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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청소년의 생활영역별 인권실태를 파악하고자 할 때 인권의 어떤 측면을 주로 살펴본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1989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아동의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은 무차별, 아동의 최선의 이익과 함께 아동의 생존권, 보호받을 권리, 발달권, 참여권 등을 포괄하고 있다. 54개 조항으로 이루어진 아동권리협약의 모든 내용은 청소년의 인권실태를 파악할 때 매우 중요한 사항이지만, 청소년이 인식하는 인권실태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예컨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아동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한 국가의 인권실태를 파악하고 인권정책을 수립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만, 일반 청소년이 일상생활 속에서 ‘최선의 이익’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이번 조사연구는 청소년이 인식하는 인권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하려는 것이기에 청소년이 가정, 학교, 지역사회에서 매우 쉽게 인식하는 인권 관련 사항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점에서 차별은 가장 논란이 많이 되는 사안이다. 성차별, 인종차별, 연령차별, 장애여부에 의한 차별 등은 인권의 기본정신에 비춰볼 때 매우 고질적인 사안이다. 체벌도 가장 논란이 많이 되는 사안인데, 가정에서 부모에 의한 자녀의 체벌, 학교에서 교사에 의한 학생의 체벌은 생활지도를 위해서 꼭 필요한 교육적 행동이라는 주장과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청소년의 행동을 간섭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규제하는 일도 상당한 논란거리이다. 규제는 청소년의 교육상 꼭 필요하다는 주장과 지나친 규제는 청소년의 자유권과 사생활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밖에도 많은 주제가 청소년의 인권이란 담론에서 논의될 수 있는데, 선행연구들은 청소년의 생활영역별로 어떤 인권을 살펴보았는지를 알아보고, 각 생활영역별로 쟁점을 논의하고자 한다.
1.1 가정에서 청소년의 인권실태와 쟁점
가정에서 청소년의 인권실태를 파악하고자 할 때, 가장 고전적인 소재는 욕설, 체벌 등이다.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지원을 받아서 주희종 등(1998)이 연구한 ‘청소년인권의 현황과 대책’은 중고등학생에게 부모님께 잘못했을 때 욕먹은 경험, 지난 1년간 가정에서 체벌을 받아본 경험 등을 조사하였다.
이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이 부모님께 잘못했을 때 욕먹은 경험은 적어도 1년에 한번 이상 있다는 사람이 83.2%이었다. 성별차이는 별로 없지만, 학교종류별로 보면 실업계 고등학생이 88.2%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중학교로 83.9%, 인문계 고등학생이 81.4%이었다(주희종 외, 1998: 406).
전체 청소년의 4/5이상이 가정에서 부모님께 욕설을 당하고 있는데, 청소년이 가장 많이 듣는 욕설은 멍청하다, 바보같다 이 웬수야, 꼴도 보기 싫다, 이 골치 덩어리야, 학교 그만둬라, 집에서 나가라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주희종 외, 1998: 393).
청소년이 부모님께 들은 욕설 중에서 가장 심한 모욕감을 느끼는 말은 중복응답으로 볼 때, 나가 죽어라(34.9%)이고, 그 다음은 넌 내 자식이 아니니 엄마 아빠라고 하지도 마라(28.1%), 집에서 나가라(22.6%), 꼴도 보기 싫다(21.7%)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주희종 외, 1998: 414).
대체로 개인의 잘못을 비난하는 욕설(멍청하다, 이 바보야 등)보다는 저주하거나(나가 죽어라) 가족관계를 단절시키겠다는 욕설(엄마 아빠라고 하지도 마라)에 더 모욕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 청소년에게 가장 흔히 겪는 또 하나의 인권침해는 체벌이다. 주희종 외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년간 가정에서 체벌을 받은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55.2%이다. 성별로는 거의 차이가 없고, 중학생(45.6%) 보다는 실업고생(54.8%)과 인문고생(65.3%)이 더 체벌을 받았다(주희종 외, 1998: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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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종 외(1998), 청소년인권의 현황과 대책, 청소년보호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