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문학의 문학사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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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김유정 문학의 문학사적 가치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김유정은 새로운 문학의 목표를 어디다 둘 것인가 하는 설문에 이라고 대답한 바 있다. 실상 그가 남긴 31편의 소설들일 모두 당대의 농촌 현실 및 도시 서민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그려냄으로써 문학적 성과를 크게 획득한 것은 우리의 전통적 정서와 그것의 계승이라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 탁월한 언어감각
우선 김유정 문학의 문학사적 가치은 바로 우리 정조의 표현인 그의 작품에 구사된 그 생동감 있는 언어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라는 김상태(金相泰)의 말은 김유정이 이미 죽은 상태의 추상적 내지 상상에 의해 구현되는 그런 관념어 또는 미문의식에 사로잡혀 조탁된 말이 아니라 그대로 살아 숨쉬는 생명이 있는, 가장 산문다운 언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신동욱(申東旭)은 유정의 문체가 강원도 농민의 속어와 방언으로 된 구어체라고 규정하면서 특히 비속어(卑俗語)의 활용으로 주제와 문체가 조화를 이루도록 의도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살아 숨쉬는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 김유정의 문체가 다소 지적 구조로는 약하지만 그 시대의 상황이나 인물의 숨결과 맥박을 고스란히 반영하기에는 적격이어서 그것이 바로라고 본 정창법(鄭昌範)의 견해도 있다.
▨ 향토적 작가
그의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만무방』,『산골 나그네』,『동백꽃』,『봄봄』등이 모두 그의 고향의 자연과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을 향토색 짙은 언어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김유정 소설의 특성을 향토성 혹은 토속성에서 찾고 있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동백꽃(남쪽 지방의 빨간꽃이 피는 그것이 아니라 봄에 잎이 나오길 전 노란 꽃이 피고, 나무를 자르면 생강냄새가 나는 일명 생강나무)피는 강원도 산천의 봄 풍경 등이 그 속에서 땅을 파먹고 사는 순박한 농민들의 삶과 어울리게 묘사됨으로써 후세 독자들은 우리가 돌아가고 싶어하는 고향의 원형이 바로 이것이라는 것을 일깨움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 문학의 향토성은 가치를 갖는다.
▨ 독특한 해학성
뭐니뭐니 해도 김유정 문학의 특색은 그 해학성(諧謔性)에서 한국 소설사에 뚜렷한 획을 긋는다. 당대 김유정의 문학을 높이 평가했던 김문집(金文輯)은 유정의 예술은 그의 고통과는 역비례해서 즐겁다고 말하고 있다. 이것은 김유정의 문장이 그의 참담했던 현실상황과는 달리 매우 유머스럽게 쓰여지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백철(白鐵)은 유정의 작품이 단순한 소극(笑劇)이 아니라 거기엔 세속성에 대한 풍자, 인생의 비극에 대한 초탈, 서민의 언어를 다룬 재능, 즐거움을 독자에게 주는 문학관 등의 뜻을 넣어서 김유정을 로 평가한 바 있다. 이재선(李在銑)은 유정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거의 예외없이 해학미를 유발시키는 단순하고 무식하고 우직한 바보들로 선(善)한 의 세계에 있기 때문에 그들이 벌이는 어리석음은 긍정적으로 보호받는다고 말했다. 독자들은 은연중,들의 어리석음을 위에서 내려다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김유정의 해학이 갖는 참된 가치는 그것이 한국적 해학인 동시에 그것을 넘어서는 독특한 경지를 이뤘다는 견해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즉, 김유정문학의 해학성은 한국의 고전에 나타나는 전통적인 해학을 단순히 연장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과 가난과 배고픔으로부터의 탈출로써의 웃음, 곧 독자들의 내심을 울리는 웃음이기에 전통적 해학이 유정에 이르러 크게 바뀌었다는 정한숙(鄭漢淑)과 유정의 해학이야말로 아이러니와 패러독스까지 포함된 박진감 있는 것이기에 전통적 해학의 발전적 계승이라는 서정록(徐廷錄)의 주장은 유정 문학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인 견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유정의 해학이 참담한 상황에서 독자를 해방시키려 한 의도를 높이 평가한 김영화(金永和)의 는 견해도 탁견이 아닐 수 없다.
▨ 바보열전의 인물창조
어떻든 김유정문학이 보여주는 해학의 특징은 열등한 인간들이 그 열등의식을 자각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저질러지는 희화성(戱畵性, 다소 과장하여 그린 익살맞은 그림과 같은)에 있다고 하겠다. 그의 건강한 언어 감각이 가장 잘 드러난 것도 웃음을 자아내는 바보형 인물창조에서 그 재능이 유감없이 발휘되었음을 볼 수 있다.
평론가 정태용(鄭泰鎔)은 유정만큼 인간의 어리석음을 폭로한 작가가 이 땅에는 없지만 어떠한 독자도 그 인물의 어리석음을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안게끔 만들어놓았기 때문에 유정이야말로 우리 문학사에서 독자의 자존심을 최고도로 높여주는 유일한 작가라고 극찬한 바 있다.
김유정 소설을 읽으면 30년대 한국의 농촌 현실 및 도시 서민들의 생활상이 실감나게 그려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윤식(金允植)은 유정문학을 일컬어, 하나의 소설적 트릭도 없이 있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내보임으로써, 그는 그 어떤 작가보다도 식민지 치하의 농촌의 궁핍상을 여실하게 그려냈다고 보고 있으며, 김병익(金炳翼) 역시 김유정은 자기와 더불어 살고 있는 농민들이 왜 가난한가를 명백하게 그리고 정확히 통찰하고 있으며 농민들의 참상을 완벽하게 우리의 고전적 언어와 서정으론 농축시켰기 때문에 이 작가야말로 가장 당대적이며 초시대적인 문학성을 획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현실을 누구보다 날카롭게 파악했으면서도 현실사회에 대한 울분 폭발이나 고발적 공격성을 일체 드러내지 않고 오직 자기희화화(自己戱畵化) 내지 현실희화(現實戱畵)에 예술적 열정을 쏟음으로써 현실과 자신을 나누어 볼 수 없는 초월의 상태 즉 자기 구원의 방법을 찾아낸 유정의 자기 인식에 이르는 그 준열한 고통을 이해했을 때라야만 유정문학에 제대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