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 동성애자 담론의 상업화 야오이와 팬덤 그리고 양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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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사회과학 동성애자 담론의 상업화 야오이와 팬덤 그리고 양비론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동성애자 담론의 상업화
-야오이와 팬덤, 그리고 양비론-
1. 들어가며
동성애자 담론은 이것이 현재와 같이 공론화되고 대중화되기 이전부터 특정 계층이나, 세대를 통해서 향유되었던 문화 콘텐츠이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동성애와 관련한 텍스트가 일본의 야오이 만화 야오이 만화 : 야오이 만화는 일본에서부터 전파된 남성간의 동성애를 다루고 있는 일련의 만화작품들을 지칭한다. 그 연원이 일본의 팬덤이나, 만화의 동인지에서부터 기원한 것으로 여겨지며, 현재는 독립된 형태의 작품들과 고객층을 확보해 하나의 장르로서 자리잡았다.
나, 팬덤 문화를 향유하던 10대 소녀 계층에 의해서 전파와 향유가 동시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전에도 동성애 문화를 겪는 사람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90년대에 들어서 거세게 불어닥친 아이돌 가수와 일본에서 전파된 야오이 만화의 돌풍이 현재의 동성애자 담론의 주를 이루고 있음은 더할나위 없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야오이 만화는 인기를 끄는 것일까? 야오이는 등장 인물들간의 관계와 심리 묘사를 중시한다. 이는 성(性)에 직설적이지 않은 여성들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주인공들은 여러 사건들 속에서 서로 갈등하고 이해하며 심리적인 교감을 나누는데 이는 동성간의 사랑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우리들이 삶 속에서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일들이며, 그들의 사랑행각은 보통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연애경험과 정서적으로 많은 부분이 일치하기 때문에 독자들은 쉽게 그들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고 더욱 그들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게다가 순정만화의 섬세한 감성과 화려한 그림체로 탄생된 야오이의 주인공들은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선사해준다. 대개 십대에서 이십대 초반의 소년스러운 모습으로 그려지는 그들은 마치 남성과 여성의 아름다움만을 이상적으로 결합해놓은 것 같은 극단적 미형 캐릭터들인데, 그들은 시기심이나 편협함 등의 여성들이 가지는 부정적인 요소들은 거의 지니고 있지 않으면서 동시에 여성들이 부러워하는 남자들 사이의 우정이나 의리 같은 것들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과감히 실천해 보인다.
이렇게 본다면, 야오이는 단순한 동성애에 대한 환상이 아니라, 십대 여성들이 지니고 있는 사랑과 에로티시즘의 이상적인 형태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에 팬덤 문화가 결합되는 순간 팬덤 문화를 통해서 여성 팬들은 잘생기고, 어느 정도 여성적이기 까지한 미형 캐릭터의 현현을 보게 된다. 때문에 이들은 아이돌 스타에게 자신과 같은 여성을 부여하기 보다는 같은 아이돌인 미형의 남성을 매치시켜, 야오이 만화와 같은 환상을 창조하고 대리만족한다.
, 이러한 이상을 구현할 것 같은 동성애는 옹호받아야 할 주체로 우뚝 서게 된다.
그런데 십대 소녀들이 주가 되어 즐기는 동성애 담론은 한 가지 우려 섞인 의견을 내게 만든다. 그렇다면 모든 동성애 하는 사람은 저런 것일까? 저렇게 잘생기고 멋있고, 아름다운 듯한 장면만 생성하는 걸까? 어차피 저렇게 잘생긴 사람만 동성애를 할 리가 없는데, 왜 소녀들은 이러한 동성애를 모티프로 한 작품에 열광하는 가? 본인은 그것을 페스티쉬적 환상의 재생산이라 부르고 싶다. 즉, 가짜 환상과 가짜 사실이 결합된 것이라는 의미다. 다음에 얘기하게 될, 에서는 그런 특징이 전형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덕분에 보고서를 쓰고있는 20대 중반의 나는 불편하다.
