 강제규라는 감독을 발견했다.
97년 한국멜로, 신감각에 접속하다. 한석규를 충무로 최고 흥행배우로 만들었고 전도연을 발견한 작품이기도 하며 음반가게에서 밤새도록 울려퍼진 OST 러브 콘체르포 열풍 또한 대단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접속이 한국 멜로 영화에 인상적인 페이지를 남긴 건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PC통신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것이다. 현대인의 고독을 PC통신 접속이라는데 접목, 오히려 오프라인에 상처받은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위로받고 거기서 다시 오프라인의 사랑을 시작한다는 점이 당시에는 센세이션하게 다가왔다. 한 번도 만난 적은 없지만 텍스트로 많은 대화와 감성을 공유하고, 그 진심만 전달된다면 만남은 의미가 아니라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접속으로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