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념과 실존
- ‘규정짓는 것’과 ‘규정지을 수 없는 것’과의 괴리
남에게 힘들다고 말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나는 그것을 극복하기 보다는 잊으려 노력한다. 그러나 잊는 것조차 쉽지 않을 때, 스스로에게 기대어 보고 싶은 괜한 투정에, 그리고 그것이 정말 가능할 것만 같은 한때의 호
보르헤스에게는 반영의 도구가 아니라, 주관의 세계를 펼쳐나가는 도구이다. 스스로 자가 생식하는 괴기스러운 것이 된다.
하지만, 여기에 백과사전을 결합하는 것은 다른 느낌을 준다. 막연하게 주관의 세계들의 펼쳐지고, 각자가 상관없는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다. 백과사전은 하나의 단어를
보르헤스와 씨름하면서 나는 또 이러한 충격을 받았다. 되풀이 되는 작가의 함정에 나는 아무 것도 모르는 채 발이 빠지고 말았다. 하슬람이라는 작가는 ‘미로의 일반사’라는 책을 썼다고 주석에 달아놓았지만 그 주석은 거짓이었고, 또, 존재하지 않는 저서를 실존하는 작가 옆에 놓기도 했다. 무엇
1. “젊은이들이여, 보르헤스를 죽이시오(Jóvenes, matad a Borges)ꡓ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아르헨티나에 머물렀었던 폴란드의 작가인 뷔톨르 곰브로비치(Witold Gombrowicz)는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떠나면서 유럽행 배 위에서 부두를 향해 이렇게 소리쳤다고 한다. 그는 새로운 세대가 보르헤스의
“사실성” 사이의 구분을 없애준다. 둘째는 꿈에 의한 사실의 감염으로 무엇이 사실인지, 꿈꿔온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한다. 셋째는 “분신”의 주제이다. 「원형의 폐허들」,「죽음과 나침반」,「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테르티우스」를 차례로 분석하며 특징적인 요소를 고찰하기로 하자.