2. 모든 아름다운 것들의 조합 -야오이-
야오이는 기본적으로 아름다운 그림체와 화려한 대사를 통해서 인기를 구가한다. 그림이 이쁘지 않은 야오이물은 살아남을 수 없다. 그것은 야오이를 즐기는 주 대상인 소녀들의 취향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야오이 물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여성은 악역을 맡아야 한다. 오로지 야오이는 남자들의 사랑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소녀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야오이 작품 하나가 한국에서 영화화 된 적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영화 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마성의 게이’ 천재 파티세 ‘민선우(김재욱)’는 동성애를 다루는 독립영화나, 문제작품에서 등장하는 성적 소수자로서의 고민을 하는 인물이 아니다. 다만 그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모든 남자들을 유혹할 수 있는, 아니 모든 남들이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을 지닌 마성의 게이로서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있다. 선우의 (동성)성애적 과잉은 그 성애가 영화 곳곳에 가볍지만 경박하지 않게 녹아내릴 수 있도록 해주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이 인물이 지니는 가벼운 성적 유희의 자세야 말로 야오이 문화를 향유하는 계층들이 원하는 전형적인 야오이 속의 인물 구성이다. 그들은 부끄러워 하지도 고민하지도 않는다. 작품 내부에서 동성애는 보편타당한 것이고, 이성애자의 시선이야 말로 소외된 형태로 등장한다. 즉,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는 호모포비아로부터 자유로운 세계이자 나아가 동성애자가 뛰어난 능력과 외모로 존중받는 세계로서 호포필리아적 기운으로 가득 찬 동성애 친화적인 공간이 된다.
여기에 주인공의 꽃미남 파트너 가 등장한다. 비록 앤티크의 사장인 ‘김진혁(주지훈)’은 선우를 ‘호모새끼’라고 부르며 호모포비아적인 발언들을 서슴없이 하지만, 정작 그와 가장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사랑고백을 하던 선우에게 ‘나가 뒈져버려 호모새끼야’라고 욕을 했던 고등학생 때도 사실은 여성스러운 그를 두둔해주었고 20년이 지나 다시 만난 날에는 게이바에 함께 가기도 했다. 그의 태도는 이성애자이면서도 동성애로서의 노선변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며, 이에 따라 관객들은 패턴화 된 기대 심리를 드러내게 된다. 거부하던 개인이 새로운 가치관으로 다가가는 형태의 패턴을 통해 선우와 진혁의 관계가 달라지길 기대하는 것이다. 여기에 영화는 진혁이 노선의 변화를 꾀할 수 밖에 없는 당위를 부여한다. 어린 시절 유괴범에게서 도망친 후 조우한 아버지와의 포옹에서 유괴범(남자)-그는 진혁을 자신의 죽은 아들과 동일시 했다-과의 끔찍했던 포옹의 기억을 떠올리며 아버지를 밀쳐내던 장면을 통해서. 진혁이 동성애에 대한 공포를 지닌 것이 아니라, 남성에 대한 공포를 지니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 장면을 통해서 우리는 진혁이 지니고 있는 남성공포증을 보듬어줄 수 있는 동성애적 개인인 선우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그리게 되는 것이다. 프랑스로 떠나려는 선우를 붙잡고자 자신과의 섹스를 제안하는 진혁의 모습에서 그것은 동성애적 자아를 드러내는 순간에 치유의 단계에 올라서는 것으로 드러난다.
에서 드러나는 인물의 관계는 다분히 선우를 우위에 두고 진행되고 있다. 이것은 영화를 비판할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동성애적 환상을 지극히 야오이 만화와 팬덤 자작 소설에 익숙한 계층을 대상으로 구성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통해서 소녀들은 오히려 동성애적 세계를 자신들만이 즐기는 하위문화가 아니라, 마땅히 권장해도 괜찮을, 도덕적인 어떤 것으로 끌어올리게 된다. 이 부분에서 과장이 심하게 되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독립영화를 통해서 구성된 동성애 영화나 퀴어무비를 접하지 않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낙품을 본 대부분의 십대 소녀들이 자유와 개인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동성애를 옹호하게 된다는 것은 옳은 말이라고 여겨진다. 일본에서 개봉했던 라는 영화 속에서도 이성애자인 인물은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으며, 그러한 트라우마를 해결하는 우위주체로서 동성애자를 등장시키며 지극히 동성애적 환상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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