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대중매체는 그 수입의 많은 부분을 광고수입에 의존한다. 따라서 대중매체의 일정 부분은 광고로 채워져 있다. 광고방송은 방송시간의 10% 전후를 차지하고 있으며, 신문의 광고란은 전체의 50%에 육박한다. 이러한 광고는 그 고도의 기법과 현란함 때문에 수용자의 관심을 끈다. 요즘은 광고 자체가 재미를 주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광고의 속도감과 자극적인 구성은 특히 어린이와 젊은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러한 광고는 단순히 소비와 소비주의를 조장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광고는 그 상품의 소비를 통해 보장되는 삶의 모습과 질을 제시한다. 그 과정에는 많은 생략과 과장이 개입된다. 갈등과 대립과 모순은 생략되고 작은 효용이 삶 전체를 좌우하는 것처럼 과장된다. 광고의 세계는 대개 갈등과 모순이 제거된 세계이고 풍요로움과 평화와 화합과 낭만만이 존재하는 세계이다. 이처럼 광고의 세계는 현실의 모순을 풍요와 평화로 전치하는 유토피아를 제시한다. 이러한 잠재적 기능이 중요한 이데올로기적 작용을 하는 것은 너무도 분명하다. 또한 광고주는 대중매체의 수입의 중요부분을 제공하기 때문에 매체의 내용에도 일정한 영향력을 미친다. 광고되는 상품과 매체 내용을 연결시키는 이른바 간접선전이나, 광고주의 이해를 거슬리는 내용을 삭제하고 광고주의 이해를 반영하는 내용을 삽입하는 일종의 담합이 매체의 현장에서 빈번하게 이루어진다.
상업방송의 운영자들은 시청자들에게 아무런 비용도 받지 않고 공짜로 프로그램을 보여준다고 말하고 있다. 시청자들도 일단 시청료를 지불하지 않으니까 방송을 보는 것은 공짜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공영 방송의 시청료 지불에는 대단히 못마땅해하고, 특히 시청료 인상에는 불같은 저항감을 나타낸다. 그러나 이는 시청자의 주머니에서 직접 나가지 않을 뿐이지 어떤 식으로도 그들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상품을 구매하는 순간 이미 상당한 정도의 광고료를 지불하고 있다. 물론 전혀 광고를 하지 않는 상품의 구매도 있을 수 있을 수 있으나 오늘날 대부분의 소비재 제품은 많은 양의 광고비를 지불하고 있다. 어찌 보면 광고료로 시청료나 신문 구독료보다도 훨씬 많은 돈을 상품의 구매 순간에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그들이 마치 공짜 점심을 얻어먹는 기분으로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으나 상품의 구매 시에 그들은 더 비싼 점심 값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텔레비전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서 방송사는 50분 짜리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비용이 약 몇 천만원이 든다고 한다면 시간당 광고비는 약 1억 5천만원 가량을 받고 있다.(물론 프로그램의 직접 제작비는 1억이 넘는 경우도 있으나 방송사, 장르, 프로그램에 따라 각기 다르고 또한 직접 제작비라 할지라도 계산 방법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평균적인 제작비를 상정한 것이다.) 따라서 방송사는 광고주로부터 광고비를 받아 제작비, 인건비, 건물과 토지 구입 및 임대, 기자제 구입비, 운영비 등으로 충당하는 것이다. 광고주로부터 나온 광고비는 소비자가 지출한 상품의 구입비 중에서 일부이다. 광고주는 상품의 원가에 광고비를 더해서 소비자에게 전가한 것이다. 물론 광고비를 직접 매체사에게 전달하는 사람은 광고주이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마치 공짜로 프로그램을 시청하거나 값싸게 신문을 구독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한국의 광고 산업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 중의 하나는 타 국가의 특히, 일본 혹은 서구의 광고를, 위험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복제한다는 것에 있다. 하지만 이는 광고의 형식을 그대로 가져온다는 것에 머물지 않고 각 개별국가들이 지닌 문화적 맥락 속에서만 적합한 문화적 코드들을 한국에 이식하는 과정이며, 또한 서구 혹은 일본의 문화적 가치를 우리사회로 내면화하는 과정인 것이다. 이와는 다른 차원에서 개별광고가 시각이미지를 통해 일상을 조직하는 방식에 대한 분석이 가능하다. 즉, 광고가 의미와 실재를 구성하는 방식과 어떤 이데올로기적 목적성을 지니고 특정한 시각 이미지가 선택되었는가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는 제품이 어떠한 특성과 기능을 지니고 있는가에 대한 분석을 넘어서는 의미와 재현의 정치학을 다루는 분석이다. 즉, 광고를 통해 표상되는 이미지의 정치적 의미를 다루는 분석이다.
