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정신역동 사례연구
‘A Beautiful Mind
영화 ‘Beautiful Mind’는 1994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존 내쉬’박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주인공 존 내쉬는 천부적 재능을 가졌지만,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박사이다. 특히 이 영화는 그의 심리적 측면을 섬세히 나타내어서 정신분열증의 증상과 치료 및 극복에 대해 굉장히 사실적이고 현실감 있게 잘 표현하였다.
영화는 마틴 핸슨과 함께 장학생으로 선발된 주인공 존 내쉬가 프린스턴 대학원에 입학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존 내쉬는 자신의 천부적인 재능에 대해 확신에 찬 사람이었다. 또 그는 무언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해내는 것이 유일하게 자신을 부각시킬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이에 몰두해왔다. 그러던 중 마틴 핸슨과의 바둑게임에서 패배를 하게 되면서 그는 굉장한 충격을 받는다. 때문에 그는 남들과는 다른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해내야 한다는 스스로의 압박감과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실제 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이론을 정립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하지만 그 만큼 많은 좌절들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부터 존 내쉬는 자신이 항상 최고여야만 하고, 독창적인 무언가를 반드시 생각해내고 이루어내야 한다는 압박감과 스트레스로 인해 혼자만의 세계에 더욱 몰두하게 되면서 정신분열증을 앓게 된다. 때문에 그는 대인관계가 매우 원만치 못하였다. 대신 그 혼자만의 세계에 유일한 찰스 허스만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존이 자신만의 세계에 몰두하면 할수록 찰스와의 친밀한 관계는 더욱 깊어져 갔다.
끝내 존 내쉬는 ‘내쉬 균형 이론’을 정립해내 교수님의 추천을 받아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윌러 연구소에 들어가게 된다. 그 후 그는 국방성에서 소련의 암호 해독을 부탁 받았고, 성공적으로 풀어낸 후 또 한명의 가상인물인 윌리엄 파처를 만나게 된다. 파처는 존에게 국가 기밀이라며 신문과 잡지 속에 담긴 소련의 암호해독을 부탁한다. 이 순간부터 존의 머릿속에는 온통 암호해독으로 가득 찼으며, 어딘가에서 소련 스파이가 자신을 위협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힌다. MIT강의에서 만난 엘리샤와 결혼을 한 후에도 존은 끊임없이 암호 해독한 기밀문서를 우편통에 넣어왔는데, 어느 날 심해져가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그는 파처와 함께 미행을 당하며 총격전을 겪는 극심한 공포의 망상에 사로잡혀버린다. 그 후 그의 두려움과 공포는 더욱 커져서 사람들 사이에 있는 것을 무서워하고, 밤에 잠도 못자며 불도 켜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피해망상에 사로잡히게 된다.
이렇게 점점 심해져만 가는 정신분열증의 심각성을 느낀 엘리샤는 맥아더 정신병원의 로젠 의사를 통해 존이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으며, 과대망상과 환각증상이 매우 심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존은 자신이 소련의 스파이에게 잡혀와 이곳에 갇혔다고 생각하며 부인에게 말했으나 엘리샤는 국가기밀 프로젝트와 파처 모두가 실제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주어 현실을 깨닫게 한다. 처음에는 부정하였지만 엘리샤와 의사의 도움으로 존은 전기치료, 인슐린충격요법, 약물치료를 받게 된다.
증상이 호전되어 집으로 돌아와 약물치료를 하고 있던 존은 약 때문에 자신의 일도 제대로 할 수 없으며, 성욕 감퇴로 인해 부인도 만족시킬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엘리샤 몰래 자신의 책상 서랍에 약을 먹지 않고 숨기기 시작한다. 그래서 존은 다시 가상의 인물 파처를 만나 위협을 당하고 집 뒤의 창고같은 공간에서 암호 해독에 빠지게 된다. 이를 부인 엘리샤가 우연히 발견하고, 가상의 인물 찰스가 아기를 봐준다며 아기를 물에 빠져 죽을 위기에 처해놓은 존의 모습을 통해 존의 정신분열증의 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엘리샤는 의사 로젠에게 다시 전화를 하는데, 이 순간 존의 가상인물 파처, 찰스 그리고 찰스의 조카 마시가 존에게 말리라고 하며 급기야 아내를 죽이라고 협박까지 하게 된다.
