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스에게는 회의와 멜랑콜리가 곧 절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회의와 멜랑콜리가 짙을수록 더욱 절실해지는 것은 ‘견디기의 몸짓’이다. 그라스가 우리에게 카뮈를 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도 카뮈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은 그의 태도이다. 그것은 절망감을 주는 시대를 버티는
Ⅰ. 개요
양철북의 출판 이후에 나온, 그라스의 작품들에 대한 연구는 수 백편에 이르는데 그것들 중 많은 부분이 이 소설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수많은 비평이 윤리적, 사회적, 정치적인 문제를 다루고, 복잡한 알레고리나 종교적인 의미를 연구했던 반면, 소설의 유형, 서술 태도, 그
그라스는, 역사를 논리일관한 법칙에 따라 직선적으로 진보하는 과정이 아니라 오히려 혼돈과 모순, 그리고 우연으로 가득찬 부조리한 반복 과정으로 파악한다. 또한 그는 전승된 기록문서에 바탕을 둔 기존의 공적인 역사기술이 엄청난 생략과 은폐와 날조의 토대 위에 이루어진 허구라고 믿고 있다.
Ⅰ. 소설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막스피이겐에서 신교 목사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성장과정은, 고등학교 시절에 학교 소요 주모자가 된 점이라든지, 화가를 지망한 점 등을 미루어 보아 향토의 대선배인 켈러의 경우와 비슷한 점이 있다. 취리히와 베른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나 문학과 자연과학
그라스는 어린애와 같은 작은 키 때문에 성인의 세계에도 속하지 못하고, 성인의 지성을 가졌기 때문에 어린이 세계에도 속하지 못하는 주인공 오스카의 비인습적인 역할을 통해 도덕적, 종교적, 성적 터부를 무너뜨리고, 비뚫어진 그의 시각을 통해 전쟁과 전후시대의 독일의 현실을 희화적으로 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