최근 한국광고물 시각이미지가 지닌 내용들의 식민성은 심각한 정도다. 잡지광고의 예를 들어본다면 엘르(Elle), 보그(Vogue), 에스콰이어(Esquire) 등의 한국에서 발행되는 외국계 잡지의 경우 거의 모든 광고가 매혹적이고 육감적인, 따라서 일상생활과는 거리가 먼 외국인 모델을 이용하고 있고 서구 소비문화를 전파하는 첨병으로 기능하고 있다. 한국계 여성잡지 뿐 아니라 청소년, 아동 잡지의 경우에도 외국인 모델을 이용하거나 외국어를 광고문구에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보다 구체적으로 도판의 아동 광고들은 제품이 지닌완벽성‘을 광고함과 동시에로얄코튼(Royal Cotton)으로 만든 혹은미국면화협회가 인정한옷을 입은서구’의 아이의 모습은완벽하고안전하며 당신도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소구하고 있다. 즉, 완벽하지도 안전하지도 않은 한국의 상품 대신에 서구의 상품을 사라고 주문하며 이는 결국 서양의 근대적 자본주의 사회가 동양의 전근대적 사회 보다 우월하다는 정치적 의미를 생산해내는 효과를 지닌다. 또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 김혜수가 본색을 드러내는데 그 색깔은 보라빛이 도는 노란색이며 양미라는 노란 머리를 한 서구 유럽의 공주가 되고 싶어하고 N세대의 독특한 음료를 마시고 싶어한다. 이러한 광고들은 서구의 백마 탄 기사를 동경하는 우리의 식민적 상상방식을 단적으로 드러내 주는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 광고의 특징 : 기본적으로 상대적인 성격을 갖는다. 어떠한 절대적으로 이 상품이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무엇과 비교하여 뛰어나다 라는 식의 구조를 갖는다. 그 예로 핸드폰 광고를 보자. 우리 나라에 보급되기 시작했을 당시 핸드폰은 정말 컸다. 그러나 그 때의 광고 카피에는 초소형 초경량이라는 문구가 당당히 새겨져 있다. 지금의 광고에서도 그러한 카피는 핸드폰 광고의 핵심을 이루는 선전 수단이다. 계속되는 기술의 개발로 상품의 질은 점점 더 뛰어나 지고 그때의 우수성이 현재에 와서는 여지 없이 무너져 버린다. 이러한 시간적 차이에 따른 상대성 말고도 동시에 나오는 상품의 상대적 우수성을 강조한 광고 역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이유식 광고의 경우 조금 비싸더라도 소중한 우리 아기에겐 XXXX를 뭐 이런 맥락의 카피가 들어가는 광고를 보았을 것이다. 타사 제품에 비하여 자사의 제품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 라는 것을 부각시킨다. 결국 자본주의 시스템의 가장 핵심적인 경쟁 원리가 광고에서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누구의 어느 것보다 뛰어난 상품을 개발하여 생산 판매함으로써 시장 점유율은 높아지고 자본의 축적 역시 수월하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극심한 여러 자본들 간의 경쟁에 있어 노동자 계급은 자본가들의 경쟁에 이기기 위하여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 하는 짐을 안게 된다. 두 번째 특징으로서 사회에서 보통의 생각 또는 보수적인 관념들을 인식 시켜 사회시스템을 유지시키는 특징이다. 이 과정에서 혁신 적인 광고가 등장 했다 하더라도 이는 그 시대의 상식을 뛰어 넘는 것이 아니라 그것마저도 체제 속에 편입 시켜 최고의 이윤을 내는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경우도 있다. 가족의 모습을 보여 주는 광고(어머니와 아버지의 역할은 항상 정해져 있다. 우리 생활 속에 보수적 어른들의 역할과 마찬가지로), 주유소에서 예쁜 아가씨가 기름을 넣어주는 광고(여자는 남자의 시중을 들어주는 존재라는 보수적, 남성 중심적 이념이 보여진다. 여기서 주유소에 가면 빨간 모자(아가씨)가 있다 라는 카피가 나온다. 요즘 주유소는 단란 주점인가 보다.) 기타 등등, 무수히 많은 광고들이 사회 지배 이데올로기로 받아들여지는 생활 속의 보수적인 부분을 쉴새없이 보여준다. 혁신적인 광고의 예를 보자. 서태지라는 혁신적 인물이 나오는 광고, 쿠바 혁명의 영웅 체 게바라의 이미지를 이용한 도서 마케팅, 두 사람 모두 기존 질서에 위협을 가하는 인물이었다. 이러한 반 체제적 이미지까지도 자본주의는 모두 자기 안으로 편입 시켜 버린다. 어쩌면 이 놀라운 능력 때문에 자본주의가 백여 년 이상을 살아 남았는지도 모른다.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광고의 역할과 그 특징을 살펴보았다. 무엇보다 광고가 가진 2차적 착취의 첨병 역할과 체제 유지의 한 방편으로서의 역할을 깨어 가기 위해서는 자본주의가 원래 가지고 있던 생산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분명한 계급적 대립 구조를 청산하지 않고서는 실현 될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이 노동한 만큼의 대가를 받지 못하고 누군가에 의해 중간에서 빼앗겨 버리고 손에 쥐어진 임금조차 빼앗아 가는 상황은 그 본질 자체가 모순일 수밖에 없고 그 안에서 생성되는 사회의 여러 가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