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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환경문제가 21세기 지구촌의 보편적인 화두이기에 다양한 생태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우리는 도처에 널려있는 환경위기의 증후군들과 함께 다양한 생태이야기의 유행을 감지하기란 어렵지 않다. 생태이야기들은 소위 생태학(ecology), 기술철학, 녹색사고, 에코에티카, 에코필로소피, 사회생태론, 에코아나키즘, 에코페미니즘, 생태론적 미학, 자유의 생태론, 생태신학등의 깃발을 달고 당대의 문화적 유행을 이끌어가고 있다. 생태론은 피상적 생태학(shallow ecology)과 심층생태학(deep ecology)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피상적 생태학은 기술중심적인 해결을 시도하는 환경개량주의를 지칭한다. 심층 생태론은 생물중심주의, 자연적 신비주의로 규정된다. 심층 생태론의 계열에 속한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의 사유를 따라서 환경문제에 대한 진단과 처방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환경위기의 문제는 무엇보다도 자연에 대한 우리의 세계관, 즉 생각과 마음에 달려있다.
생태학계에서는 기독교가 생태계 위기의 주범이라고 한다. 기독교가 생태계 약화의 주된 요인이거나 적어도 중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기독교는 본질적으로 인간 중심적이며 적어도 역사적으로 자연에 대하여 냉담하거나 적대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종교라는 것이다. 기독교에 있어서 인간은 모든 피조물의 중심(면류관)이라고 단언한다. 그래서 생태학계는 기독교가 물질의 이용과 영적인 고양을 구실로 자연만물을 지배할 뿐만 아니라, 그 지배를 옹호한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기독교는 폐기되던지 다른 종교, 즉 동양종교나 미국의 전통 토속문화로 대체되던지 그렇지 않으면 적어도 철저히 바뀌어져야한다고 비판가들은 주장한다.
유대-기독교전통은 다른 문화-종교전통과 철저하게 다른 (자연)개념을 소개하였다.... 일반적으로 기술발달의 길을 열어놓은 것으로 간주되는 기독교의 확장은 종종 기술의 진보와 함께 자연을 무자비하게 이용하는 못된 씨앗을 곳곳에 심어놓은 셈이 된다.(지, 1989.1.2)
< 이 입장에 대한 각 학자들의 견해 >
앨런 왓츠(Alan W. Watts): 기독교가 본질적으로 자연에 반하는 종교는 아니지만, 자연과는 잘 안맞는 도시풍의 종교이기에 과학기술을 통해 자연을 변형시키도록 부추겨 왔다
아놀드 토인비: 환경위기의 원천은 무조건 자연을 비신성시 하는 유대-기독교의 유일신 관에 있으므로 그 유일신 관은 한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졌던 자연을 경외하는 범신론(애니미즘 : 정령숭배)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림 화이트(Lynn White. Jr): 그의 논문, 생태적 위기의 역사적 뿌리(Science, vol,155(1967.3.10))를 통해 기독교 자연관 비판을 대중화한 사람이다. 그가 비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는 현대과학이 기술의 뛰어난 서구적 전통은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기독교신앙에 의해 깊이 영향받고 있다고 논증하였다. 서구인들은 여전히 영속적인 진보와 같은 기독교원리를 바탕으로 살아가고 있다. 주로 서구적인 형태의 기독교는 세계에 유례없는 가장 인간중심적인 종교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인간의 유익과 통치를 위해서 모든 것을 계획하셨으며, 창조된 자연만물 가운데 그 어떤 것도 인간의 목적을 뒷받침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목적이 있을 수 없다는 가설이 그 안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의 주된 목적은 인간의 필요를 채워주는데 있다. 자연의 이용과 지배라고 하는 가설이 작용하고 있는 현대과학과 기술은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기독교의 견해를 바탕으로 해서 발생되었다. 기독교는 우리가 당면한 위기에 대해서 거대한 죄책의 짐을 지고 있으며, 따라서 자연은 인간을 섬기는 것을 제외하고는 어떤 다른 존재이유도 있을 수 없다는 기독교의 원리를 거부하지 않는한 생태계의 위기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견해의 요지이다.
도널드 월스터(Donald Worster): 세계의 주요종교들 가운데 기독교가 가장 끈질기게 자연에 적대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자연은 단단히 억눌러야할 악마의 위협이나 육체의 욕망, 동물적 본능의 원천으로 간주된다. 이 종교보다 더 인간중심적인 종교는 없었다. 인간보다 낮은 종에 대한 도덕적 의무를 철저히 부여하며, 하나님의 은총의 영역에서 인간이외의 사물을 모두 배제하는데 있어서 어떤 종교도 이 종교처럼 완고하지는 않았다.
또한 역사적 기독교의 이원론을 들고 있다. 대부분의 신학자들의 신학적 초점은 죄와 구원, 타락과 구속, 총괄하여 자연세계를 넘어선 신-인관계에 맞추어져왔다는 것이다. 그 초점은 압도적으로 인간 역사에만 집중될 뿐 자연사가 인간역사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 사실자체를 망각하기에 이를만큼 자연사는 무시되어왔다. 그 초점은 이 세계에 대한 기독교의 태도에 있어서 심각한 이분법적 관점과 관련을 맺어왔다. 즉 영혼과 몸, 영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 초자연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 인간과 자연, 성스러운 것과 자연적인 것, 구속과 창조,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되었는데 전자는 항상 우월한 것으로 간주되었으며, 그 상호의존성은 제대로 이해되지 않았다고 본다.
I. 생태계 파괴를 초래한 사상적 배경
기독교는 현대 과학기술의 모체이고 현대 과학기술과 산업화를 가져왔다. 물론 100% 기독교에 책임이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비교적으로 검토해 보았을 때 동양종교나 동양사상 보다는 기독교의 책임이 큰 것은 확실하다. 동시에 과학기술의 발달이 인간을 자연의 속박에서 해방시켜 큰 복지를 가져다 준 것 또한 사실이어서, 최근까지 과학기술 발달을 사상적으로 뒷받침해 준 기독교를 선전하거나 자화자찬해 온 것이 엊그제의 일이다.
물론 과학기술의 발달은 인간을 자연의 재해와 거치른 손길에서 해방시켜 왔다. 힘없이 자연의 노예가 되었던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차원으로 군림하게 한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의 문제는 그 한도가 너무 지나쳐 자연 자체를 파괴하고 인류를 패망으로 이끌어 가게 되었다는 것에 있는 것이다.
동양철학에 있어서 인간은 자연의 한 부분으로서 우주적 질서에 자신을 적응시키면서 살아가야 한다. 자연은 정복이나 착취의 대상이 아니고 경의와 경탄의 대상이다. 동양의 산수화를 자세히 보면 상기찬 다윗의 조각과는 대조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동양의 산수화에서는 아름다운 호수와 웅장한 산들을 배경으로 하고 호수 한구석에 배를 타고 있는 인간을 발견한다. 주목하여 보지 않으면 인간의 모습은 눈에 뜨이지 않는다. 인간을 작게 표현함으로써, 인간도 자연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상은 인간이 세상의 중심이고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는 기독교의 사상과 매우 대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