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개요
양철북의 출판 이후에 나온, 그라스의 작품들에 대한 연구는 수 백편에 이르는데 그것들 중 많은 부분이 이 소설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수많은 비평이 윤리적, 사회적, 정치적인 문제를 다루고, 복잡한 알레고리나 종교적인 의미를 연구했던 반면, 소설의 유형, 서술 태도, 그
그라스에게는 회의와 멜랑콜리가 곧 절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회의와 멜랑콜리가 짙을수록 더욱 절실해지는 것은 ‘견디기의 몸짓’이다. 그라스가 우리에게 카뮈를 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도 카뮈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은 그의 태도이다. 그것은 절망감을 주는 시대를 버티는
넙치』에 는 작가 그라스의 이러한 역사개념과 역사인식이 다양하게 반영되어 있다.
『넙치』에 는 , 불멸의 존재이자 거의 전지적인 존재로 등장하는 ‘넙치’, 그리고 역사상의 모든 시대에 항상 모습을 바꾸며 등장하는 남성인 주인공-서술자 ‘나’와 그의 파트너인 일제빌의 변형들인 역사상의
<양철북>(59년),<고양이와 쥐>(61년), <개들의 시절>(63년) 외에도 그는 물고기를 화자로 등장시킨 <넙치>(79년)에서도 인간사회를 비판적 시선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의 주요 작품들로서는 <달팽이의 일기>(72년), <텔그테에서의 만남>(79년), <암쥐>(86년), <무당개구리의 울음>(92년), <광야>(95년), 등이 있다.
그라스에게 글쓰기는 곧 인식의 과정이다. 그는 글쓰기를 통해 자신에게 낯설게 혹은 불확실하게 느껴지던 것을 보다 명료하게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얻는다. 그라스에게 단치히 3부작이 신비에 싸인 나치의 악마성의 정체를 추적하는 과정이었다면, 국부마취는 60년대 말 서독사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