이 혼란스러운 정신 상태에서 존은 이성적으로 생각하기를 노력하여 그들이 실제가 아닌 허상이라는 것을 깨닫고 아내와 로젠 의사와 함께 상담을 하게 된다. 의사는 인슐린주사 횟수를 늘리고 새 약물치료 시작을 제안했으나 존은 스스로 집중해서 이겨내도록 노력해보겠다며 치료를 거부했다. 그리고 엘리샤 또한 고민 끝에 존과 함께 노력하기로 결심한다. 존은 다시 프린스턴 대학에 찾아가며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기를 힘쓰며 환각과 망상을 무시하며 이겨내려 무수히 많은 노력들을 해낸다. 그 아내 엘리샤의 따뜻하고 진심어린 사랑의 지지를 받으며 그의 노력은 노벨 경제학상을 받을 만큼의 명예와 그 스스로의 빛나는 성취를 이루며 영화는 끝이 난다.
이 영화 속 존 내쉬를 보면 정신분열증의 증상과 특징이 매우 잘 나타나있다. 특히 정신분열증의 가장 특징적인 양성증상인 환각(hallucination)과 망상(delusion)이 잘 표현되어진다. 우선 환각이란 감각 기관을 자극하는 외부 자극이 없는데도 마치 어떤 사물이 있는 것처럼 지각하는 것을 말하는데, 환청이 가장 흔하며 환시, 환촉, 환미, 환후가 있다. 이는 바로 존에게만 보이고 들리고 느껴지는 친구인 찰스, 그의 조카 마시, 국방부의 윌리엄 파처라고 할 수 있다. 존이 아닌 다른 어느 누구에게도 그들은 존재조차 하지 않지만, 존에게는 허상이라기엔 그들이 너무나 또렷하고 생생하게 보이며, 확실하게 목소리가 들리며 대화까지 나누며 함께 지내온 존재였던 것이다. 영화의 중반에 존 내쉬가 정신병원에서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으며 찰스와 마시 그리고 파처가 모두 허상의 인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나조차도 매우 놀랍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존에게는 그들이 생생하게 환각되어왔던 것이다.
두 번째로는, 정신분열증의 양성증상인 망상이다. 망상은 이유나 논리로 교정되어질 수 없는 논리적으로 그릇된 믿음을 뜻하며, 여러 가지 유형의 망상이 있다. 그 중에서도 존은 과대망상과 피해망상을 주로 보였다. 과대망상(grandiose delusion)이란 자신이 어떤 위대한 그러나 남들이 모르는 재능이나 통찰력을 가졌거나 정부의 직책을 맡았다거나 하는 망상을 의미한다. 이 과대망상은 존이 가상의 인물인 윌리엄 파처를 통해 부탁받았다고 생각하는 국가 기밀 프로젝트를 믿으며 수행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존은 그 과정에서 자신의 왼팔에 비밀문서 우체통에 접근할 수 있는 암호가 새겨져 있는 라듐 다이오드라는 칩이 실제로 박혀져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신문과 잡지를 미친 듯이 보며 암호 해독을 수행해낼 뿐만 아니라 이 사실을 아내인 엘리샤에게도 알리지 않으며 국가의 중대한 기밀 프로젝트를 자신이 해내고 있다는 과대망상에 빠져버린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존은 동시에 피해망상(persecutory delusion)에도 빠지게 된다. 피해망상이란 다른 사람이 자신 또는 자신과 가까운 사람에게 의도적으로 피해를 주고 있다는 망상을 말하는데, 존은 바로 자신이 소련의 암호 해독을 하는 사실로 인해서 소련의 스파이가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해칠 것이라는 망상에 휩싸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그는 파처와 함께 소련으로 부터 미행을 당하며 총격전을 벌인 충격적인 망상을 겪고 난 후 피해망상이 더욱 심각해져 사람들을 두려워하여 피하려고 하고, 극심한 공포로 인해 잠도 못자고 아내를 강제로 피신시키려고까지 한다.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과대망상과 피해망상으로 꽉 차있는 것 같았고, 그의 세상에는 환각의 존재들이 매우 생생하게 나타나 함께 있지만 다른 세상에 있는 사람과 같이 보였다. 이 때문에 존은 현실과 환상을 구별하지 못하고 진실이 무엇인지, 현실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한 채 살아오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